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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졸린닥 김훈 Jun 23. 2023

1969년, 고독 2일차...

별은 어디에 뜨는지 모른다.

그냥 차츰 차츰 무능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살아가는 것일뿐.. 언제 여기까지 내려왔는지.. 거참. 자꾸 졸여드는 것이 스스로를 지리멸렬하게 느끼게 한다. 


"쓰레기는 다 주었나요?"


여자 직원분이 선명하게 말을 해왔다.


"네... 여기.. 이정도... "


"아이.. 진짜.. 몇번을 말해요.. 그런거 말고 좀 크고, 지져분한걸 주어 오시라고요.. 담배꽁초만 담아오지 말고.. 정말 이 아저씨는 뭘 제대로 하는게 없어"

"이래서 오늘 일 다 하시겠어요.. 존댓말로 하기도 힘드네... 좀.. 일좀 제대로 하세요"


인생의 실패는 확실히 나이듦에서 온다. 성공적인 인생은 나이 듦이 있어도 별 변화없이 잘 유지하며, 의미있는 선생님이 될 수 있는데... 나같은 사람은 일할때 주어지는 직함에 잠시 잠깐 이런저런 호칭으로 불리다가 그것이 끝나면 별거 없는 실패자가 된다.


그래서 난 내 딸에게 말해준다. 


"학교다닐때 공부 열심히 해라.. 공부 열심히 안하면 아빠처럼 된다."

"쓰레기를 주어도, 꾸지람 듣는 그런 사람말이야... "

"공부 잘해.. 어떤 성과를 낸 사람이 쓰레기를 줍자나.. 선생님의 훌륭함으로 말해 지지만, 나같은 사람이 하면 엉망인 그런 것이 된다"


아쉽지만.. 내 부모가 해준 말을 난 아이에게 하는 것이다. 물론, 내가 싫어했던 말인데.. 거참.. 어쩔수 없다. 역시 고무신은 신어야 그 촉감을 아는 것인지.. 굳이 경험할 필요 없는 일을 난 경험해 버린 것이다. 


어쩐다..


벌써 스스로 은퇴를 해버린 꼴이 되어 버렸다. 나는 더 하기 위해 그만둔 것인데.. 생각대로 되는 것은 역시 없다. 


아..어쩌지..착실하게 무능해지고 싶었는데..

급격하게 무능해지고 있다.


이럴때는 도피가 필요한가..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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