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일기 150128 자작시 떡볶이, 식당병사
한식문화 브런치2 부끄럽던 시에서 더 부끄러운 에세이 뽑아내기
by
스포쟁이 뚱냥조커
Jul 16.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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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방에서 떡볶이 요리하는 날마다
/ 반백수 이상하
오래끓인 떡이 눌어붙었다
어묵은 젓가락에 흐물히 부서지고
파와 계란은 산산이 흔적도 없다
청양고추의 그림자만 아련한 이 맛에
혀 끝 달래던 아이스크림이라도 냄비에 투입이다
미안 오늘도 그닥이네 네가 좋아하던 순대라도 사올게
헛되이 뛰어본다 헐떡여본다.
오래 기다렸지- 물어보지만 메아리만이 공허하다
너와 내 가슴을 포개보려 다가서는 일이 그러했다.
네가 사는 그 언덕 위까지 향이라도 한번 닿을까
매콤한 맛에 혹시 오늘따라 네가 와버리는 건
기침이 심해 못나와요 미안해요 문자에
밤마다 달이다가 뽀얗게 굳은 곰탕국
단 한번 죽 한그릇도 꼬여가는 네 손가락앞에
담아주지 못한 채 순결히 걸려있는 국자
다 달콤했던 여름밤의 파편이었네
/
누구나 지친 날 자기만의 소울 푸드가 있을 것이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라는
책
이름처럼
힘들었던 날 스스로를 달래주는 온기어린 음식.
이 책은 얼핏 듣기로 개인 블로그에서 인기를 얻어
독립출판부터 시작해서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수십만권이 지금도 팔린다고 한다.
어쩌면 나의 롤모델일지도 모르는 에세이...
그래 나도 그랬던 거 같다 종종 힘들고 지쳐서
영 의욕들이 다 떨어지면 동네 분식집을 들렀다.
순대도 튀김도 맛나지만 떡볶이는 항상
1번타자
분식집가면 단 하루도 떡볶이는 거른 날이 없었다.
식객 만화에 밥상의 주인은 바로 밥
이
라 나오듯
분식집의 주인은 떡볶이가 아니었을까
스무살이 넘어도 종종 떡볶이를 사먹다가
운좋게 또는 재수가 나쁘게
군대에서는 식당 병사가 되었다 흔히 취사병이라
불리지만 나는 식당병사라는
구
수한 어감이 기뻤다
라면밖에 못 끓이던 내가 수백가지 요리를 배웠
고
,
당연히 떡볶이도 배웠다 고추장과 물엿과 설탕들
마법의 카레가루를 살짝 첨가하면 다들 신
나
했다
그 후엔 그저 재료들을 넣고 저어 주기만 하면 끝.
심지어 병사의 날에 대학교 엠티가듯 놀라가서
다같이 삼겹살 소고기를 구워먹던 날에도
한 간부가 나에게 재료 챙겨왔으니 안주용으로
떡볶이 2인분만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었다.
그래서 난 제대하면서도 자신감이 있었다.
마치 골목식당 예능에 나와 다큐를 찍는 사람처럼
내 떡볶이라면 누구든 친하게 만들 수 있다고
누구나 가족같은 사이가 될 수 있다고...
물론 허튼 자신감 아니 오만함이었다
가족, 같은 지붕아래 같이 밥을 먹는 사람.
스무살에 서울로 올라온 이래 쭉 가족이 없었다.
그래서 가족을 갈망하고 선망했다 허나
한때 가족같은 사이도 가장 족같이 틀어지기도
처절한 배신을 당해보기도 했었다.
'이상한 정상가족' 대통령도 추천받아 읽었다는 책.
사실 그런
책
까지 읽지 않아도 다들 알지 않는가
하하호호 불만없이 행복한 정상가족은 없으리라
적어도 내 인생엔 없는 팔자였고 없을 운명이다.
그치만, 그렇지만 여전히 가족은 필요하다.
누구나 같이 밥먹으며 일상을 나눌 사람이
시시콜콜한 잡담을 나누며 하루를 마감해
고
싶다
이번 한식문화 브런치의 주제도 마침 그러하다
시와 에세이로 기록을 기억으로 바
꿀
수 있을까?
김치찌개
떡볶이
치킨마요
순대국
계란말이 등등...
가장 일상적이면서도 시적인 순간을 찾아보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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