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시-노량진 가두의 시. 내 외로움 활용법9

송경동 시인이 지으신 가두의 시 이어부르기

by 스포쟁이 뚱냥조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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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했어 오늘도.


고생했어 올해도.


살아낸 모든 사람들에게.


지금이 아닌 언젠가 여기가 아닌 어딘가


가난한 우리의 영혼을 안아주는 해처럼


새해에 희망과 복이 찾아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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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 가두의 시. 내 외로움 활용법 9
-Jaurim Shining song for S


길거리 컵밥집 서너시쯤 손님 없는 틈에
허기진 속 주걱채로 허겁지겁 퍼담는 부산아지매
아지매 손 갈색 주름속에 검은 시(詩)가 있다

아메리카노 구백구십원 카페골목 헤매다
테이블 한 칸이 독서실이고 쉼터고 식당이고 데이트장소인
전주에서 같이 올라온 재수생 커플의 저녁식사시간
합격문자를 먼저 받아 반쯤 남겨진 티라미수 케익조각에
짜디짠 눈물의 시가 있다

새벽녘 맥도날드 거리 앞
무슨 아이유 사인회 줄인가 싶어 기웃거린 학원건물 안
콩다방 빨대들마냥 비스듬히 벽에 기댄 채로
프린트를 노려보며 물고 뜯고 씹는 헬조선 팔도 청년 기인 행렬 속에
끝내 내가 서보지 못한 직립의 시가 있다

이슬한병 삼천원 이천원 코인노래방 한곡 오백원 이백원
한잔하고 저물녘 영화관이 아니라 노래방을 헤매는
노량진 뒷골목 간절한 가난한 두 발걸음 속에
내가 아직 질러보지 못한 절규의 시가 있다
그 길바닥의 시들이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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