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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냥이 Feb 15. 2021

영화를 살린 클래식 #65

웜바디스 - 비발디 플루트, 오보에를 위한 협주곡

안녕하세요. 매달 첫 주에 영화 속 잊혀지지 않는 클래식 명곡들을 주제로한 '영화를 살린 클래식' 칼럼으로 찾아오는 바이올리니스트 겸 비올리스트 쏘냥 (박소현)입니다.


오늘은 요즘 킹덤, 워킹데드 등 엄청나게 인기를 끌고 있는 '좀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와 드라마들 중 가장 독특한 스토리라 인정받는 내용으로 잘 알려진 영화 '웜 바디스'와 이 영화에 등장하는 클래식 작품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 웜 바디스 포스터 [출처: 구글 이미지]



가수로 앨범을 발표하기도 하였던 미국의 작가 '아이작 마리온 (Isaac Marion, 1981-)'이 2010년 발표한 소설 '웜 바디스 (Warm Bodies)'는 큰 히트와 함께 2013년 영화로도 제작되었는데요. 웜 바디스는 '좀비 로맨스 소설'이란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였으며, 아이작 마리온은 웜바디스의 시리즈인 '더 뉴 헝거 (The new hunger)', '더 리빙 (The Living)' 등의 좀비 로맨스 소설을 현재까지도 발표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원작 소설 작가 아이작 마리온 [출처: zimbio.com]



이 원작 소설을 토대로 만들어진 영화 '웜 바디스'는 '더 나이트 비포', '스내치드', '롱 샷' 등을 연출한 감독 '조나단 러빈 (Jonathan Levine, 1976-)'이 연출을 맡고, '어바웃 어 보이', '매드맥스', '엑스맨' 시리즈, '더 페이버릿', '미션 임파서블' 등에 출연하여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잉글랜드 출신의 배우 '니콜라스 홀트 (Nicholas Caradoc Hoult, 1989-)'가 매력적인 좀비 'R'을, 그리고 호주의 배우이자 모델 '테레사 파머 (Teresa Mary Palmer, 1986-)'가 '줄리' 역을 맡아 2013년 개봉하며 큰 이슈가 된 영화입니다.



https://youtu.be/07s-cNFffDM

영화 '웜 바디스' 공식 트레일러 [출처: 유튜브]



큰 틀에서는 셰익스피어의 소설 '로미오와 줄리엣'을 현대적인 좀비물로 재해석한 작품이란 평가를 받는 '웜 바디스'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좀비 R은 살아가기(?) 위해 인간을 사냥하지만 생각을 하고 감성을 지니고 있는 특이한 좀비입니다. 그나마 지성이 아주 조금 남아있는 또다른 좀비 M과 의사소통을 하며 폐허가 된 공항에서 하루하루 연명해 나가던 중, R은 물자 조달을 나왔던 페리와 동료들을 사냥하게 됩니다. 

인간의 뇌를 먹으면 다른 인간의 기억을 대리 체험할 수 있는데요, R은 페리를 살해하지만 그의 여자 친구 줄리에게 반해 그녀를 자신의 은신처로 데려가게 됩니다. 페리의 뇌를 보관해두고 그의 뇌를 조금씩 먹으며 기억을 공유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R은 점차 페리의 여자친구 줄리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요. R의 얼어붙었던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하고, R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갈 수 있는 희망을 가져도 되는걸까요? R과 줄리의 사랑은 이뤄질까요? 아니면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슬픈 결말을 맞게 될까요?



소설 원작 '웜 바디스'의 표지 [출처: 구글 이미지]



이 조금은 엽기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스토리인 영화 '웜 바디스'에는 딱 한번 클래식 작품이 등장하는데, 바로 붉은 머리의 사제 '비발디'의 '화성의 영감'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인 두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입니다. 하지만 조금은 다른 형태의 음악으로 등장하죠.


'안토니오 비발디 (Antonio Lucio Vivaldi, 1678-1741)'는 '사계'로 상징되어지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작곡가이자 바이올린 연주자, 그리고 성직자입니다.

비발디는 그의 가장 유명한 작품인 '사계'를 비롯하여 미사 '글로리아'와 수많은 협주곡들을 작곡하였으며, 바이올린과 첼로를 포함한 다양한 편성으로 작곡된 12개의 협주곡 모음집 '화성의 영감 (L'Estro Armonico)'를 1711년에 발표하며 기악곡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다.



비발디의 초상 [출처: 위키피디아]



'조화의 영감'이라고도 불리는 이 화성의 영감은 특히 지하철 환승 시에 울리는 음악으로도 익숙한 6번 협주곡 '바이올린을 위한 가단조 협주곡 (Concerto for Solo Violin & Strings in a minor, RV.356)' 중 1악장 알레그로가 가장 유명합니다. 이 6번 협주곡을 제외하고 가장 유명한 작품이 바로 8번 '두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가단조 협주곡 (Concerto for 2 Violins & Strings in a minor, RV.522)'입니다.


2006년 비발디의 전기 영화 '비발디 (Antonio Vivaldi, un prince a Venise)', 2011년 공포 영화 '돈 비 어프레드-어둠 속의 속삭임 (Don't be afraid of the Dark)'에도 등장한 2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은 1악장 '알레그로 (Allegro)', 2악장 '라르게토 에 스피리토소 (Larghetto e Spiritoso)', 그리고 3악장 '알레그로 (Allegro)'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https://youtu.be/3ohcVW6SVok

필자가 플루트, 바이올린, 피아노를 위한 버전으로 직접 연주하는 비발디의 2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영화 '웜 바디스'에서는 R이 페리의 뇌를 먹으며 그의 기억을 함께 공유하는 장면들 중 한 장면에서 비발디의 두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가단조 협주곡 중 1악장 알레그로가 등장하고 있는데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2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의 모습이 아니라, 플루트와 오보에, 그리고 현악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으로 편곡된 버전이 배경 음악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페리가 줄리, 그리고 줄르의 아버지와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줄리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기억을 떠올리는 R의 모습을 그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겨주는 비발디의 '플루트와 오보에를 위한 협주곡'은 영화가 아니면 잘 듣기 힘든 조합으로 연주되고 있으며, 더욱 그로테스크하지만 로맨틱하기도 한 이 영화의 느낌을 매우 잘 살려줍니다.



영화 웜 바디스 중 [출처: 다음 영화]



*다른 칼럼들과 연주 일정, 레슨 등은 www.soipark.net 에서 확인하실 수 있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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