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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졸린닥 김훈 Jul 11. 2023

뉴진스, 한류는 없다.

뉴진스의 신보가 따뜬하게 나왔다. 세련된 음악과 기존 한류 K팝과는 달리 완전한 미국팝 느낌으로 깔끔하게 나왔다. 특히, 일상적인 공간에서 독특한 이미지를 뽑아된 기획사의 연출력은 상당히 눈에 보이는 요소였다. 뮤직비디오에 어떤 특징적인 것을 담기위해 과도한 컨셉이 난무하는 시대에 오히려 일상적인 공간에 시선을 돌린 것은 하이브 어도어 레이블이 보여준 연출적인 독특함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했다. 


한마디로 일상에서 상큼한 보석을 보는 듯한 이미지를 만들었다.


특히 'super shy'라는 노래를 들으면서 기존의 K팝이 보인 여러장르를 혼용하던 흐름에서 확실히 뉴진스는 다른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뉴진스는 온전한 아메리칸 팝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며  다른 한류 K팝과는 다른면모를 보인다. 


다만, 뉴진스의 음악이 K팝 그룹인지는 이제 잘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뭐..이 느낌을 어떻게 이해할지는 모르겠지만.. 오히려 뉴진스를 기획한 회사 입장에서는 더 좋아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이브 레이블들은 K팝이라는 굴레보다는 그냥 팝을 하면서 보다 넓은 시장을 주도하고 싶은 것 같기도 하다. 


어찌하건 K팝이 한국을 넘어 아시아, 미국 및 유럽, 남미 등 다양한 해외시장에서 성공한 것은 한국적 정서에서 오는 언어적 특성이 있었던게 아닌가 생각을 한다. 특히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장에서 K팝은 한국어의 특성과 가끔씩 나오는 영어 몇 소절이 조화되어 하나의 이미지를 형성하면서, 독특한 문화적 특징을 만들며, 그들에게 대안적 대중문화를 보여 준 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냥 내 생각이 그런 것이니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한국의 언어적 정서와 보편적인 감성이 잘 혼합되면서, 단군이래 한민족의 문화가 가장 많이 해외에 알려진 그런 현상을 우리는 보게 된 것이라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뉴진스의 'super shy'를 듣고 있으면, 이것은 K팝이라기 보다는 미국에 있는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모여 만든 팝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하위문화적 성격을 가진... 대부분의 영어에 자국의 향수를 위한 몇 마디 모국어를 섞어 쓴 그런 음악이랄까.. 물론, 나의 이런 생각은 과도할 수 있다. 대중음악을 그냥 음악으로 들으면 될 것이지 뭐 이런거 저런거 따질 것인가?   


그런데.. 한류 혹은 K팝이라 말해두고는 결국 미국 문화에 그냥 흡수된 모습을 이번 뉴진스 음악에서 느끼게 되어 버려서 그렇다. 물론, 뉴진스 기획자들이 한류다 K팝이다 그런 것을 지향한다고 말한 적은 없다. 


역시 다만, K팝이 나름 다양하게 인기를 끌면서 자문화에 대한 의식이 상당히 좋아지고 있는 시점이었다. 그런데 그 종착지가 미국문화 그 자체가 되어버린 것은 느낌이 좋지 못하다. 마치 시장 논리에 의해 사라진 국어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간신히 살아남은 국어 몇조각....


뭐.. 사업자가 더 큰 시장을 위해 그 나라의 언어를 쓴다는 데.. 뭐라할 게 무언가.. 만..한국에서 시작한 한국의 대중문화 종착지가 아시아 이민자들이 보이는 미국 하위문화같은 느낌은 뭘까.. 굳이 하위문화라 표현하는 것은 차라리 온전한 영어로 된 팝이라면 이런 생각도 안들었을 것이다. 거의 뉴진스 신보와 동시에 발매된 투바투와 조나스브라더스의 "Do it like that"은 그냥 미국팝 그 특유의 매력이 있었다. 멋지게 미국팝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뉴진스의 이번 접근은 ...  한류 K팝의 전성기가 국어의 몰락인가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고, 기존 한류 K팝 아이돌들이 만들어 왔던, 한국 대중문화의 가능성이 한국 대중문화의 산뜻한 종말처럼 느껴졌다. 


과도한 생각이고 나이든 아저씨의 옹졸한 소리일 수 있다. 그랬으면 좋겠다.  


역시다만, 대중문화라는 것은 생각보다 파급력이 높고, 문화적 자존감의 결정체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런 대중음악에서 자국어가 한류를 포장하는 치장거리 수준으로 떨어져 나간 것은 충분히 의도된 시장적 접근이었을 것이다. 국내 시장에 대한 작은 배려이거나 혹은 해외 시장을 위한 약간의 독특한 K양념..... 


그게 뭐든 자국 대중문화에 대한 금전적 가치가 현저하게 몰락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기존의 한류 K팝의 성과가 이것인가 그런 생각을 하게된다. 한국 대중문화의 금전적 성과가 K팝이었는데 오히려 이제는 몰락의 요소가 된 것인가? 


BTS의 'Dynamite'는 충분히 성공한 K팝 그룹의 배려이자 팬에 대한 애정을 보여준 그런 곡이 될 수 있다. 이미 그들은 수많은 한국어 노래를 통해 그들의 진심을 세계에 알렸고 그런 과정에서 영어곡도 충분한 입장에 있다. 


그런데 뉴진스의 이번신보는 한국의 수출전략같은 상술이 느껴진다. 한국의 상당수 수출 제조업 상품들은 국내 시장에도 영어로된 사용자 메뉴판을 그대로 찍어서 판다. 자동차도 그렇고 거의 다 영어로된 표시판으로 가득하다. 국어가 사라진 전자제품도 다수 있다. 이유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영어권에 수출하기 편리하고 국내, 국외에 대한 구분이 없으면 생산원가를 더 절약할 수 있어 수출에 편리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더 많은 돈을 벌수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 제품들은 그런 형태로 이해를 하며 우리는 살아왔다. 수출경제에 사는 나라의 국민이니.. 자국어로 된 표시판은 정도는 포기한지 오래다. 웃긴건 비영어권 국가에는 또 그 나라말로 표시판을 찍어준다. 오직 국내 한국어만 안찍어주는 꼴이 되었다. 


그런데 ..이제 대중문화도 수출경제에 종속 되어 보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아쉽게도 너무나 잘 만들어진 이번 뉴진스의 신보는 너무나 안타까워지는 한국 대중문화의 과도한 모습을 보는 것 같다. 바램이라면 1회성으로 끝났으면 좋겠다만... 대중문화는 그냥 소모적 상품과는 달랐으면 하는데.. 아닌가?


고작 한곡을 가지고 이렇게 말하는게 과하다는 생각이 많지만.. 이 한곡이 주는 힘이 참 강했다.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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