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일기 150128 자작시 떡볶이, 식당병사

한식문화 브런치2 부끄럽던 시에서 더 부끄러운 에세이 뽑아내기

by 스포쟁이 뚱냥조커


내 방에서 떡볶이 요리하는 날마다


/ 반백수 이상하

오래끓인 떡이 눌어붙었다
어묵은 젓가락에 흐물히 부서지고
파와 계란은 산산이 흔적도 없다
청양고추의 그림자만 아련한 이 맛에
혀 끝 달래던 아이스크림이라도 냄비에 투입이다
미안 오늘도 그닥이네 네가 좋아하던 순대라도 사올게
헛되이 뛰어본다 헐떡여본다.
오래 기다렸지- 물어보지만 메아리만이 공허하다

너와 내 가슴을 포개보려 다가서는 일이 그러했다.
네가 사는 그 언덕 위까지 향이라도 한번 닿을까
매콤한 맛에 혹시 오늘따라 네가 와버리는 건




기침이 심해 못나와요 미안해요 문자에
밤마다 달이다가 뽀얗게 굳은 곰탕국
단 한번 죽 한그릇도 꼬여가는 네 손가락앞에
담아주지 못한 채 순결히 걸려있는 국자

다 달콤했던 여름밤의 파편이었네












/










누구나 지친 날 자기만의 소울 푸드가 있을 것이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라는 이름처럼


힘들었던 날 스스로를 달래주는 온기어린 음식.


이 책은 얼핏 듣기로 개인 블로그에서 인기를 얻어


독립출판부터 시작해서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수십만권이 지금도 팔린다고 한다.


어쩌면 나의 롤모델일지도 모르는 에세이...


그래 나도 그랬던 거 같다 종종 힘들고 지쳐서


영 의욕들이 다 떨어지면 동네 분식집을 들렀다.


순대도 튀김도 맛나지만 떡볶이는 항상 1번타자


분식집가면 단 하루도 떡볶이는 거른 날이 없었다.


식객 만화에 밥상의 주인은 바로 밥라 나오듯


분식집의 주인은 떡볶이가 아니었을까


스무살이 넘어도 종종 떡볶이를 사먹다가


운좋게 또는 재수가 나쁘게


군대에서는 식당 병사가 되었다 흔히 취사병이라


불리지만 나는 식당병사라는 수한 어감이 기뻤다



라면밖에 못 끓이던 내가 수백가지 요리를 배웠,


당연히 떡볶이도 배웠다 고추장과 물엿과 설탕들


마법의 카레가루를 살짝 첨가하면 다들 신했다


그 후엔 그저 재료들을 넣고 저어 주기만 하면 끝.


심지어 병사의 날에 대학교 엠티가듯 놀라가서


다같이 삼겹살 소고기를 구워먹던 날에도


한 간부가 나에게 재료 챙겨왔으니 안주용으로


떡볶이 2인분만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었다.


그래서 난 제대하면서도 자신감이 있었다.


마치 골목식당 예능에 나와 다큐를 찍는 사람처럼


내 떡볶이라면 누구든 친하게 만들 수 있다고


누구나 가족같은 사이가 될 수 있다고...


물론 허튼 자신감 아니 오만함이었다


가족, 같은 지붕아래 같이 밥을 먹는 사람.


스무살에 서울로 올라온 이래 쭉 가족이 없었다.


그래서 가족을 갈망하고 선망했다 허나


한때 가족같은 사이도 가장 족같이 틀어지기도


처절한 배신을 당해보기도 했었다.


'이상한 정상가족' 대통령도 추천받아 읽었다는 책.


사실 그런 까지 읽지 않아도 다들 알지 않는가


하하호호 불만없이 행복한 정상가족은 없으리라


적어도 내 인생엔 없는 팔자였고 없을 운명이다.


그치만, 그렇지만 여전히 가족은 필요하다.


누구나 같이 밥먹으며 일상을 나눌 사람이


시시콜콜한 잡담을 나누며 하루를 마감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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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식문화 브런치의 주제도 마침 그러하다


시와 에세이로 기록을 기억으로 바 수 있을까?


김치찌개


떡볶이


치킨마요


순대국


계란말이 등등...


가장 일상적이면서도 시적인 순간을 찾아보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