내 머리위로 날아가 사라지는 유성은 그 생 내내 쓸쓸하진 않았을까 지구 밖 다른 은하에서부터 내 눈동자에 띄이기까지 얼마나 멀리서 혼자 그저 혼자서 날아온걸까 수많은 은하 사이를 스쳐 지나오는 동안 자기같은 동료 유성들도 마주쳤을까 그 유성들은 서로를 알아봤을까
어쩌면 그 푸른 유성은 이 창백한 작은 점 푸른 행성을 알아봤을까 내가 너를 알아봤듯이 너도 혹시 나의 푸르스름한 고독의 멍자국을 보았을까 고독은 고독을 알아봐주는가 아주 작은 기대감에 잔을 채우고 고독끼리 짠 짠 오늘은 내 창백한 마음의 멍자국을 키보드에 남겨두느라 조금 덜 외로운 것만 같은 새벽이다 유성도 조금 덜 고독한 친구가 되어주리라 믿으며 아침이 유성을 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