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을 한 순간부터 주변에서 축하 인사와 더불어 아직 배 속에 아기가 있을 때 최대한 많이 돌아다니라는 말을 했다. 도대체 육아란 무엇이기에 다들 한 마음 한 뜻으로 내 여행을 이렇게 응원하는 것일까. 일단은 안정기에 들어서는 주차기도 하고 32주가 넘어가면 움직임에 위험이 있을 수도 있다고 하니까 그전에 가는 것을 추천했다.
시험관 임신을 했지만 아기는 고맙게도 큰 출혈이나 복통 등 특이사항 없이 잘 크는 중이고 19주가 넘어가는 시점부터는 컨디션도 많이 돌아온다고 하니 태교여행을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임신하기 전에는 태교여행으로 뭔 해외까지 가냐 했지만 미래 선배님들 이야기로는 애 낳고 2-3년 혹은 더 긴 기간 동안 어디 움직이기도 힘들 수도 있다는.. 극단적인 이야기를 들으며 이제는 제주도 부산보다 가까운 것 같은 나라 일본으로 다녀오기로 했다.
태교는 아이의 발달과정을 도와주는 것에 일환으로 사실 아기보다는 엄마가 즐거우면 그게 태교지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도 임신 전과 같은 여행은 내게 분명 무리가 될 것이기에 일정을 최소로 잡고 비행기 시간이 그리 길지도 않고 육아용품 쇼핑할 거리도 있는 괌 하와이 같은 섬 오키나와로 떠나기로 했다. 지금 여행이 임박해서야 2박 3일로 일정을 잡은 내가 조금 후회스럽지만 한주 한 주 배가 불러오고 허리가 아파오는 지금에서는 이 결정이 최선이었던 거 같다.
그렇게 거창한 해외태교 여행을 잡아두고 날이 더 추워지기 전에 몸이 더 무거워지기 전에 뽈뽈뽈 이 계절을 즐기며 캠핑도 가고 단풍놀이도 가고 조금 이르게 눈을 보러 강원도에도 다녀왔다. 국내여행의 장점을 다 누린 코스였는데 자동차가 있다면 자차로 이동하는 것이 편하겠지만 임산부는 기차를 할인받으며 다닐 수 있어서 적극 이용해도 좋을 것 같다. 요즘은 ktx로 한두 시간이면 어지간한 거리는 쉽게 다닐 수 있고 기차에 화장실도 있으니 아무래도 버스여행보다는 심적으로 편안하긴 하다.
그렇게 느낀 것은 확실히 집이 편하지만 나들이의 일환이라고 생각하고 바깥을 나가는 것은 참 많은 힐링이 되는구나였다. 자연이 주는 편안함과 포근함 전이랑은 다르게 느껴지는 여행지의 서의 순간순간이 참 고맙게 다가오고 다른 여행들보다 깊은 추억을 남겨주었다.
평소와 다른 여행이어서 그런지 음주가 없는 여행이어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맨 정신으로 즐기는 여행이 너무 좋아서 왜 사람들이 태교여행을 적극 추천하는지 권하는지 알 것도 같았다. 물론 임산부가 아닌 입장에서 보면 어떤 여행은 너무 사치를 부리거나 과해서 남들이 하니까 너도 하고 싶은 거야?라는 말을 할 수도 있겠지만 본인이 아닌 이상에야 여행에 대해 이래라저래라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엄마가 좋으면 좋은 거지 형편에 맞게 아빠와 단둘이 보낼 시간을 가지는 것 또한 부부 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니까 여행은 그런 감성을 다시 잡아주는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