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너에게

어스름

by 조녹아

해가 질 무렵의 회색 하늘이 이리도 쓸쓸한 줄은 몰랐다. 차가운 거리에 일찍이 밝혀진 전등들은 그 빛이 희미했다. 부는 바람에 움직이는 나뭇가지도, 한적한 공기도 너무나 고요해서 네가 없다는 것을 느끼기에 충분했고 또 공허했다. 이럴 줄 알았다면 이 시간 무렵을 너와 함께 하는 건데. 그럼 그때의 감정, 기억, 너의 온기를 떠올릴 수 있었을 텐데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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