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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신 Dec 01. 2022

기계



어른스럽거나 그렇지 못한 것을 떠나서

차갑고 딱딱한 회색 빛깔의 네모난 것

반복적인 그 어떤


사실 어딘가 위의 위치에서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을 때에, 일제히 같은 신호에 멈추고 움직이는 도로의 자동차들이 장난감 같다고 생각했다. 당시의 눈엔 작고 귀여운. 그것이 내 앞에 다가왔을 때에야 우선적인 사람 보다도 엄청난 것임을 실감했다.


반복적인 자동차의 움직임은 우리의 것과도 비슷했다. 분명 방향은 있지만 그저 돌아가는 바퀴로 인해 앞으로- 앞으로- 굴러가고 있을 뿐이다.


영혼 없이 그 속에 입력된 단어들만 내뱉었다. 고통은 느끼되 아픔이 없고, 아플 수는 있지만 공감하지 못하는 요즘의 어느, 여느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그 간단한 말들 조차 사전으로 뒤적거릴 만큼 마음에 무엇을 담아두지 않았다.


어른이 되었지만 모두가 결코 어른스러울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아이 같지도 않았다. 어른과 아이 그 중간에서 차갑고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그대로 서슬 퍼렇게 날이 서고 각이 진 모양이 되어갔다. 굳이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나 스스로가 아니라 세상이 그렇게 다듬었다. 며 세상 탓으로 돌리고는 했다.


삐걱거리다 고장이 나봐야 뒤늦게 기름칠을 해서 살려 낼 방법을 찾을 것이다. 결국 반복은 끝나기 어렵다. 같은 실수는 늘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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