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귀멸의 칼날 극장판 무한성 스포일러 세줄 후기와 쿠키

쿠키가 필요없는 압도적 스펙타클들의 극장판

by 스포쟁이 뚱냥조커


귀멸의 칼날에 대한 강 스포일러로 가득한 후기



친구가 보여준 구름떼 관중으로 가득한 무한성


파도 우키요에를 현대적으로 재현한 물의 호흡


헌데 주인공은 탄지로도 무잔도 아닌 아카자였네



애니에서 스포를 조심하려는 친구 덕분에


어제 밤에 바로 귀멸의칼날 극장판 무한성을 봤다


수많은 생각들이 들지만 일단은 바로 메모해본다


벽력일섬으로 주인공 못지않은 인기캐릭터인 번개의 호흡 젠이츠의 스승님은 젠이츠의 사형인 제자가 혈귀가 되자 스스로 할복한다. 심지어 뒤에서 목을 쳐줄 사람도 없이 혼자서 고통스럽게 죽었다고 젠이츠는 배신한 옛 사형에게 강조한다.

이것은 코제브가 인식했고 아즈마 히로키가 강조한 일본식 스노비즘일까 이제 미시마 유키오 이후로 할복같은 옛날식 제의는 아무도 하지 않는데 왜 21세기에 그런 행동은 상징적으로 반복될까?


작년에 일본 오사카 여행을 기획하려다가 막바지에 가지 못했지만 일본 역사와 미술에 대해 알게 된 것은 꽤나 재미있는 수확이었다. 특히 우키요에와 자포니즘에 대해 알게 된 뒤 물의 호흡의 미려한 장면들이 그 유명한 파도 우키요에의 끝없는 변주이자 재현으로 보이고 더욱 즐거워진다. 공교롭게도 지금 세계를 열광시키는 넷플릭스의 케이팝 데몬 헌터스도 일월오봉도나 무당 복장같은 한국의 고전 미술에 기반하고 있기에 비교해볼만 하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이번 무한성편의 메인 빌런이자 주인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상현의 3 혈귀 아카자. 두시간 반 런닝타임의 작품에서 한시간쯤 지나서야 등장하지만, 그는 탄지로와 기요 둘이서 협공하는데도 잘 대처하며 끝없는 재생력으로 끝까지 주인공 탄지로를 위협하며 벼랑 끝까지 몰고간다.



그런 그가 무너지는 것은 죽음의 문턱에서 그가 과거를 회상하며 자기가 진정 무엇을 바랬는지 자기 때문에 부끄러워 자살한 아버지와 우물의 독으로 살인당한 스승과 아내를 다시 떠올리고서 더이상의 싸움이 무의미하기에 스스로 무너진다. 허나 이는 전형적인 일본 문화에서 자주 보이는 악인의 과거 미화 또는 과거사 세탁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악의적으로 해석하자면 이 또한 하나의 증거가 없다면서 아우슈비츠를 부정하고 위안부나 난징 대학살을 부정하는 역사 수정주의와 비슷한 정서와 시도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원작 만화에서는 아카자가 죽는 마지막 화에서는 이정도로 긴 회상은 없었는데 귀칼 애니 제작진인 유포터블은 무엇을 의도한 것일까 이 또한 아까 할복이나 파도 우키요에처럼 일본문화의 전통 계승일까?


매우 거칠게 이번 귀칼 극장판에 대해서 마음가는대로 휘갈겨 보았다. 이런 메모, 러프 스케치를 하나씩 정리 정돈해서 제대로 천천히 쓰면 비평의 영역에 손 뻗을 수 있으려나. 원작 만화는 이미 완결이 났기에 쿠키가 필요없는 무한성 3부작중의 1편이자 이전 극장판 무한열차의 후속편에 더 가까운 아카자 스토리는 이렇게 끝났지만, 2편의 라스트 보스로 예측되는 여섯 눈의 검사 코쿠시보의 위용과 무잔이 너희들은 나를 찾을 수조차 없을거라고 단언하는 마지막 장면이 사실상의 쿠키이자 내년 예고편이 아닐까 싶다. 내년의 즐거움이 미리 추가된 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일곱살의 소시지 타임머신 발견법 - 습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