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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phie Park May 22. 2019

Before the Flood

Let us not take this planet for granted

'Veganism'


몇 년 전만 해도 이 단어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불편하다'는 것이었다. 영국에 살면서 채식주의자였던 친구들과 함께 살게 되었고, 마트에서 물건 하나를 살 때에도 뒤의 성분을 꼼꼼하게 따져서 구매하는 친구들을 보며 채식주의자로 살아가는 것은 불편하다고 생각했다. 요즘에는 불편한 일이 더 늘어났다. 일회용 사용을 제한하고, 종이 빨대를 사용하고, 비닐봉지는 제공하지 않거나 유상으로 구매해야 한다.


우리가 당연하고 편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들이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지구를 망가트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변화는 느리고 우리 눈앞에 직면한 불편함은 크게 다가오기에 그 사실을 쉽게 모른 채 한다.



비건 화장품 브랜드 멜릭서에서 개최한 환경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Before the Flood (비포 더 플러드)』를 보게 되었다. 처음에 환경에 관한 다큐멘터리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뻔한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석탄 에너지 사용으로 인해 Global Warming (지구온난화)가 진행되고 있고 그로 인해 환경이 파괴되어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너무나 많이 들어왔다. 중요한 이야기이고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렸을 적부터 너무나도 많이 들어 약간의 면역력(?)이 생긴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Before the Flood』에서 담고자 하는 이야기는 내가 알고 있었던 것보다 더욱 심각했고, 안다고 생각했지만 모르고 있었던 것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우리의 '생활'과 '소비'가 환경을 오염시킨다.


석탄에너지가 우리의 환경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이 다큐멘터리 영화뿐만 아니라 미디어를 통해 쉽게 들을 수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그 어디에서도 우리의 '생활패턴'과 '소비습관'이 환경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들을 수 없다.


가축의 메탄 (Methan) 배출량 비교 (출처 insideclimatenews.org)


사람들의 생활이 조금 더 살기 좋아지고, 물질적으로 여유로워지면서 식습관도 많이 변화되었다. 그중에서 소고기는 육류 중 가장 좋은 것으로 인식되어 지금 이 순간에 엄청난 양이 유통되고 있다. 하지만, 소고기를 얻기 위해서 키우는 소는 풀을 씹는 과정에서 메탄을 발생시키고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몇 배 강력하게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미친다. 소를 키우기 위해서는 닭과 채소/밀 등을 키우기 위해 필요한 토지보다 몇 십배 더 넓은 토지가 필요하다.


팜유 공장과 숲 (출처 earthobservatory.nasa.gov)


우리는 팜유에 대해서도 들어봤을 것이다. 고혈압 만성질환이 늘어가면서 식물성 기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높아졌고 그것을 이용하여 많은 회사들이 식물성 기름인 '팜유'로 제품을 생산한다는 광고를 내세웠다. 우리는 지금까지 팜유가 '우리의 몸'에 어떻게 이로운지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그것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환경 파괴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Before the Flood』에서는 팜유의 최대 생산지인 인도네시아의 팜유 공장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팜유를 생산하기 위해서 엄청나게 넓은 숲이 사라져 가고 있으며 그 속의 동물들도 살 곳을 잃었다.


담배 회사가 담배 판매량을 늘리기 위하여 의사들을 앞세워서 흡연이 몸이 끼치는 영향을 축소하기도 하고 심장병 및 암의 원인을 흡연이 아닌 다른 곳에서 찾아서 사람들에게 알렸던 것처럼 값이 저렴한 팜유를 사용하여 제품을 생산하는 대형 기업에서 Global Warming (지구온난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허상이라고 미디어를 통해 퍼트렸다.


# 눈앞에 다가온 '진실'을 마주해야 할 시간


『Before the Flood』에서 인도를 방문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미국은 우리에게 화석에너지를 사용하지 말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사용하라고 말하죠. 그럴 때마다 난 이렇게 말해요. 그렇게 쉬우면 당신들부터 먼저 써서 모범을 보이세요"라고 말한다. 이에 디카프리오는 미국이 그러한 모순된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당장의 생활패턴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한다. 이 진실된 대답이 기억에 남았다. 앞서 언급한 소고기와 팜유가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모르고 있었다고 변명할 수도 있지만, 우리가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생활패턴'과 '소비성향'을 바꾸기란 쉽지 않다.


변화의 가장 큰 장애물은 변화가 가져오는 눈앞의 '불편함' 때문일 것이다. 좋아하는 소고기를 줄여야 하고, 과자 한 봉지를 살 때에도 성분에 팜유가 들어있는지 따져보며 사는 것은 생각보다 힘들 것이다. 우리가 피부로 위험을 감지하지 못하면 변화하기 어렵다.


미국 플로리다 ( 출처 www.beforetheflood.com)


하지만, Global Warming (지구온난화)의 위험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크고 가깝게 다가와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2년간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눈에 담은 지구의 모습은 처참했다. 그 변화가 바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는 미국인으로서 지구 반 바퀴의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의 나라 '플로리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플로리다는 미국에서 지대가 낮은 지역으로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홍수의 위험이 커졌다. 펌프를 이용해서 물을 퍼내고 있지만, 물이 조금만 넘쳐도 차와 집이 침수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영화『레버넌트』에서 눈이 쌓인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지구 반 바퀴를 돌아가야 했던 이유도 거기에 있다.


# 변화가 시작되어야 하는 시점은 '지금 이 순간'이다.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할 때마다, 장바구니를 챙겨 나갈 때마다 '나 하나 달라진다고 세상이 바뀌겠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하지만, 『Before the Flood』에서는 대중이 정치인을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인이 대중을 추종한다고 말한다. 내가 변화하고, 나와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그것이 대중의 의견이 되면 나라의 권력을 가진 정치인도 대중을 쫓을 수밖에 없다. 개인이 그 큰 변화의 시작점에 놓여있다.  


우리는 아직 늦지 않았다. 아니 한참 늦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부터라도 변화하지 않으면 정말로 그 끝이 찾아올 것이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에서 소개되었던 우주 과학자의 긍정적인 예견처럼 우리가 지금이라도 행동을 취한다면 지구는 다시 돌아올 수 있다. 그것이 얼마나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말인지, 개인의 의견일 뿐인지 생각하면서 받아들여야겠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가 벼랑 끝 마지막 그 시점에 도달했다는 사실이다.


# Let us not take this planet for granted.


아래의 글은 2016년 『레버넌트』로 아카데미 상을 받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수상소감의 마지막 부분이다. 그의 수상소감이 『Before the Flood』라는 영화가 만들어진 목적에 대해 잘 요약해주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2016 오스카상 (출처 www.smh.com.au)


A world that we collectively felt in 2015 as the hottest year in recorded history. Our production needed to move to the Southernmost tip of this planet just to be able to find snow. Climate-change is real, and it is happening right now, it is the most urgent threat facing our entire species, and we do work collectively together to stop procrastinating. We need to support leaders around the world who do not speak for big polluters, big corporations, but who speak for all of humanity, for indigenous people of the world, for the billions of billions of underprivileged people, who would be most affected by this, for our children's, for those people out there whose voices have been drowned out by politics of greed.


I thank you all for this amazing award tonight. Let us not take this planet for granted. I do not take tonight for granted. Thank you so very much.


[한글 해석]

우리가 함께 느낀 2015년은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였습니다. 저희 제작진은 눈을 찾기 위해 지구 상 최남단으로 가야 했습니다. 기후 변화는 사실이며 지금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지구 상의 생명체에게 닥친 가장 급한 위기이며, 우리는 이것을 더 이상 미루지 않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공해 유발자와 대기업을 대변하는 리더가 아닌 인류를 위하고, 세계의 토착민들, 지구 온난화의 가장 큰 피해를 받고 있지만 보호받지 못하는 사람들, 아이들, 그리고 정치적 욕심에 의해 자신의 의견을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하는 리더를 지지해야 합니다.


오늘 밤 이 엄청난 상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의 지구를 당연하게 여기지 맙시다. 저도 오늘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함께 영화제를 참석했던 분들과 멜릭서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여러 오가는 이야기 속에서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고, 또 영화가 다 담지 못한 부분, 영화가 제작된 2016년도와 3년이 지난 지금의 달라진 점들을 이야기하면서 영화를 보며 들었던 여러 가지 감정이 더욱 깊어졌다.


모든 문제는 그 문제를 인식하는 데에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아직 인간이 망가트려 놓은 환경을 되돌리기에 우리의 노력은 너무나 부족하지만 조금은 긍정적으로 바라보려고 한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처럼 자신의 영향력을 활용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오늘의 삶에서 차 대신 조금 걷고,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는 것. 그러한 노력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생긴다면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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