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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포쟁이 뚱냥조커 Aug 22. 2019

인문학 두쪽읽기 니체34-신암행어사 스포리뷰 예고

속고 속이는 세상살이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세상살이를 위한 책략에 대하여 240-241p

(니체 전집 번역본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중에서 인용 및 필사함)




무서움에 떨게 하는 것은 산정이 아니라 산비탈이다!

눈길은 아래로 떨어지고 손은 위를 향해 내뻗는 그런 비탈 말이다. 이럴 때 마음은 이 이중 의지로 인해 현기증을 일으킨다.

아, 벗들이여. 너희는 내 마음속에 있는 이중의 의지 또한 제대로 헤아리고 있겠지?

나의 눈길은 산 정상으로 치닫고, 나의 손은 심연을 움켜잡고 몸을 지탱하려 한다. 이것이 나의 비탈이자 위험이다!

나의 의지는 인간에게 달라붙고, 나 사슬로 내 자신을 인간에게 묶어둔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는 위버멘쉬를 향해 위쪽으로 낚아채이고 말 것이다. 내게 또다른 의지가 있어 저 위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나 장님이 되어 뭇사람 틈에 살고 있는 것이다. 저들이 누구인지를 전혀 알아보지 못하는 체하면서, 나의 손으로 하여금 뭔가 확고한 것을 잡고 있다는 믿음을 아주 잃어버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나 너희 인간들을 모른다. 이 어둠과 위로가 때때로 내 주변에 퍼져 있다.

나는 온갖 악한들이 오가는 성문 길가에 앉아 묻는다. 누가 나를 속이려 하는 것이지? 하고.

나 나를 속이도록 내버려둔다. 속이려 드는 자를 따로 경계하지 않기 위해서인데, 이것이 세상살이를 위한 나의 첫 번째 책략이다.

아, 내가 사람들을 경계한다면, 어떻게 저들이 나의 기구를 잡아두는 닻이 될 수 있으랴! 그런 닻이 없다면 나 너무나도 쉽게 저 위로 떠오르고 말 터인데!

조심조심하는 일 없이 존재해야 한다는 섭리가 나의 숙명을 지배하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 틈에서 허기와 갈증으로 죽지 않으려면 그 어떠한 잔으로든 마실 줄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사람들 틈에서 깨끗함을 잃지 않으려면 더러운 물로 자신을 씻을 줄도 알아야 한다.


...











/









공포, 무서움의 근원은 여러가지가 있다. 그리고 흔히 사람들은 산 정상, 너무나 아득히 높이 있는 것에 공포를 느낀다. 그래서 사람들은 도지사나 국회의원같은 정치인이나 의사 검사같은 높은 지식을 가진 사람을 두려워한다. 허나 니체는 이 글에서 산정보다 산비탈이 무섭다고 말한다.


니체는 분명히 위버멘쉬가 되기 위해 저 위를 지향하는 사람이다. 허나 산정에 오르기 위해선 산비탈에서 눈은 위를 향하지만 손으로는 심연을 붙잡아야 한다는 이중적인 의지에 시달린다. 이는 보통 인간으로선 도저히 버티기가 어려운, 아니 인식조차 어려운 일이고 그렇기에 니체는 스스로가 말하듯 인간의 한계를 극복해야만 하리라.


허나 이렇게 자기 자신만으로도 세상살이는 쉽지 않건만, 상엔 정말로 남을 속이려고 작정한 악한들이 넘쳐난다. 그러면 이 악한들과 어떻게 상을 살아갈 것인가. 다음 글부터 이 난제를 윤인완 양경일의 종이책 만화이자 컬러로 리부트된 웹툰 신암행어사로 니체와 더불어 다뤄보고자 한다. 당연히 내내 스포일러 리뷰이니 모두에게 이제 완결 직전인 신암행어사의 정주행을 권한다... 단 프롤로그와 댓글들은 스포일러이니 건너뛰시고 1화부터 단 5화만 보더라도 왜 한국 만화가 한일합작으로 극장판 애니메이션까지 제작되었는지 알 수 있으리라. 지금부터 일어나는 일은 모두 우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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