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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졸린닥 김훈 Apr 25. 2022

<우리들의 블루스>tvN드라마

블루스는 원래 좀 슬픈 장르의 음악이다. 그리고 노희경은 우리 일상 속의 수많은 불행과 슬픔에 예민한 시선을 가지고 있던 작가다. 그녀는 불행과 슬픔 속에서도 살아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원천적인 행복에 감사하고 싶어 한다. 


그나마.. 다행이... 라는 수식어를 붙여서 그럼에도 찾아와주는 행복에 감사함을 느끼고 싶어하고 그 행복의 가치를 인생의 주요한 것이라 말하고 싶어한다.


작가 노희경의 세계는 언제나 그랬듯 결핍에서 시작한다. 누구나 있는 결핍을 그녀는 시각적으로 보여주며 그 결핍에 대한 공감을 끌어내는 글쓰기를 아주 오랜동안 해오고 있다. 그녀는 어쩌면 '절망'을 사랑하는 작가일지도 모른다. 아니 또 어쩌면 아직 '사춘기'의 감성이 그대로 남아 있는 작가일지도 모른다. 


그녀는 불행했던 어떤 지점에서 더 나아가지 않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녀의 거의 일관된 글쓰기는 불행의 심화과정같다. 그나마 남아있는 행복에 대한 박탈을 그녀는 언제나 선택해왔다. 그리고 그 속에서라도 찾아야 하는 인생의 희망같은 것을 요청하기도 한다. 


사실 좀 불편하다.


<우리들의 블루스>는 여러 군상들의 여러 불행들을 나열하면서, 미덥지 않은 희망을 요청한다. 그녀의 작화가 좀 변화하지 않았을까하는 기대도 있었는데... 생각보다 그녀는 어중간한 위치에서 불행을 마무리 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그러니까 이전처럼 가혹한 조건까지는 몰고 가지... 아니다. 그녀는 여전히 가혹함의 끝을 달려가고 있다.  오히려 그 가혹함 뒤에 올 행복에 대한 가치를 이전보다 좀 덜 밋밋하게 보여주는 것 같다.


한 발작 떨어져 보는 일상으로 그렇게 만들어 버리고 있다. 


 노희경은 변화하지 않았다. 물론, 좀 변화하고 싶은 욕구가 보여지는 것 같기도 하다만... 그녀는 여전히 노희경스러움이 가득하다. 작가가 작가의 태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하나의 큰 축복일 것이다. 다만, 그녀의 불행에 대한 시선은 이제는 좀 갑갑해진다.


<우리들의 블루스>는 수많은 불행들에 대해 아니, 수많은 사건들에 대해 불행해 질수 있는 것들을 나열하며 일상화시켜 버리는 것 같다.  


노희경은 여전히 노희경이다.

그렇다.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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