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의 일정은 3박4일이었다. 함부르크 도시에 대한 매력을 많이 모르는 입장에서 이 기간은 나름 초행길에 둘러볼만한 곳은 얼추본 듯하다. 아쉬움이 있다면 역시 오케스트라를 직접 못 들은 것이.. 그리고 이곳에는 또다른 오케스트라가 있는데, 함부르크필 심포니 오케스트라다. 이곳은 우리에게 첼리스트로 익숙한 장한나씨가 수석 객원지휘자로 인생의 또다른 도전을 진행중인 곳이다. 여기도 들리지는 못했다. 운이 좋았다면 그녀의 지휘를 볼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여간, 여행은 확실히 아는 만큼 즐길수 있는 것이고.. 나의 함부르크는 생각보다 무지한 탓에 제한적이었다.
파리로 떠나기 전날 숙소앞에서 찍은 사진이다. 나는 그냥 일부러 흔들어 본다. 흔들어 볼대 나오는 묘한 감성에 매료되는 편인지라.. 이번에도 나쁘지 않은 모습의 사진이 나왔다.
다음날 나는 함부르크 중앙역에서 파리행 기차를 탔다. 오전 8시30분 정도.. 유럽여행이 늘면서 가급적이면 유럽내에서는 기차를 많이 탄다. 꼭 비행기보다 저렴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기차 여행이 주는 묘미와 긴장감이 있다. 베를린에서도 데세우 가는데 기차를 탔고, 베를린에서 함부르크도 기차로 왔다. 그리고 이제 파리로 향하는 길도 기차다. 유럽의 기차는 미리 예약을 하면 좀 저렴하지만, 현실적으로 미리 예약하는 것이 어렵기는 하다. 세상 일정이 어떻게 될지 자신할 수 없으니.. 그래서 나는 저렴한 기차 여행을 위해 중간에 바꿔타는 기차편을 선택한다.
대체로 기차는 직접가는 것은 비싸고, 거쳐가는 가는 것은 생각보다 확 저렴하다. 물론 시간이 걸리지만, 이리저리 확인해보면 시간차가 1시간 내외인 경우에도 가격은 상당히 차이나는 경우가 크다. 이번에도 나는 그런 기차를 선택했다. 중간에 갈아타야 한다.
이번에 갈아타야 하는 곳은 '만하임'이다. 이곳에서 1시간 정도 기다리다 TGV를 타고 파리를 향한다. 오후 12시 정도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유럽기차 여행에서 또다른 긴장감 있는 것은 자리다. 지정좌석을 사면 뭐 간단하지만, 비싸서 나는 그냥 일반좌석을 산다. 그러면 이제 의자마다 눈치를 보면서 찾아다녀야 한다. 빈자리...
물론, 창문쪽에 좌석의 예약여부를 보여주기는 하지만, 이게 생각보다 정확하지 않다. 그래서 일단은 눈치것 앉고 그러다 좌석 예약자로 보이면 비켜주고, 도서관 메뚜기 뛰듯이 하는 수 밖에 없다. 그것은 무례한 것도 아니고 어쩔수 없다. 그리고 뭐 대체로 평일에는 큰 무리가 없다.
아.. 이런여행에서 더 긴장되는 변수는 연착이다. 그런 변수가 무섭다면 직통으로 가는 열차표를 사야한다. 가격이 비싸지만, 고통은 없다. 다만, 나처럼 저렴 기차여행이라면 연착에 대한 변수는 체념하듯이 하면서 느슨해지는 게 좋다. 늦으면 늦는대로 방법이 있다. 결국 기차는 오고, 타고가면 된다. 느긋해야 어려움이 덜하다. 어차피 여행이니 바쁠것은 없다는 자세가 필수며, 변수는 또다른 여행의 묘미라고 생각해야 한다. 사실 변수들이 추억이 되는 경우가 크다. 물론, 겁도 나지만..
하여간.. 파리행 기차에서 다행이 자리나 연착은 크지 않았고 무리는 없었다. 다만.. 운치있게 비가 꽤왔다.
오후 4시 30분. 아침 8시40분에 함부르크를 출발해서 12시경 만하임에서 1시간 경유하고, 다시 기차를 타서 4시30분경에 파리 동역에 도착을 했다. 상당히 긴 시간인것은 맞다. 물론, 저가항공을 타면 1시간 내외이지만.. 생각보다 스케줄 맞추기가 어렵고, 직항은 더더욱 어렵다. 경유편을 타면 기차랑 별차이없는 경우도 허다하다.
어찌하건 별탈없이 나는 다시 파리에 도착했다. 다시 파리.. 그렇다.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