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포쟁이 뚱냥조커 Mar 31. 2024

민주주의,선거를 혐오한 플라톤?-도서관 보물찾기

먼나라 이웃나라 플라톤에 양념 추가하기



3월도 어느새 마지막 날 일요일이라 친구를 만나 한잔하러 경부선 기차를 타니 대한민국은 어딜 가나 두 꽃으로 풍성하다. 기차 창밖을 슬쩍 보니 지역 곳곳마다 이제 피어나는 벚꽃과 각종 선거 홍보 현수막들이 거리를 장악하고 휘날리는 중이다.  그런데 이런 꽃을 극렬히 반대하는 고전 철학자가 존재한다. 바로 그 유명한 플라톤이다. 그는 이집트 문명을 고전이자 인류의 근본으로 보며 동경하며 그리스식 민주주의를 반대했다




흔히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비유하듯이, 왕이나 소수 귀족이 아닌 Demo 대중, 시민이 스스로를 지배 cracy 하는 민주주의 정치체제의 결정판이 바로 선거와 투표다. 이런 민주주의 시스템은 최고 최선은 아니지만 독재 왕정같은 최악을 방지하는 차악의 체제로 세계 각지에서 인정되며 사실상 절대적 진리처럼 받아들여진다.


이 민주주의의 기초는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같은 작은 폴리스에서 기원한다는 것은 이제 중고등학교에서도 가르치는 상식이 되었다. 그런데 바로 이 아테네에서도 첫째가는 위대한 철학자인 플라톤이 명백하게 그리스의 민주주의에 반대했다는 건 지극히 모순적으로 느껴진다. 그러면 왜 플라톤은 민주주의를 비판했을까?



이 만화에서의 플라톤은 외국인 여성 아이 노예 빈민 등등 아테네 폴리스에 사는 사람 전체의 90퍼 가량을 제외하고, 겨우 10퍼 가량의 성인 부자 아테네출생 남자만이 시민이라 인정받고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데 이게 어떻게 다수의 지배, 민주주의라고 할 수 있냐고 되묻는다.


물론 실제의 고대 플라톤 선생이 이렇게 21세기적 정치적 올바름에 근거한 반박을 했을 가능성은 거의 전무하고 창작자의 각색이겠지만, 이는 지금도 다수의 지배라는 민주주의를 비판하는 주요 레토릭이긴 하다. 또한 민주주의 선거가 자칫 포퓰리즘, 인기 영합주의에 빠져서 불가능하거나 사실은 국익을 저해하지만 인기만 좋은 거짓 공약을 내세우는 사기꾼들을 양성한다는 비판은 아마 고대에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듯하다.




내가 당선만 되면 네 세금을 줄여준다는 인기많은 공약이나 증세 없이도 시민의 복지혜택과 공짜로 돈을 풀어서 네 지갑을 늘려주겠다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은 선거철마다 지겹게도 반복되는데 놀랍게도 귀에 쏙쏙 들어온다. 일단 당선되어야 제대로 정치를 시작할 수 있는 간접 민주주의 체제의 선거판에서 이는 너무 명백한 구조적 허점이기도 하다. 그러면 플라톤은 대학자답게 이런 비판에 이어 어떤 정치적 대안이 있는가?




철인 정치라고 흔히 번역되어온 플라톤의 대안. 어릴때부터 교육받은 귀족 중에서 최고의 지성과 교양 덕성을 갖춘 철학자에게 정치를 맡긴다는 플라톤의 반민주주의적 정치 대안은... 당연히 민주주의가 비판받는 것만큼이나 지극히 엘리트주의적이고 오만한 발상이라고 오래도록 비판받아왔다. 하지만 미국 헌법이 이 플라톤에게 영향받아 일반 대중을 정치에서 멀리하고 귀족출신 학벌 엘리트들이 정치를 주도한 것도 현 세계 최강국 미국의 진실이다.


만화에선 나오지 않았지만 플라톤의 스승인 소크라테스가 아테네의 시민들이 모인 재판에서 민주주의에 따라 사형을 언도받았다는 역사적 진실 또한 플라톤이 민주주의에 반대한 주요 이유로 역사사들에게 의해 제기된다... 플라톤이 직접 그렇다고 언급한 적은 없지만 정황상 충분히 근거가 있는 이야기다. 무지한 다수가 흐름에 휩쓸려 잘못된 정치적 판단을 하는 건 현대에도 툭하면 벌어지는 흔해빠진 이야기니까


모순적이지만 재미있게도 지금 대다수 나라의 민주주의 시스템은 높은 학력의 엘리트들이 운영한다. 모든 시민이 직접 통치한다는 고대 민주주의의 이상은 그리스 폴리스 시절과는 달리 넓어진 국토와 많아진 인구로 그저 이상이고 꿈에 불과하다고 여겨지기에, 간접 민주제로 선거로 시민의 대표를 선출하고 그 선출직 자리들은 대부분 고학력 엘리트가 국회와 정부를 가득 채운다. 그런 면에서 플라톤의 철인 정치는 이미 이뤄졌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지만, 선거에서 인기 영합주의와 반지성주의의 위협 또한 세계적으로 그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아주 조금은 더 나아졌는가?조금은?


모든 것은 시민이 스스로 선택하고 답하고 책임질 수밖에 없을 듯하다... 


4.10 선거 전에도 그리고 후에도.






Ps. 드디어 6주간 매일 글쓰는 루틴 훈련이 끝났다... 이제 좀 더 느긋하게 비정기 토막글과 주기적 연재글을 구상해 봐야겠다


별거 아니지만 고생한 나 자신에게 건배.


작가의 이전글 송곳 명대사 그림일기-유권자 국민에 대한 두려움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