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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phie Park Feb 14. 2021

이직을 준비하다 만난 네덜란드

#라이프이스고잉온 #1

회사에서 찍은 유일한 사진 (그마저도 화장실)

2017년 추석을 앞두고 입사했던 회사에서 4년 차 직장인이 되었다. 뭐가 그리도 급했는지 모르지만 영국에서 학사를 졸업하자마자 회사에 들어갔고 '회사 가기 싫다'라는 말을 반복한 채 3년이 흘렀다.


3년이라는 시간은 짧다면 짧고, 또 길다면 긴 시간인 것 같다.

처음으로 회사라는 공간에서 사회생활을 배웠고, 여러 가지 사람에 치이기도 일에 치이기도 했다. 그 어느 정도 나름대로는 능력을 조금씩 인정받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품어도 당장 안정적인 직장을 박차고 나올 용기는 없었다. 그러다 작년 코로나가 시작되고 나서 많은 산업과 사람들의 삶이 바뀌었다. 내가 몸담고 있던 제약 업계도 많은 변화가 있었고, 특히나 나는 해외 개발 & 수출 부서에 있으면서 많은 프로젝트들이 기약 없는 기다림에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그렇게 다시 한번 이직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퇴근을 하고 이력서를 써보기로 했다. 하지만, 이전 직장에서 해외 수출, 사업개발, 허가 등 영어 붙은 서류는 다 들여다보는 부서에 있다 보니 이력서에 내가 그동안 무엇을 해왔는지 한 단어로 정리하기가 어려웠다. 어떻게 보면 여러 가지를 많이 했다 생각할 수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보이기도 했다.


그렇게 자신 없는 이력서를 들고 지금보다 더 나은 조건의 회사를 가려고 하니 그 어느 회사가 얼른 오라고 할까. 그래서 여러 플랫폼에 올려놓은 내 이력서를 잊어버릴 때쯤 헤드헌터에게서 연락이 왔다.


이력서를 올려놓았기 때문에 헤드헌터 연락은 여러 번 받았었지만 서로의 조건에 부합하는 회사는 많이 없었다. 그러다 연락이 온 헤드헌터에게서 낯선 이름을 듣게 되었다.


네덜란드에 자리가 있는데 관심이 있냐는 질문이었다.


.....네덜란드?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나라였고, 업계도 지금 있는 회사와는 조금 다른 곳이었지만 왜인지 모르게 거절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관심이 있다고 대답했고, 이력서를 보냈다. 이력서를 보내고 갑자기 내가 무슨 일을 한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로 내가 네덜란드에 갈 수 도 있는 건가?


여러 군데 이력서를 넣었지만 연락이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내가 설마 붙겠어라는 생각도 들었다가 또 진짜 붙으면 어떡하지? 네덜란드는 살만한가? 여러 가지 생각에 휩싸였다.


그렇게 많은 생각이 이리저리 나를 지나가는 그 시간, 2020년도 추석을 지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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