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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배 Zoe Sep 10. 2023

이제는 진짜 인사를 나눌 때구나

23-01-17


해변 여행의 종점에 다다랐다. 마지막 해변 여행은 나의 시작을 함께한 백패커스 동생들과 함께 하기로 한다. 날을 맞추다보니 평일이 됐지만 그래도 이렇게 모일 수 있어 다행이다. 시드니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해변이라는 리틀베이에 갔다. 이곳 주택가는 아주 부촌의 느낌을 풍긴다.



그리고 해변 앞에는 골프장이 있다. 바다를 이렇게 앞에 둔 골프장이라니 골프에 관심이 없는데도 여기서 게임 한 번 해보면 좋겠단 생각이 든다.



매번 먹으러 해변에 들르는 우리는 리드컴 역의 토마토 김밥에서 산 김밥과 맥도날드에서 산 너겟을 펼쳤다. 끝내주는 식사가 아닐 수 없다.



리틀 베이는 지금까지 본 바닷가 중에 가장 바다수영을 하고 있는 사람이 많았다. 아마도 앞쪽에 있는 바위가 방파제처럼 파도를 막아줘서 수영장 같이 파도가 없이 잔잔한 덕인 듯하다. 시드니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해변이라는 게 이해가 된다.



그리고 멀리가 추천해 준 라페루즈로 향했다. 사진에서 본 것과는 다른 감동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이곳은 미션임파서블 2 촬영지다. 앞으로는 콩웡 비치가 있고, Bare Island로 들어가는 다리도 멋스럽다. 자연이 빚어낸 거대한 바위에 겹겹이 쌓여있는 세월의 흔적들 또한 아름답다.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이라. 나무와 잔디, 바위, 다리가 머금은 햇살이 따스하다.



잔디에 앉아 오래도록 해가 지는 걸 보다가 석양이 채 가시기 전 붉은 세상 위를 달려 각자의 집으로 돌아왔다. 가만히 지는 해와 함께 사그라드는 시드니에서의 시간이 느껴졌다.


나는 이런 날엔 뜬금없게도 '주디의 끝내주는 선곡과 함께 끝도 없이 이어지는 노을 길을 달리던 기분' 같은 게 가장 아쉬워진다. 그런 순간의 기억은 너무나도 소중했는데 이렇게 기록해두지 않으면 마치 내게 오지 않았던 추억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니까. 아쉽지만 이제 소중한 나의 한 시절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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