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하 시인과 여름의 그림자 산책1
여름길 고양이가 지나가고 다른 것들도 지나간다
평생을 가도 사랑에는 닿지 않는다는 유하 시인.
그래서 달팽이는 자기 몸만한 집을 싣고 다닌다
버지니아 울프가 말했다는 작가에겐 자기만의 방
그리고 연간 500파운드의 연금이 필요하다던가
나도 작가 나부랭이지만 아쉽게도 둘 다 없고
그래서 울프보다 좀 더 고독한 거 같기도
고독하니까 더 기어야지 느려도 기어야지
기어서 가는 것 외엔 어차피 다른 길도 없더라
달팽이가 지나간 새를 그리워하듯이
저기 저 길고양이 꼬리를 잡으러 가보자
머니까 더 매혹적으로 보이는 향유의 너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