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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라면이랑 관악계곡에 담궈보는 목욕탕의 시

밥과 시를 마시는 도서관의 발 없는 새 5

by 스포쟁이 뚱냥조커


6월이다 슬슬 그 시간이 오고 있다



한낮에 31도를 넘었으니


계곡물에 온몸을 담궈야 하는 시간이


아니 사실 의무는 아니고 그저 내 욕망이려나




목욕탕에서도 시를 써보는 박찬일 시인


세줄 요약의 시대 21세기에 발맞추는 시인인가


단촐하고 허무하기까지 한 네 줄의 시


억지로 아르키메데스까지 끌고오는 허영은


지적 허영에 가득찬 시대를 풍자하는 시 일지도




심지어 마무리는 20년전 한창 티비에 나오던


한국은 물 부족 국가라던 캠페인을 의식한걸까


그러든 말든 다들 물을 펑펑 쓰는 시대


직전 나랏님은 관저에 개 수영장도 만들었던데


나도 컵라면 담그는 개인 수영장 정도는 괜찮잖아


조용히 앗 차가 발 담그고


튀김우동 컵라면을 후루룩 땡긴다


소시지와 작은 맥주를 가볍게 원 샷


아주 잠깐 3초 정도,


낙원에 잠겨든다 노래 속으로 잠수한다


아이 엠 드라우닝


더 깊이 빠져 죽어도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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