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다만 사랑할 수 있을까-7월 독서 중 단 한 구절 추천

저는 그러고자 합니다. 저도요.



7월은 정말 오랜만에 여유있게 집중 독서를 했다

하루 한 권은 기본에 세 권을 읽은 날까지.


물론 독서가 단순히 양만 많다고 능사는 아니지만

인생에 지금처럼 여유로운 때가 많지는 않으니

그동안 읽으려다가 미룬 책들을 꽤 많이 읽었다

소설부터 현대 철학까지 꽉 찬 계란같은 여름

그 중에서도 오래오래 남을 단 한 구절이라면




다만 사랑할 수 있을까요?


저는 그러고자 합니다.




정말 간단하고 흔한 문답이다. 허나 300페이지씩 8권이나 되는 긴 여정을 파킨슨 신부와 율리아나 공주와 함께해 온 독자에겐 너무나 울림이 클 수밖에 없는 구절.


이영도 작가님의 폴라리스 랩소디에서 파킨슨 신부는 평생을 깡패들이 우글거리는 무법지대에서 개척교회를 세우는 봉사로 보냈다. 그러다 해적에게 납치되었다 도망친 율리아나 공주를 만나 도우려다가, 교황청이 정치적 이유로 공주를 암살하려는 것을 알게되고 이를 막아낸다.


교회와 신의 대리인 교황의 말씀을 평생 모셨지만 그 평생에 대해 회의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래서 그는 대륙 반대편에서 교황을 직접 만나러 떠나고 여러 생사의 위기를 넘기고 겨우 교황청에 도착해서 교황에게 직접 질의를 한다. 심지어 그럼에도 마음속의 혼란이 가라앉지 않자 천국의 입구라 알려진 성지로 들어가서 신인지 누구인지 절대자와 문답을 나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속 시원한 해답 따위는 없다. 인간의 삶에 그리 쉬운 정답은 있을 리가.

그럼에도 파킨슨 신부는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다시 만나서 그 많은 이야기를 들은 율리아나 공주.

현명한 그녀의 그 긴 이야기를 압축한 한마디

그 말에 나도 숟가락 한마디 더 얹어보며

7월의 독서를 마무리해 본다



다만 사랑할 수 있을까요


저는 그러고자 합니다



저도요. 또 사랑하고자 합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민생쿠폰은 짜장곱빼기 이천원? 시-삼킬 수 없는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