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주차 하루가 너무 길고 또 짧다.

by 주민

7주 차가 되었다. 8주 4일에 초음파를 보러 가기로 해서 이번 주는 그저 아이가 알아서 잘 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보내야 하는 주. 다른 분들은 서브 병원을 두고 궁금할 때 초음파를 보러 간다고 하는데 그런 마음이 없지는 않았지만 새로 병원을 가는 게 너무 번거로운 일이라 다음 주까지 기다려 보기로 했다.


지난주 코로나 접촉으로 3일 내내 열과 자가키트로 체크를 했다. 다행히도 코로나에 걸리진 않은 것 같다. 약도 제대로 못 먹는 임산부의 삶이 조금 무서워졌다. 맘카페나 다른 곳들을 찾아보니까 임신 중에 4번 걸리신 분도 있고 타이레놀은 먹을 수 있어서 (담당 의사와 상의 후 복용해야 한다) 다행이었다. 초음파를 보지 않으니 잘 크고 있는지 알 길이 없지만 매 순간 화장실에서 피가 나오지 않는 것에 감사하며 살고 있다.

커피가 역했던 입덧 증상은 이틀 만에 나아졌다. 8주 차가 제일 심하다고 하던데 아마 지금 상태로 유지될 것 같다. 증상이 있으면 그거대로 힘들고 증상이 없으면 그거대로 불안한 나날들. 일을 하지 않는 날이면 잠과 먹는 걸로 하루를 보내니 하루가 너무 길고 또 짧다. 돌아다니기엔 아직도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운동도 하지 못하는 일상이 좀먹어 가지만 새로운 웹툰을 찾고 OTT드라마 시리즈들을 보면서 하루를 흘려보내고 있다.


이렇게 하루를 무료하게 보내도 되는가 생각하지만 입덧을 심하게 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괴롭지 않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기로 했다. 또 지금 몸이 산중에 제일 열심히 다른 생명을 만들고 있으니까 당연히 피로하고 컨디션이 안 좋은 것이다 말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생각을 다르게 해 보기로 했다.




7주 차 증상이라고 한다면 가슴이 더 빵빵해지고 예민해지고 유두가 조금씩 커지고 있다. 사람들이 아랫배에 털이 난다고 하는데 아직 배에 털은 잘 안 보이지만 열심히 레이저로 없애놓은 브라질리언 왁싱이 무색하게 다시 털이 나고 있다. 아마 출산한 후 다시 레이저 시술을 받아야 할 것 같다. 조금 많이 아쉬웠다.


먹으면 안 좋은 것은 최대한 배제하고 잘 챙겨 먹으려고 하지만 울렁거리는 속을 진정시키기란 입덧이 없는 편인데도 힘들어서 지금은 최대한 먹을 수 있는 가능한 음식들로만 끼니를 채우고 있다. 그래도 단백질을 조금씩 챙기니까 낫지 않을까. 이런 대충대충 엄마라 조금 미안하네


시험관으로 가지게 된 아이라서 남들이 보기엔 애틋하고 엄마가 너무 되고 싶다 그런 마음일까 생각하시겠지만 사실 시험관은 이 나이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시도한 것이기 때문에 남들과 다른 간절함은 그렇게 크지 않았다. 그래서 과정이 그나마 버틸만했던 거 같고 실패를 해도 허망하거나 좌절할 정도의 슬픔이 오지는 않았다.


임신사실을 알게 된 순간부터 꿈을 꾸는 내용이 참 다채로워지고 직전에 읽은 판타지적 요소가 꿈에 잘 나타나기도 하는데 신기하게 낮에 자는 잠에는 꿈을 꾸지 않고 밤에만 그렇게 꿈을 꾼다는 사실이다. 지난주까지는 9시만 되어도 졸려서 잠들기 일쑤였는데 요즘은 3-5시 사이에 잠들다 보니 12시가 넘는 시간까지 잠들지 못하고 있다. 아기한테 나쁠까. 생각을 했다가 수면시간은 나름 규칙적으로 잘 지키고 있으니까 괜찮을 것이다라는 대충 마인드로 이번 주차를 버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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