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졸린닥 김훈 Aug 28. 2023

<연인> 섬세함이 빛나는 드라마

드라마<연인>은 무엇보다 배우들의 섬세한 표현과 연출의 정적인 몰입감이 훌륭하다. 최근 트렌드한 드라마가 빠른 전개와 동적인 이미지로 승부를 한다면, <연인>은 정반대의 모습을 통해 드라마의 정서를 나타내고 있다. 


병자호란이라는 사극바탕에 다소 신파적인 애정극은 어쩌면 뻔한 드라마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을 섬세한 연출로 느낌이 다른 드라마를 만들어 낸 것이다. 사극이 많은 모티브를 만들어 내면서 <연인>이라는 좋은 드라마를 보여주는 것 같다. 


이 드라마의 단연 최고는 남궁민의 정제된 대사와 연기가 정점이다. 안은진의 많을수도 투박할 수 도 있는 대사와 이에 대조되는 남궁민의 절재 된 모습은 <연인>이 가진 감성을 극대화하는 것 같다. 많은 말을 하고 싶지만, 표현할 수 없는 어떤 무엇이 있다. 


백 마디의 말을 대신하는 연민과 그리움을 그는 말없이 표현하고 있다.


<연인>이라는 드라마를 건조하게 본다면, 상당히 신파스러움이 있다. 어찌보면 흔한 구조의 멜로드라마일 수 있다. 좋아하는 감성을 안고 있는 남자와 선택에 주저하는 여자의 모습은 그냥 뻔한 구조의 드라마다. 하지만, 이 뻔함은 남궁민의 정제된 모습으로 독특한 감성의 드라마로 변했다. 

<출처:https://program.imbc.com/mydearest 드라마 연인 공식홈페이지>

물론, '황진영' 작가의 극본도 좋다. 작가는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에서도 사극 속에서 애틋함을 만드는 감성에 힘을 보였다. 애절하지만, 정제된 그런 모습이 전작에 있었다. <연인>은 <역적>과는 다른 느낌이지만, 마음에 묻어두는 어떤 그리움의 심층이 있다. 이를 글로 끌어내는 작가의 힘은 훌륭하다. 


또한 영상으로 표현하는 연출도 일품이다. 


드라마의 기본이 통속적일 때는 연출이 이를 한 끗 차로 벌려주어야 하는데, <연인>은 충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남궁민이라는 배우에서 시작된 힘이라 할 수 있는데, 이를 잘 활용하는 연출은 극의 가치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 결국 뻔한 내용일 수 있지만, 작가의 극본과 출연진의 감성, 그리고 연출의 힘이 필요하고 <연인>은 이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시청률도 요즘 지상파에서 드문 10%대를 넘기며, MBC드라마의 명맥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편성은 최종 20회인데 파트를 나눠 할 예정인 것으로 나와 있다. 파트별 10회 편성인 것으로 나오는데.. 현재 1파트의 8회차가 지나가며, 그리움이 만들어지는 시점까지 왔다. 


앞으로 이 그리움이 어떻게 내면화되고 재회로 이어질지가 이야기의 큰 축이 될 것이며, 여기에 걸맞은 에피소드가 중요할 것이다. <역적...>의 경우처럼 마음 아픈 그런 것이 될지, 아니면 애정어른 순애보로 마무리될지는 무궁이다. 느낌은 마음 아픈 그런 앤딩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슬픔이란 기쁨보다 더 강한 힘이 있기 때문이다.


뭐.. 어쩔지는 아무도 모르겠지만.. 참 잘 만든 드라마 <연인>이다.


*총총


작가의 이전글 <숙자씨 :결국 행복했다>초단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