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하루를 지나가면서 TV채널을 멍청하게 눌러보다가 문득 '박은빈'이 나오는 영상에 멈췄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그렇게 내 시선에 들어오게 되었다. 채널도 낯선 'ENA드라마'...
놀랍게도 <우영우>는 인간적인 감성이 소소하게 들어간 '배우 박은빈'의 괜찮은 드라마였다. 드라마는 작은 에피소드를 이어가며 회차를 구성하고 있다. 그리고 자폐 장애가 있는 변호사 우영우의 활약상.. 이면서, 인간적인 혹은 인간다운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단지, 법정 드라마로 승패 혹은 선악을 구분하는 게 아니라 무엇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가 혹은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 있는가를 법정 에피소드를 토대로 풀어주는 그런 드라마 같다. 자폐 장애인 변호사를 통해 인간적인 혹은 외면하고 있는 세상사를 보여준다고나 할까... 뭐 이야기는 더 봐야 알겠지만... 예측은 그렇다.
... 돋보이는 드라마랄까..
그것은 단지 장애를 가진 변호사가 주인공이라서가 아니라 시선이다. 그리고 그 시선을 잘 소화하고 있는 '박은빈'이란 배우의 좋은 연기가 드라마의 중심에 있다.
이 드라마는 메인 채널에서 하는 드라마는 아니다. tvN, JTBC, OCN 혹은 지상파나 종편도 아닌 최근 의욕적인 자세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뽑아내고 있는 KT계열 스카이 채널의 ENA가 방영하고 있는 드라마다.
그런 의미에서 이 드라마의 시청자 반응이 어느 정도 될지는 의문이다. 다만, 상당히 괜찮은 드라마 일 것 같다. 특히 박은빈은 과감하게 이런 제작환경의 드라마에 자신을 넣고 <브람스...>에서의 배우적 감성을 확장시키고 있다. 깨방정 엉뚱 발랄의 캐릭터에서 본인의 원례 성격에 가까운 그런 배역으로 자신을 넓혀나가는 모습이다. 바라 이전 작인 <연모>에서도 상당히 세심한 연기선을 보여주었다.
박은빈은 좋은 배우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뭐 꼭.. 이런 역을 해서가 아니라 굉장히 동적인 이미지에서 섬세한 영역으로 자신의 배우 영역을 넓혀가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자폐 장애인 역은 좋은 그림의 배역을 뽑아낸 사례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
그리고 좋은 자폐 장애인 배역을 뽑아내고 있는 문지원작가의 시선도 상당한 능력이다. 첫 드라마 작업을 무겁지 않게 은은하게 이야기를 엮는 작가의 에피소드 능력도 돋보인다. 첫 작품이 보통 힘이 많이 들어가는 것에 반하여, 작가는 과도한 힘보다는 적절한 가벼움과 인간적인 면모로 이야기를 따뜻하게 만들고 있다. 휴머니즘이랄까 그런 것을 느끼게 하는 드라마다. 매회 어떤 의미를 찾으려면 상당히 고답적이거나 진지함에서 오는 지루함이 있기 마련인데 초반에서 보여주는 드라마 구조는 편하게 보면서도 '오~' 하는 감성이다. 쉽지만 외면할 수 없는 시선을 가졌다고나 할까...
생각 외의 기대작을 '문지원작가'와 '박은빈배우'가 만들어 내고 있다. 시청률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제작사나 이를 편성한 ENA 측에 모두에게 상당히 좋은 가능성을 보여줄 것 같다.
아..추가적으로.. 좀 더 써야겠다.
이 드라마가 그렇다고 가벼운게 장점이라는 뜻은 아니다. 적절한 긴장감과 심오함 그리고 장애에 대한 솔직하면서 직시해야할 시선이 있다. 그리고 작가는 코믹을 적절히 첨가하며 극의 가겹고 무거움을 조절하며, 하고싶은 이야기를 풀어낸다. 상딩히 빛나는 수준높은 드라마 작법이다.
그렇다.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