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 이야기-마림바 (Marimba)
바이올리니스트, 비올리스트 겸 칼럼니스트 박소현이 선보이는 브런치 매거진!
클래식이 먼나라 이야기처럼 생각되는 당신!
공연도 가고 싶고, 즐기고도 싶은데 어떻게 접근해야할지 모르는 그대!!
'알쓸신클'을 읽다보면 어느새 클래식을 사랑하는 당신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섹시한 클래식 뇌를 갖기 위한 칼럼
'알'고나면
'쓸'데 많은
'신'나는
'클'래식,
오늘은 제가 웹진 '하루 예술'에 연재 중인 <오케스트라 악기 시리즈>를 재구성한 <악기 이야기> 그 여덟 번째 시간으로 아이폰 그 벨소리의 주인공 '마림바'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원글은 https://www.todayart.kr/post/528?ca%5B%5D=3&findex=&skeyword= 에서 만나보실 수 있어요!
생김새만 봤을 때는‘실로폰 아냐?’라고 착각할 수도 있는 마림바는 악기 자체를 손이나 ‘채’와 같은 도구를 이용하여 두드리거나 흔들거나 긁어서 소리내는 ‘타악기 (打樂器)’에 속하며 그 중 음의 높낮이를 가진 ‘유율악기’입니다. 또 악기 몸통이 직접 진통하여 소리를 내는 ‘체명악기’, 즉 ‘몸울림악기’이기도 해서 보통 “밑에 공명관이 달린 큰 실로폰”이라 생각하면 되는 악기입니다.
마림바의 조상은 아프리카의 ‘발라폰 (Balafon)’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도 연주되는 발라폰은 콰테말라에서 조롱박을 울림통으로 쓰는 '마림바 데 테코마테스 (Marimba de tecomates)'로 발전하였으며, 흑인들이 노예로 유럽, 아메리카 등지로 이주하며 전파되게 되었습니다.
마림바는 ‘스와힐리어’로 잘 알려진 ‘반투 (Bantu)’어에서 유래한 단어입니다. 아프리카의 종족 중 하나인 반투족이 쓰는 언어인 반투어로 ‘마 (Ma)’는 ‘많은’이란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림바 (Rimba)’는 건반, 음판을 의미합니다. 마림바와 실로폰은 목재로 된 음판을, 비브라폰과 글로켄슈필의 재질은 쇠로 되어있다 생각하면 헷갈리기 쉬운 이 악기들을 구분하기 쉽습니다.
마림바는 ‘톤 플레이트 (Tone Plate)’라고 불리는 피아노의 건반과 같은 나무 음판을 프레임 위에 얹어서 연주하는 악기입니다. ‘로즈우드 (Rosewood)’로도 일컫는 자단나무를 이용한 목재를 사용한 이 음판은 길이가 길어질수록 낮은 음을, 길이가 짧아질수록 높은 음을 소리내게 됩니다. 4옥타브에서 그 이상의 음역대의 음판들을 피아노처럼 2단으로 아래는 ‘도, 레, 미, 파, 솔, 라, 시’ 음을, 위에는 ‘도#/레b, 레#/미b, 파#/솔b, 솔#/라b, 라#/시b’을 위치시킨 마림바는 그 긴 길이 덕분에 2인의 연주자가 함께 연주할 수 있을 정도의 폭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마림바의 음판들은 하나하나 따로 프레임에 놓여있는 것이 아닌, ‘바 서스펜션 코드 (Bar suspension cord)’라 불리는 줄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또한 조롱박이 아닌 금속 재질의 원통의 파이프로 만들어진 공명통이 프레임 아래쪽에 붙어 음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 공명통의 밑부분은 막혀있어 건반의 진동이 공명통 안에서 중폭되는 구조로 이뤄져 있습니다.
마림바는 채로 음판을 두드려서 소리내는 악기이며, 이 채를 ‘말렛 (Mallet)’이라고 부릅니다. 말렛은 두드리는 부분의 재질에 따라 그 종류가 여러 가지가 있으며, 어떤 재질의 말렛을 쓰느냐에 따라 소리가 천차만별이 됩니다. ‘타구봉’이라고도 불리는 둥근 끝부분이 쇠, 경질 고무, 나무로 된 말렛인지, 털실이나 펠트로 감긴 것인지에 따라 같은 음판을 두드리더라도 소리가 경쾌하거나 강하거나 밝거나 부드러운 소리가 나기 때문입니다.
마림바 연주자들은 말렛을 한 손에 하나씩 잡고 연주하기도 하지만, 솔로 연주를 할 때나 여러 화음이나 트레몰로와 같은 테크닉이 들어가는 작품을 할 때에는 한 손에 2개씩 총 4개나, 한 손에 3개씩 총 6개의 말렛을 쥐고 연주하기도 합니다.
마림바는 그 악기의 특별한 음색과 폭넓은 음역, 그리고 수많은 가능성 덕분에 마림바 연주자들은 다양한 악기들의 작품들을 마림바로 연주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작곡가 ‘엠마누엘 세조네 (Emmanuel Sejourne. 1961-)’나 덴마크 작곡가 ‘앤더스 코펠 (Anders Koppel, 1947-)’, 과테말라의 작곡가 ‘호르헤 사르미엔토스 (Jorge Sarmientos, 1931-2012)’ 등의 작곡가들이 작곡한 마림바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들은 이러한 마림바의 솔로 악기로서의 매력을 듬뿍 담아내고 있습니다.
https://youtu.be/MshU_gD9wm0?t=10
마림바는 애니메이션 OST나 핸드폰 벨소리 외에도 다양한 음악에서도 쓰이고 있는데, 가장 의외인 것은 영국의 록밴드 ‘롤링스톤즈 (The Rolling Stones)’가 1966년에 발표한 네 번째 정규 음반 ‘에프터매스 (Aftermath)’에 수록된 인기곡 ‘언더 마이 텀 (Under my thumb)’에서 멜로디를 마림바가 연주한다는 것입니다. 27세에 요절한 롤링스톤즈의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존스 (Lewis Brian Hopkins Jones, 1942-1969)’가 직접 마림바로 연주한 이 곡에서 마림바는 어둡다 못해 음침하기까지 한 가사를 희석해주며 발랄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울려퍼진 애국가의 반주를 맡기도 한 마림바는 오케스트라 악기를 넘어 다양한 장르에서 우리가 마주할 수 있는 매우 매력적인 솔로 악기이자 앙상블 악기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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