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주차 입덧일까 아닐까

by 주민

6주가 되었고 입덧이라고 할만한 증세라고는 빈속에 울렁거리는 느낌과 조금이라고 뭘 먹어야 한다는 것. 이걸 먹덧이라고 부르는 것 같은데 그렇게 증상이 심한것 같지는 않다. 아직 안왔다고 하기엔 미약하게 경험하는 중인것 같다. 맛있게 먹던 음식이 갑자기 짜게 느껴진다던지 냄새가 선명하게 다가온다든지 하는 것들은 많이 늘었지만 사실 원래부터 후각과 미각이 예민했었기에 이정도에서 그치는게 아닌가 섣부른 단정을 해본다.


식당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입덧이 참 많이 걱정이었다. 일을 계속하지 못하면 어쩌나 이 일을 하지 않으면 굉장히 우울해 할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점점 몸은 지치고 힘이 들지만 그래도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즐거웠던 나날인데 말이다. 그래도 배가 부르기 시작하면 그만 두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퇴사일을 조정해야 했다.


그냥 직장인이면 어땠을까 생각이 들었지만. 직장을 다니면서 시험관을 준비하고 사람간 스트레스를 받을 걸 생각하면 지금 이 상황이 난 더 맞는 것 같다. 6주 4일차 심장소리를 들으러 병원에 갔다. 아직 난임병원은 졸업하지 못한 상태다. 지난주에 이야기 듣기론 일반적으로 12주 기형아 검사까지는 난임병원에 다닌다고 한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어서 그 전에 졸업을 하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평균적으론 그렇다는 이야기.


나도 역시 그럴 것 같아서 그렇게 먼 병원으로 고르지 않아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했다. 오늘 진료를 기다리면서 오열하는 산모와 졸업하는 산모 첫 초음파를 보러와 두근거리는 부부들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할 법도 하건만


'음... 대기시간이 더 걸리겠군' 하는 생각만 들었다.


두번째 초음파를 보고 126bpm으로 뛰는 심장소리를 들으며 초음파 화면이 좀 더 선명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 장비가 오래되서 그런지 참 뿌옇기만 한데 그래도 집 잘 지어 놓고 심장뛰는 소리까지들으니 뿌듯하긴 했다. 잘 크고 있구나 내새끼 엄마가 이렇게 방만하게 살고 있는데 말이야.


2주 뒤로 다음 진료를 받고 질정을 추가 처방받았다. 아마도 동결배아라서 그런지 약을 주기적으로 써줘야 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주사 맞는게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생각을 했다. 아침마다 같은 시간에 넣는 질정은 귀찮긴 하지만 그렇게 힘든일은 아니었기에



매장은 점점 바빠가고 전날 같이 일했던 직원이 코로나 확진이 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매우 찝찝한 마음으로 자가 키트를 구매해 퇴근을 했다. 열도 없고 목이 칼칼한 것을 빼고는 증상은 없지만 그래도 면역력이 낮아진 산모에게 전염병이라니 거기다 코로나라니 잊고 싶은 기억이 들춰진 기분이었다.


열어보지 않으려던 맘카페에 들어가니 다행스럽게도(?) 임신중 코로나에 걸린 산모들이 많이 보였다. 약을 적극적으로 먹을 순 없지만 그래도 그 시기를 잘 이겨내는 것을 보니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맘카페 의외의 순기능 이다.


맘카페엔 세상 극성스러운 엄마들만 가득하기 때문에 정보가 다소 극단적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절박한 정보를 찾기엔 유용하다. 물론 거기에 계속 들어가서 글을 읽고 있다보면 정신이 어지러워지기 때문에 추천은 하지 않는다.


6주가 끝나가는 이 무렵 처음으로 거부감이 든 음식이 생겼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아이러니 하지만 그 음식은 바로 커피. 그 향기롭던 커피냄새가 너무 역하게 느껴지지 시작했다. 빵과 함께 먹던 디카페인 커피 맛도 울렁거린다. 황급히 레몬티를 입에 물면서 그래 어차피 먹지도 못하는 커피 몸에서 받지 않으면 더 땡큐지 하는 마음으로 이시기를 잘 버텨 보고자 한다.


40주까지 가는 여정이 아직도 길게만 느껴진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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