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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포쟁이 뚱냥조커 Aug 09. 2019

괴담. 우리가 만나고 싶은 여름밤의 공포.

우리는 공포를 사랑해

열대야가 한창인 여름밤이기에 자연스레 서늘한 공포물에 손이 간다. 하지만 난 공포영화는 지나치게 자극적이라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공포스러운 소설이나 미스테리물을 좋아하는데, 요새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호텔 괴담이 한창 떠돌아다니기에 재미있게 즐기고 있다. 여러분도 밤중에 불을 끄고 천천히 몰입해서  읽어본다면 꽤 괜찮은 시간이 되리라 생각한다.




심지어 이 이야기가 더 진보한 버전의 출처도 있으니 꼭 들러서 천 천 히  읽어보시길 권한다

 https://m.ruliweb.com/best/board/300143/read/43532374


영화나 게임같이 시각 청각을 자극하는 매체가 나날이 발전하는 중에도 이렇게 오로지 글 하나만으로 사람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심지어 심리적으로 위축시킬 수 있다는 건 대단하다는 말 외에 무슨 말이 필요할까. 이런 류의 꾸며낸 괴담을 나폴리탄이라고 한다는데, 분명 공포영화나 오래된 도시전설의 클리셰를 많이 활용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많이 퍼지는 괴담은 나름의 신선한 창의성이 분명 들어있다. 대표적으로 저 괴담에서 4번이 맞는지 14번이 맞는지 사람으로 하여금 모순적 갈등을 일으키는 문장이 그렇다.


 물론 이런 방식은 단 한번만 통한다. 두번째부터는 정말이지 진부해지기 쉽다. 우리는 이미 놀란 감독의 영화 다크나이트의 조커를 보았기에 악마를 보았다 같은 어설픈 짭 조커에게는 그다지 놀라지 않는 것이다. 그저 잔인한 장면에 눈을 돌리고 싶을 뿐. 그리고 무섭다기보다는 불쾌할 뿐. 물론 당연히 이건 내 주관적인 영화에 대한 감상이다. 당연히 주관적인 것에도 주관적인 생각이라고 사족을 달지 않으면 온갖 떼거리가 몰려와서 패악을 부리기 십상인 세상. 어쩌면 그런 조리돌림을 당할 수도 있다는 현실이 더 공포스러운 이 세계...


그래서 좀비나 뱀파이어가 막 뛰어다니면서 내 살과 피를 탐하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스러운 게임이나 영화 속 세상에서도, 처음에는 분명 좀비나 뱀파이어로부터 살아남는게 최대의 목표였는데 점점 그들로부터 자유로워질수록 내 옆의 '인간'이 오히려 위협의 되고 공포 그 자체가 되는 스토리텔링은 이제 고전이 되고 있다. 고전, 클래식이 되어간다는 소리는 진부해진다는 말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전통적으로 효과가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런 클리셰를 약간 비튼다면 그것으로 새로운 클래식을 창조해내기도 한다. 가령, 위 괴담에 자기만의 16번 17번 항목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16. 4번 항목과 14번 항목은 서로 모순적인 오류가 있어서 둘 다 무시해야만 합니다. 모텔의 계단을 내려가는 중에 계속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면 그저 주관적인 착각이므로 지하 5층에 내려올 때까지 계속 내려오시면 됩니다.


 17. 최근 모텔에서 추가 공사로 지하 4층까지 추가 객실이 완공되었습니다. 지하 4층은 vip룸이니 일반 직원은 절대로 언급조차 해서는 안 됩니다. 때때로 지하 4층에서 토마토 쥬스 주문이 내려올텐데 그때는 주방장에게 "토마토"라고 말만 하면 주방장은 알아서 모든 걸 알겠다는 듯이 냉장고에서 익숙한 액체를 꺼내서 처리해줄 것입니다. 참고로 우리 모텔은 모텔 주인분의 알러지 때문에 토마토 쥬스는 매입 금지 품목이니 꼭 숙지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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