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살린 클래식 #11
만화 영화 속 클래식 04.디즈니 판타지아, 뒤카스 마법사의 제자
안녕하세요. 매달 2, 4번째 주에 영화 속 잊혀지지 않는 클래식 명곡들을 모은 '영화를 살린 클래식' 칼럼으로 찾아오는 바이올리니스트 겸 비올리스트 "쏘냥 (박소현)"입니다.
"판타지아 (Fantasia)" 시리즈, 그 세번째 장을 열어줄 작품은 바로 "판타지아 오리지널 작품 (판타지아 1940)"의 세번째 작품이자 디즈니의 상징인 "미키마우스"가 등장하는 작품이며, 이 모든 판타지아 시리즈의 시발점이 되었던 작품인 "폴 뒤카스 (Paul Abraham Dukas, 1865~1935)"의 "마법사의 제자 (The Sorcerer's Apprentice)"입니다.
세번째에서도 마찬가지로 곡이 시작하기 전 저명한 작곡가이자 음악 평론가 "딤스 테일러 (Deems Taylor, 1885~1966)"가 곡과 영상에 대한 작품 설명을 30초정도 하며, 그 설명이 끝나곡 난 후 지휘자 스토코프스키의 모습이 오버랩되며 사인과 함께 곡과 영상이 펼쳐집니다.
폴 뒤카스는 판타지아 속에 등장하는 다른 작품들의 클래식 작곡가들에 비해 우리에게는 생소한 프랑스의 작곡가로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곡가 중 하나인 "클로드 드뷔시 (Claude Debussy, 1862~1918)"의 절친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낭만주의를 버리고 인상주의를 선택하고 인상주의 음악의 선구자가 되었던 드뷔시와는 달리 베토벤의 독일 고전 음악의 특징을 이어 받아 음악적으로는 전혀 다른 길을 간 작곡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폴 뒤카스의 초상 [출처 : 구글 이미지]뒤카스는 작곡가의 길보다는 음악 교육자의 길에 더 집중하여 많은 음악가들을 길러 내었는데요.
그가 파리 음악원에서 가르친 음악가로는 멕시코를 대표하는 작곡가이자 오르간 연주자였던 "마누엘 퐁세 (Manuel Ponce, 1882~1948)", 아랑훼즈 협주곡으로 유명한 스페인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호아킨 로드리고 (Joaquin Rodrigo, 1901~1999)", 프랑스의 현대 음악가 "올리비에 메시앙 (Olivier Messiaen, 1908~1992)", 그리고 중국의 국민 작곡가 "시안 싱하이 (Sinn Sing Hoi/Xian Xinghai, 1905~1945)" 등이 있습니다.
뒤카스는 3막의 오페라 "아리안과 푸른 수염 (Ariane et Barbe-bleue, 1907)", 교향곡 다단조 (1896), 피아노 소나타 내림 마단조 (1900), 발레 "요정/라 페리 (La Peri, 1911)" 등을 작곡하였으며 그의 가장 대표적이며 대중적인 작품은 바로 이 교향시 "마법사의 제자"입니다.
괴테의 초상 [출처: 구글 이미지]"마법사의 제자"는 1797년 독일의 대문호 "괴테 (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1832)"가 쓴 발라드 (이야기 시) "Zauberlehrling"을 배경으로 작곡된 표제 음악입니다.
"표제 음악 (Program Music)"이란 신화나 전설, 회화 등의 이야기를 한악장의 음악으로 연주해 묘사하는 음악 장르이며, 러시아의 작곡가 "림스키 코르사코프 (Nikolai Rimsky-Korsakov, 1844~1908)"의 "세헤라자데 (Scheherazade)", 독일의 작곡가 "멘델스존 (Felix Mendelssohn, 1809~1847)"의 "한 여름밤의 꿈 (Ein Sommernachtstraum)" 등 제목에서 그 내용을 알 수 있는 서곡이나 교향시, 모음곡 등을 모두 포용하고 있는 장르입니다.
마법사의 제자 [출처: 위키페디아]괴테의 발라드이자 뒤카스의 표제 음악 "마법사의 제자"의 줄거리는 아래와 같습니다.
마법사는 여행을 떠나며 그의 제자에게 물을 길러 놓을 것을 명령합니다.
물을 길어오는 것이 힘들고 귀찮았던 마법사의 제자는 주문을 사용해 빗자루를 움직이게 해 물을 나르게 합니다. 빗자루를 움직이는 마법은 성공하였으나 그 마법을 그만두게 하는 방법을 잊어버리고 만 마법사의 제자, 물이 온 집안에 흘러넘치기 시작하자 빗자루를 멈추게 하기 위해 마법사의 제자는 도끼로 빗자루를 조각냅니다.
잠시 멈춰버린 빗자루에 안도한 것도 잠시, 빗자루들의 조각들은 각기 하나의 개체로 살아나 물을 더 빨리 많이 길러 나르게 됩니다. 마법사의 제자가 익사하기 직전! 마법사가 집으로 돌아오고 모든 상황을 종료시킵니다.
뒤카스의 "마법사의 제자"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것은 디즈니 판타지아 1940의 공이 컸습니다.
"제임스 알가 (James Algar, 1912~1998)"의 연출로 이뤄진 판타지아 1940의 제3장에 배치된 이 "마법사의 제자"는 애니메이션계의 슈퍼스타이자 디즈니의 간판 캐릭터인 "미키마우스"를 주인공인 마법사의 제자로 분장시키며 더욱 긴장감과 흥미진진함을 유발하며 몰입시켜주고 있습니다.
마법사의 제자는 물난리를 겪으며 곤혹을 겪는 미키마우스의 귀여움과 빗자루들의 일사분란한 모습까지.. 뒤카스의 음악과 조화를 이루며 영화 "판타지아"가 미국 국회 도서관의 영구 보존 작품으로 선정되는데 일조를 한 뛰어난 작품성을 지닌 작품입니다.
이 "마법사의 제자"는 판타지아를 대표하는 에피소드이기에 2000년에 새로 제작된 "판타지아 2000"에서도 새롭게 지휘자 "제임스 르바인 (James Levine, 1943~)"과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며 영상은 디지털화만 시킨 버젼으로 6번째 장에 등장합니다.
마법사의 제자 미키마우스와 빗자루 [출처: 영화 판타지아 1940]마법사가 사태를 정리하자마자 도망쳐버리는 마법사의 제자의 원작과는 달리 곡이 끝나고 난 뒤 우리의 "마법사의 제자" 미키마우스는 지휘자 스토코프스키에게 가 악수를 청할 정도의 넉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워할 수 없는 귀여운 미키마우스의 고군분투(?!)의 영상이 뒤카스의 클래식 명곡과 함께 스크린에 펼쳐지며 잊혀지지 않는 영화사의 명장면을 만들어주고 있는 "판타지아 1940" 속 "마법사의 제자" 였습니다.
판타지아 2000 속의 "마법사의 제자"에서는 괴테의 시 "마법사의 제자 (Zauberlehrling)"에 대해서도 조금더 깊게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칼럼 시리즈 제목의 배경이자 판타지아 1940의 명장면인 미키마우스와 지휘자 스토코프스키의 악수 장면 [출처: 구글]다음 칼럼에서는 클래식 연주자들에게도 까다롭고 해석하기 힘든 작품으로 알려진 스트라빈스키의 대표작 "봄의 제전 (The Rite of Spring)"이 판타지아 1940 속에서 어떻게 해석되고 표현되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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