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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냥이 Mar 16. 2017

영화를 살린 클래식 #12

영화 미션임파서블 로그네이션, 푸치니 투란도트 중 Nessun Dorma

안녕하세요. 매달 2, 4번째 주에 영화 속 잊혀지지 않는 클래식 명곡들을 모은 '영화를 살린 클래식' 칼럼으로 찾아오는 바이올리니스트 겸 비올리스트 "쏘냥 (박소현)"입니다.


오늘은 판타지아 시리즈가 아닌 블록버스터 영화 한편 쉬어가보려 하는데요.

2015년 여름, 인상적인 시원한 주제곡과 함께 "로그네이션"이란 부제로 찾아온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의 간판 작품인 "미션 임파서블" 그 다섯번째 이야기인 "미션 임파서블 (Mission Impossible-Rogue Nation)"입니다.



로그네이션의 포스터 [출처: 구글 이미지]



이 "로그네이션"은 특히 몇번이나 미션 임파서블의 촬영을 거부했던 것으로 유명한 콧대 높은(??) 오스트리아의 비엔나 오페라하우스에서 삼고초려 끝에 극적인 허가를 받아 촬영을 한 것으로 알려져 제작 과정에서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던 영화입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이 영화에서는 영화의 중반부부터 마지막까지 우리 귀에 익숙한 클래식 작품이 흘러나오는데, 이 클래식 작품은 그 유명한 주제곡보다도 더 많이 이 영화의 배경 음악으로 차지하고 있답니다.

이 작품은 바로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 (Turandot)" 중 "네순 도르마 (Nessun Dorma) - 아무도 잠들지 못하리" 입니다.



"파바로티 (Luciano Pavarotti, 1935~2007)"가 노래하는 Nessun Dorma [출처: 유튜브]



페르시아 어로 "투란의 딸"이란 뜻의 "투란도트 (Turandot)"는 이탈리아 작곡가 "푸치니 (Giacomo Puccini,1858~1924)"의 유작이며 라보엠, 토스카, 나비 부인과 함께 그의 가장 대표적인 오페라 중 하나로 칭송받는 작품입니다.

1926년 초연된 이 작품은 일본을 배경으로 한 그의 오페라 "나비 부인"처럼 중국을 배경으로 해 공, 탐탐, 종과 같은 동양 악기들과 아시아 음악의 특징이기도 한 5음만을 사용하는 5음계를 도입해 중국풍의 느낌을 잘 살린 작품이면서 푸치니의 음악적인 과감한 시도와 완성미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1926년 "투란도트" 초연 당시 포스터 [출처: 위키페디아]



고대 중국 북경 황궁의 공주 투란도트는 그녀에게 청혼을 하는 모든 남자들에게 세가지 수수께끼를 내고, 맞추지 못할 경우 참수를 시켜버리고 있었습니다. 이방의 왕자 "칼라프"는 그의 아버지 "티무르"와 그를 사랑하는 노예 "류"의 만류를 뿌리치고 이 영원히 풀지 못할 것 같은 수수께끼에 도전하게 됩니다.


첫번째 수수께끼 "이것은 어두운 밤을 가르며 무지개 빛으로 날아다니는 환상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으며 아침이 되면 사라졌다가 밤마다 새로 태어나죠."의 답인 "희망 (La Sprenza)"을 답한 칼라프 왕자, 두번째 수수께끼인 "불꽃처럼 타오르지만 불꽃은 아니며, 생명을 잃으면 차가워지고 승리를 꿈꾸면 뜨거워지며, 그 색은 석양처럼 빨갛다"의 답인 "피 (Il Sangue)" 역시 맞추며 북경 시민들의 환호를 받습니다.

얼음장같이 차가운 마음을 지닌 투란도트는 불안해하며 마지막 수수께끼인 "그대에게 불을 붙이는 얼음, 이것이 그대에게 자유를 허락하면 그대는 노예가 되고, 그대를 노예로 삼으면 그대는 왕이 돼."를 외칩니다.

칼라프의 대답은 "투란도트!"


칼라프 왕자는 모든 수수께끼를 풀었지만 투란도트는 인정하지 못하고 그런 공주에게 환멸을 느낀 왕자는 자신의 이름을 맞추면 결혼을 포기하고 떠나겠다고 합니다. 공주는 그의 이름을 알아내기 위해 노예 류와 티무르를 잡아와 강요하지만 류는 사랑하는 왕자를 위해 목숨을 끊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밝히고 중국을 떠나려는 왕자의 모습에 참회를 한 투란도트는 왕자를 붙잡으며 이 오페라는 왕자와 투란도트의 사랑의 결실이 이뤄지며 해피엔딩(?!)으로 끝나게 됩니다.



비엔나 오페라 하우스 내 미션임파서블 월드 프리미어 [출처: 구글 이미지]



영화 "미션 임파서블 - 로그네이션"에 삽입된 "아무도 잠들지 못하리"는 3막에서 왕자가 자신의 이름을 알아내면 혼인을 취소하겠다는 장면에 나오는 아리아이며, 우리에게는 잘못된 번역 제목인 "공주는 잠 못 들고"라는 제목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가사는 아래와 같습니다.


아무도 잠들지 못하리, 그대도 공주여.
그대는 차가운 방에서 별을 바라보네.
사랑에 떨고 희망에 떨고 있네..
하지만 비밀은 내게 있으니 아무도 나의 이름을 모르지.
아니, 아니, 내 입으로 당신에게 말하게 되리라.
빛으로 환해질 때에...
내 키스는 고요함을 깨고, 당신을 내 것으로 만들리.
사라져라 밤아, 희미해져라 별아..
새벽이 되면 나는 이기리...


재미나게도 영화 로그네이션에서도 주인공 "에단 헌트 (톰 크루즈)"는 3가지 수수께끼를 풀어야 합니다. 주인공과 그의 동료들이 속한 IMF에 반하는 테러집단인 "신디케이트", 그 신디케이트에 속한 듯 보이지만 위험의 순간에는 늘 주인공을 도와주는 아름다운 여자 주인공 "일사 (레베카 퍼거슨)"의 정체,신디케이트의 자금을 쥐고 있는 "레드 박스의 암호"까지...



오페라하우스 안에서 암살을 준비하는 일사 [출처: 영화 로그네이션 中]



특히 "네순 도르마 (Nessun Dorma) - 아무도 잠들지 못하리"는 남녀 주인공이 마주하는 순간 더욱더 극적으로 영화 속에서 울려퍼지는데, 그 중 비엔나 오페라하우스의 투란도트 공연 속에서 긴박한 액션 장면에서는 극장 안에 울려퍼지는 칼라프 왕자의 목소리와 어우러져 긴장감 넘치는 장면을 연출해 냅니다.

영화의 마지막까지 "네순 도르마"는 다양하게 변주되어 여주인공 일사의 애뜻한 마음, 두 주인공의 로맨틱한 감정의 연결고리 등을 잘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네순 도르마" 가사 중 "나는 이기리" 부분은 가장 고음인 "A (라)"음이 울리는 장면으로, 신디케이트의 저격수인 "일사"가 이 음이 나오는 순간 오스트리아 총리의 머리를 저격하는 신호로 받기로 했던 "저격 포인트"이기도 했습니다. 과연 그녀는 암살에 성공하였을까요? 아니면 에단 헌트가 그녀를 저지할 수 있었을까요


아마 이 질문의 답은 오페라 속 투란도트 공주의 대답과 일맥상통할 것입니다.

"저는 그의 이름을 알아냈답니다. 그의 이름은 바로.... 사랑!"



저격포인트가 된 네순도르마의 가장 고음 부분 [출처: imslp]



다음 칼럼에서는 다시 "판타지아" 시리즈로 돌아와 그 4번째 장, 봄의 제전과 판타지아 1940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다른 칼럼들과 연주 일정, 레슨 등은 www.soipark.net 에서 확인하실 수 있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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