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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졸린닥 김훈 Jun 21. 2023

건축가 : 김현진

진심의 공간, 그녀가 떠났다...

월요일.. 부인의 휴대폰에 부고의 문자가 왔다. 김현진씨의 부고였다. 아직 충분히 많은 일을 하고, 그리고 언젠가는 그 바탕으로 건축의 일가를 만들거라 기대하던 사람이었다. 


건축가 김현진


황망했다.


그녀는 건축가이자 에세이집 <진심의 공간>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나역시 <진심의 공간>이라는 책으로 그녀를 알게되었고, 그녀가 부인의 선배라는 사실은 그 이후에 알게되었다. 그리고 작년, 후배의 사진전을 보기위해 그녀는 서귀포를 찾아왔다. 그냥 거기서 서툰 인사를 하고 얼굴을 보게되었다. 


아쉽고.. 너무 안타깝다. 


그녀의 건축물에는 그녀의 언어처럼 <진심>이라는 것을 찾기 위한 부단한 고민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녀는 섬세한.. 그런 작가였다. 그녀는 건물에 아니 사물에 감성을 느끼고자 했던건 같다.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공간 속의 감성을 본연이 가진 내재된 그 무엇으로 이해하려 했고, 표현하려 했던 것 같다. 

출처 : [VILLIV]  삶 그리고 죽음을 위한 공간 - 김현진 건축가, 신세계 빌리브

 특히, 그녀는 공간에 대한 선명성을 가지고 있었다. 

이를테면.. 삶과 죽음이라는 ...

문득 그녀의 이러한 정서는 성산포 시인 '이생진'님의 싯구에도 닿아있다. 


"가장 살기 좋은 곳은 가장 죽기 좋은 곳

 성산포에서는 

 생과 사가 손을 놓지 않아서 서로가 떨어질 수 없다.

 파도는 살아서 살지 못한 것들의 넋

 파도는 피어서 피우지 못한 것들의 꽃

 지금은 시새워할 것도 없이 돌아선다" 

........  [그리운 바다 성산포 2 중에서 ]


나는 그녀의 부고를 부인으로 부터 듣고 온종일 허망했다. 그녀를 잘 알거나 친분이 있거나 그런 것은 없다. 내 생에 그녀를 본 것은 고작 한번뿐이니 사실 일면식일 뿐인 그런 사람이다. 그럼에도 그녀의 언어는 충분히 많은 정서를 느끼게 했고.. 그랬다. 그리고 왠지모를 기대감을 가졌었다. 


부인은 황급히 저녁 비행기를 타고 대구로 떠났다.

물론, 


그런들.. 부고함이 변하지는 않는다.

역시 아무리 생각해도 황망함이 밀려온다.

내가 아는 김현진 건축가는 이런 정서의 모습이다. 그녀의 페이스북 속 사진과 안개 낀 파리의 다리..


그녀는 

고독했던것 같다...


부디....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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