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있었다. 그는 그 여자다. 음.. 여자는 직업이 없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하는 그런 사람은 아니다. 생존을 해야 하니까.. 그래서 여자는 생존력을 가지고 있다. 뭐.. 강인한 힘.. 그것은 생존.. 혹은 생명.. 그리도 또 그녀는 미식가다. 구체적인 직업은 없지만 미식가인 그녀는 항상 미식을 찾아 헤맨다. 사랑을 하는 것도 찾고 미식을 하는 것도 찾고..
그래서 그녀는 어떻게 살아가느냐.. 알바.
제시카 알바 그딴 것은 아니지만,.. 그녀는 알바로 생존의 기본 단어를 채워나가고 있다.
그렇다. 그녀는 알바천국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알바천국 광고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알바천국 광고를 보면.. '모든 생애 모든 알바'라는 문구가 있다. 이런 썅.. 일편생을 알바로 살아야 한단 말인가.. 겁나도록 소름 돋는 문장이다.
그녀는 그래서 알바천국을 싫어한다. 그래.. 그녀도 좀 안정된 직장을 가지고 싶다. 안정된 직장.. 폼나게 말이다. 커리어 우먼.. 스러운 그런 직장을 가지면서 미식을 하는 것이지... 그런 거..
아..
남자도 있다. 그 남자.. 남자는 게으르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 그냥 세수하는데 1분.. 밥 먹는데 10분을 쓰고는 곧장 그대로 공장으로 행한다. 그는 직장이 있다. 마음만 먹으면... 아니 그 직장이 생존에 있으면 평생 다닐 수 있는 직장이 있다.
그렇다고 그가 젠틀한 슈트를 입고 그런 것은 아니다. 다름 아닌 남자는
'이봐.. 총각' 혹은 '미스터 김'...이라고 불리며 일을 하는 공장 노동자다. 이 공장은 현대자동차처럼 고급진 혹은 삼성전자처럼 세련미 팍팍 있을 것 같은 그런 공장은 아니다. 여기는 마네킹을 만드는 공장이다. 수많은 진열장에 옷을 걸치며, 미모를 과시하고 있는 마네킹을 만드는 몇 안 되는 공장이랄까.. 다만.. 많은 합성 플라스틱 물질로 공장환경이 좋은 것은 아니다. 마스크.. 그러니까.. 특수 방진마스크는 필수로 끼고 있고.. 고무장갑과 안전한 작업복으로 중무장하면서 일을 하는 그런 곳이다.
내가 이곳에서는 나름 대접을 받기는 한다.
여기는 느낌 알다시피.. 중소.. 기업 공장으로 힘들고.. 그러다 보니 한국사람.. 청년이 일하는 숫자가 지극히 적다. 대부분 '여사님'이라는 아주머니와 '아저씨'라는 기계 작동하는 어르신 그리고 외쿡에서 온 브러더들이 전부다. 나름 한국청년이라 할 만한 사람은 그 남자뿐이다.
남자는 다만 게으르기에 아침 8시에 출근해서 7시에 퇴근하고.. 그냥 집안에 박혀 살고 있다. 그는 그런 게 좋은 건지 아닌 건지도 모르게 산다.
아..
남자는 여자의 신체에 대해 아주 잘 안다.
물론, 속 사정은 모르지만.. 외형.. 가슴, 팔, 다리, 얼굴, 그리고 등등등.. 그는 항상 그녀들을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나이스한 여인들의 바디를 매일 보면서 산다고나 할까..
흐흐..
뭐.. 사실 이 공장 처음 왔을 때는 부끄러웠다. 수많은 벗은 여인들의 몸이 항상 널려 있었고, 그녀들의 가슴을 열심히 만지.. 아니.. 닦아야 했고, 심지어 거기도 열심히 닦고.... 아 부끄러.. 그랬다. 응..
흐.. 그랬다.. 만,
지금은 무덤덤 해졌다. 공장일 한 지 4년이 넘어가니.. 그냥 그냥.. 무감해졌다..
그랬다..
사장이다.
'야.. 미스터 김.. 너 오늘부터 연구소에서 일해.. 봐..'
'한국말로 좀 쉽게 말할 사람이 필요해..'
'좀 더 부드러운 피부의 마네킹이 필요해.. 연구해 봐..'
네???.. 왜.... 내가..
'월급 지금보다 50% 인상, 콜?'
"콜!"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