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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포쟁이 뚱냥조커 Aug 14. 2019

인문학 두쪽읽기 니체30-마블 스포에세이 아이언맨2-2

베푸는 덕과 병든 이기심, 그리고 아이언맨의 몰락


베푸는 덕에 대하여 124-131p


...


최고의 덕은 흔하지 않고, 씀씀이를 따로 갖고 있지 않으며, 빛을 내는가 하면 광채 속에서도 은은하다. 베푸는 덕이야말로 최고의 덕이다.


나의 제자들이여, 진정, 나 너희를 잘 알고 있다. 너희 또한 나와 마찬가지로 베푸는 덕에 뜻을 두고 있다는 것을, 너희가 어찌 고양이나 늑대와 같을 수 있겠는가?


스스로 제물이 되고 증여물이 되고자 하는 것이 너희의 갈증이렷다. 그 때문에 너희는 온갖 재물을 너희 영혼 속에 쌓아두기를 목말라하고 있는 것이다.


너희의 영혼은 만족을 모른 채 끝없이 보물과 보석을 얻으려 노력하고 있다. 너희의 덕이 만족을 모른채 끝없이 베풀려 하기 때문이다.


너희는 일체의 사물을 강제하여 너희에게, 너희 속으로 흘러들어 오도록 한다. 그것들로 하여금 너희의 사랑의 선물이 되어 다시 너희의 샘에서 흘러나가게 하기 위해.


진정, 이처럼 베푸는 사랑은 온갖 가치를 강탈해내는 자가 되어야 한다. 나 이런 이기심을 건전하며 신성하다 부르는 바이다.


또다른 유형의 이기심이 있으니 단지 훔치려고만 드는, 너무나도 가난한, 굶주려 있는, 저 병든 자들의 이기심, 병든 이기심이 그것이다.


그런 이기심은 도둑의 눈을 하고는 광채를 내는 모든 것을 눈여겨 본다. 허기를 면할 욕심에서 먹을거리를 넉넉히 갖고 있는 자가 누구인지를 헤아려보는 것이다. 그러고는 허구한 날 베푸는 자의 식탁 주변을 어슬렁댄다.


그와 같은 욕망은 질병과 눈에 보이지 않는 퇴화를 말해준다. 그러한 이기심 속에 도사리고 있는 도둑 같은 탐욕은 신체가 병들어 있음을 말해주고 있고,
말해보아라, 형제들이여, 무엇이 우리에게 나쁜 것이며 무엇이 더 없이 나쁜 것이지? 그것은 곧 퇴화가 아닌가? 퇴화는 베푸는 영혼이 없는 곳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늘 추측하게 된다.


 우리가 갈 길은 저 위로, 종에서 그것 위에 보다 높은 종을 향해 나 있다. 그러나 퇴화하고 있는, 그리하여 고작 “모든 것은 나를 위해!”라고 말하는 퇴화한 심성은 우리에게 전율의 대상이다. 우리의 심성은 저 위를 향해 날아간다. 이렇듯 그것은 우리 신체에 대한 비유가 되며 상승에 대한 비유가 된다. 이같은 상승에 대한 비유가 덕을 일컫는 명칭이다.


생성하는 존재이자 투쟁하는 존재인 신체는 이렇게 역사를 가로질러 나아간다. 그렇다면 정신은 신체에게 무엇이지? 신체가 벌이는 싸움과 승리를 알리는 전령사, 전우 그리고 메아리 정도렷다.


선과 악에 대한 모든 명칭들은 비유일 뿐이다. 그것들은 암시를 할 뿐, 말해주는 것이 없다. 그런 것들로부터 무엇인가를 알아내고자 하는 자는 바보다! 형제들이여, 너희의 정신이 비유를 들어 이야기하려 들면, 항상 주목하도록 하라. 바로 거기에 너희의 덕의 근원이 있으니,


그럴 때 너희의 신체는 고양되고 소생하게 되리니, 신체는 자신의 환희로 정신을 매료시킨다. 정신으로 하여금 창조하는 자, 평가하는 자, 사랑하는 자, 그리고 온갖 사물에게 선행을 베푸는 자가 되도록. 너희 심정이 강물처럼 드넓게 흘러넘쳐 가까이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축복이 되기도 하고 위험이 되기도 할 때, 거기에 너희 덕의 근원이 있으렷다.


너희가 찬양과 비난에 초연해 있고, 너희의 의지가 사랑하는 자의 의지로서 모든 사물에 명령을 내리고자 할 때, 거기에 너희의 덕의 근원이 있으렷다.


너희가 쾌적함과 부드러운 잠자리를 경멸하고 마음이 여린 자들에게서 가능한 한 멀리 떨어져 잠들 때, 거기에 너희의 덕의 근원이 있으렷다.


너희가 하나의 의지만을 의욕하는 자들이고, 온갖 고난의 이 전환이 너희에게 필연으로 불릴 때, 거기에 너희의 덕의 근원이 있으렷다. 진정, 그것이 새로운 선이요 악이렷다! 진정, 새롭고 깊은 물소리요 새로운 샘물에서 올라오는 소리렷다!
이 새로운 덕, 그것이 곧 힘이다. 그것은 지배적인 생각인 바 그 주위를 영리한 영혼이 둘러싸고 있다. 그것은 황금빛 태양, 그 주위를 깨달음의 뱀이 둘러싸고 있는 것이다.

2.
이쯤에서 차라투스트라는 잠시 입을 다물고는 사랑이 어린 눈길로 그의 제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러고 나서 말을 이어갔다. 그의 목소리를 전과 달랐다.


“형제들이여, 너희의 덕의 힘을 기울여 이 대지에 충실하라! 너희의 베푸는 사랑과 너희의 깨달음으로 하여금 이 대지의 뜻에 이바지 하도록 하라! 나 이렇게 너희에게 당부하며 간청하노라.


너희의 덕으로 하여금 이 세상의 것을 등지고 날아오르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며 오르다가 날개와 더불어 영원한 벽에 부딪치는 일이 없도록 할 일이다! 아, 날아가버린 덕이 그토록 많은 터에!
내가 그리하고 있듯 날아가버린 덕으로 하여금 다시 이 대지로 돌아오도록 인도하라. 그렇다. 신체와 생으로 돌아오도록 하라. 이 대지에 의미를, 하나의 인간적인 의미를 부여하도록 말이다!


지금까지 덕이 그랬듯이 정신 또한 백 번이나 날아갔고, 날다가 떨어지고는 했지,  ...














/










이전에 에반게리온 스포에세이 때 읽었던 베푸는 덕에 대하어 부분을 다시 한번 읽어볼 때가 되었다. 마치 황금과 같은 베푸는 덕은 치 않고, 쓰임새가 하나가 아니라 다앙하며, 광채가 나면서도 은은하기에 차라투스트라는 이를 최고의 덕이라 칭한다. 이 베푸는 덕을 실제로 행하기 위해서는 일체의 사물속에서 '가치'를 강탈해서 베풀기 위해 자신이 풍성해지는 것이 필수적이며, 이야말로 건전한 이기심이라고 니체는 강조한다. 그리고 이와 대비되는 오직 자기를 위해 훔치려고만 드는 병든 이기심이 존재한다. 이는 마치 아이언맨2에서 나오는 아이언맨과 빌런 위플래쉬의 가치관과  딱 맞는 대조가 아닐까?




지난 글에서 언급했다시피, 하워드 스타크와 함께 아크원자로 설계도를 만들었지만 돈벌이로 사익을 추구하려다 추방당한 안톤 반코는 죽는 순간까지도 스타크 가문에 대한 질투심과 분노를 놓지 못했다. 게다가 아들 이반 반코는 아버지의 설계도를 보고 엄청난 기술을 개발했음에도 그저 스타크 가문에게 복수하기만을 염원했고, 레이싱 경기장에서 만난 토니에게 패배했음에도 네가 진 거라고 비아냥댔다. 그리고 이 말엔 일말의 진실이 담겨 있기에 토니는 그저 웃어넘길수가 없었다.



위플래쉬, 이반 반코가 잡혀간 감방에 토니는 대체 아크원자로를 어떻게 만든 것인지 알아보러 직접 찾아간다. 허나 그에게서 의외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당연히 빌런이 히어로인 자기에게서 아크원자로 설계도를 훔쳤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이반 반코는 스타크 가문이야말로 공동 발명자인 자기 아버지의 기억 자체를 지우려고 한 도둑질. 살인자 가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왜 분명히 전투에서 패했음에도 토니 네가 졌다고 말했는지,  그 말이 단순히 정신승리가 왜 아닌지 이반 반코는 나름 문학적인 비유를 들면서 설명해준다. 완전한 존재인 줄 알았던 신이 피를 흘리는걸 보게 된다면 사람들은 등을 돌릴 것이고, 바다가 피로 물들면 상어떼가 몰려드는게 세상의 진리 아니겠냐고. 이제 아이언맨과 아크원자로가 완벽한 유일신처럼 인정받던 시대는 끝났다고, 그렇다면 너는 이제 상어떼같은 무리들에게 뜯겨먹힐 일만 남았다고 토니에게 경고하는 것이다. 영화를 이전에 처음 볼 때는 그저 문학적으로 표현 잘하네 하고 넘겼지만 지금 보니 어벤저스 뉴욕 사태를 비롯해 아이언맨으로 인해 몰려들게 되는 빌런들을 예언하는 말로 들리기도 한다... 시빌 워에서 비전도 말하지 않았던가. 토니 스타크가 내가 바로 아이언맨이라고, 슈퍼 파워를 가졌다고 발표한 이후로 지구 뿐만 아니라 외계에 있던 빌런들도 지구로 모여든다고...





그리고 토니의 경쟁사인 해머 사장은 이 위플래쉬가 아이언맨과 대등하게 싸우는 것을 목격하고 그를 감방에서 몰래 탈옥시켜서 새로운 슈트를 만들게 한다. 심지어 안톤 반코와 친구가 되기 위해 그가 러시아에서 키우던 새와 같은 종의 새까지 준비하는 정성을 들인다. 그의 목적은 단 한가지. 토니 스타크에게 단순히 자기가 국회에서 당한 망신이나 모욕을 되돌려주는 것을 넘어서 토니가 이룬 모든 걸 완전히 짓밟는 것이다. 이 해머 사장이야말로 실로 앙갚음, 원한의식의 화신이 아닐까. 심지어 안톤 반코가 자기 의도와는 달리 슈트가 아니라 드론을 만들면서 실수하는 인간보다 드론이 더 낫다고 어색한 변명을 해도 토니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넘어가주는 나름의 배포를 보여준다.






이 와중애 토니는 아크원자로가 자신만의 발명이 아니었다는 현실, 그리고 아이언맨 슈트를 사용할수록 심해지는 팔라듐 중독으로 인해 점점 몸과 마음이 병들어가던 토니는 마침내 자신의 생일 파티에서 엄청난 실수를 저지른다. 아이언맨 슈트를 무슨 장난감처럼 파티장 사람들 앞에 입고 나타나서는, 술에 잔뜩 취해서 에너지 건을 무슨 유원지에서 클레이 사격 놀이하듯이 쏘기 시작한 것이다. 안그래도 언론에서 아이언맨이 과연 믿을 만한지 매일 비판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연히 페퍼와 로드 중령은 기겁한다.





보다 못한 페퍼가 토니 너는 지금 완전히 미쳤다면서 말려보지만 전혀 말로는 진정이 되질 않는다. 결국 도저히 말 만으론 진정되지 않는다고 현실을 파악한 친구인 제임스 로드 중령은, 사실상 토니의 묵인하에 다른 슈트인 워 머신을 착용하고 토니와 한바탕 전투를 벌인다. 니체도 전에 벗에 대하여 편에서 말하지 않았던가. 진정 벗을 위해서라면 벗을 적으로 만들 줄도, 벗과 진정한 전투를 벌일 줄도 알아야 한다고. 로드는 토니의 친구로서 무슨 일이든 서슴치 않는 벗이었다.




그야말로 아이언맨은 몰락했다. 가장 친한 친구가 보아도 그는 남도 아니고 자기가 만든 슈트를 사용할 영웅의 자격이 없는 존재가 된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많이 지나서 7년 뒤에, 이 슈트를 입을 자격에 대해서 토니는 또 다른 어린 슈퍼히어로에게 충고하고 가르치게 된다. 이는 분명 자신의 벗 로드 중령과의 싸움을 통해서 몸으로 체득한 것이리라...






이런 바보같은 사태를 알게된 쉴드의 국장 닉 퓨리는 직접 토니를 찾아오게 된다. 마치 차라투스트라가 산에서 내려오면서부터 그의 몰락이 시작되었듯이, 아이언맨 토니는 전세계의 평화를 지키는 높디높은 영웅의 자리에서 내려오고 그의 몰락이 시작된다. 그러나 니체는 또한 머리말에서부터 그렇게 말하지 않았던가. 차라투스트라는 오직 몰락하는 것만을 사랑한다고... 금까지 덕이 그랬듯이 정신 또한 백 번이나 날았고, 날다가 떨어지곤 했다고... 그리고 이런 토니를 구하기 위해, 과거에서부터 선물 하나가 날아온다.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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