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씨의 일기장.
오늘 친구와 음.. 이런저런 채팅을 하다.. 이런 문장을 적었다. <무감각하게 하다보면 무감각해지겠지>..라는..
그러니까.. 나는 매일 불어공부를 하고 있다. 뭐 투철한 목표의식 같은 거 없이.. 그냥 인터넷 틀어놓고.. 이리저리 외치면서.. 큰 의미 없는 그런 느낌으로 공부를 한다. 무려 나이가 오십이 넘은 상태이니.. 내가 이 언어를 유창해지거나 잘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 그냥 하는 거다.
친구왈.. 파리를 가니.. (참고로 나는 이유 없이 빠리를 간다.) 유익할 것 같다고..
나는 피식거릴 수 밖에 없었다. 이미 파리를 난 무려 5번 정도 갔지만.. 불어는 푸우...ㅋㅋ.. 물론 그간의 노력이 가상했는지.. 아는 문장의 글자는 읽을 수 가 있었다만.. 대화는 불어를 해봐야지라는 욕구가 있었지만... 나도 모르게 영어가 불쑥 튀어나와 언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기실 불어 공부는 큰 의미가 없다. 현재까지는..
하지만 그럼에도 nevertheless...
난 불어 공부를 거의 매일 하고 있다.
그리고 무감각하게 한다..
특별한 목적도 의식도 없이.. 시간을 축내는 느낌으로.. 멍하니 유튜브를 때릴 수도 있지만.. 뭔지 모를 이유로 불어를 떠들고 있는 것이다.
난 이유없는 행동을 지지한다.
뭐랄까.. 순수하다고나 할까.... 가.. 아니라.. 거짓말을 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뭔지 모를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말.... 그러니까 결과를 위한 원인이 제공되어야 한다는 말에 힘들어한다.
뭐 꼭 구구절절해야 하는가..
살다 보면 그냥 할 수 도 있고.. 그냥 하다 보니 그냥 그렇게 무감각해진 것이겠지..
그리고 무감각하게 이렇게 살아가는 것일 수도 있다.
의미 따위는 개나 줘버려..
물론, 난 바르트를 사랑한다. 그의 기호학을 좋아하고.. 충실한 독자이고 싶어 한다. 또한, 무정부주의자 성향을 타고나기도 했다.
즉, 어떤 행동과 언사에 의미를 찾는 일에 중시했다. 지금도 그런 일을 찾아가고 있기도 한 것 같다.
그런데.. 그 와중에 느낀 것은 우리는 꼭 의미가 없다라도... 타당하게 설명하기 어렵더라도 행하는 행동이나 결과가 항상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결과를 통해서 의미가 형성된 경우도 많다.
그러니까 무감각한 행동이 무감각하게 지속되다 보면... 커다란 무감각이 만들어지고.. 그 무감각게 의문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왜 이 짓을 할까..?
이럴 때.. 의미를 찾는다면 곤란해진다. 시작이 불분명했으니.. 과정도 불분명한 것이다.. 그냥 행동만이 있는 그런 것..
골 아플 것 없다.
어차피 골 아픈 사람들은 널려 있고, 나까지 그럴 필요가 없다.
그냥 <무감각하게 하다보면 무감각해 질수 있을 뿐>이다.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