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어쩌다 브런치 글 400회 돌파. 시는 죽지 않는다

유하 시인 선배님처럼 그저 죽지 않고 또 쓰기

by 스포쟁이 뚱냥조커




어제도 브런치 글을 쓰고 주변에 공유하다가 앞자리 숫자가 3이 아니라 4로 바뀐 것을 발견했다. 브런치에서 처음 글을 쓴 지는 7년쯤 넘었는데 365일을 넘는 시간을 이 브런치에서 머물렀구나 싶어서 잠시 마음이 먹먹해졌다.


뭐 그간의 성과란 건 보잘것없지만 그건 중구난방 아무글이나 막 쓰고있는 내 탓이겠지. 세상 사람들이 날 몰라준다느니 아무래도 시대를 잘못 타고났다느니 그런 서운함, 원망도 아주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그건 별 의미있진 않다. 꽤 오래 쉬다가 이제 어느새 두 달째 50일 넘게 매일 글을 써서 이제 다시 습관이 되었으니, 이제는 그저 매일 쓴다는 것에만 집착하기보다는 한주에 한 번이라도 좀 더 퀄리티 있게 연속적인 스토리텔링이 되는 좋은 글을 쓰는 게 나을 거 같기도.


무어라 이제 글을 갈음할까. 오늘 도서관을 뒤뚱거리다가 오랜만에 유하 시인을 다시 만났다. 그가 이미지를 사랑하는 자들에게 시는 죽지 않는다고 예언했듯이 오늘날 시는 스마트폰의 시대에 텍스트 힙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또 재생, 부활하는 중이다. 디카시라든지 문단에서 주목하는 가속류 시라든지 그런 글을 내가 따라가는 것도 가능할까. 아직 잘 모르겠고 난 시도 이미지도 사랑하지만 사랑하니까 실패만 거듭할까 겁도 난다. 뭐 어떤가 이제 와서 무슨 스무 살에 등단한 천재시인이나 문단의 아이돌이 될 것도 아니고, 어릴 때 시인을 꿈꿨던 마르크스 할아버지가 자본론 서문에서 말한 것처럼, 그 누가 뭐라 해도 너 자신의 길을 가는 수밖에 없다.


시가 시의 외로움을 달래주고


시가 시에 취하는 그 날까지...



keyword
작가의 이전글시 현상 수배, 만화 원피스 , 철학자 지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