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주에 적은 작은집에서 아기를 맞이한다는 것에 이어진 이야기가 될 것 같다. 이제 슬슬 베이비 페어도 다녀오고 창고형 상점도 다녀오면서 육아용품이 무궁무진하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누구나 다 쓴다는 국민템부터 누구는 편했고 누구는 불편했다는 육아템까지 아이를 한 번도 키워보지 않은 예비 부모입장에서는 뭐가 중요하고 뭐가 중요하지 않은지 잘 모르겠더라.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면 한결같이 하는 말이
"네가 편해질 수 있는 육아템을 사"
"사치가 아니야 템빨은 정말 중요해"
라는 말들이었는데. 라테는 엄마가 몸빵으로 키웠다곤 하지만 굳이 지금 시대에 그렇게 몸빵을 할 필요가 없지 않나...라는 생각도 들고 이거 청소하는 게 더 손이 많이 가는데 굳이 돈을 더 들여서 사야 하나? 하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집이 넓고 형편이 좋다면 이것저것 사다 놓고 음 이건 생각보다 잘 안 쓰네 당근 해야지 이런 마인드가 가능하겠지만 아시다시피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집은 아기 방을 해줄 수 없을 정도로 작은 13평의 공간이다. 그만큼 주방도 콤팩트한 사이즈라 제품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육아템이나 아이를 어떻게 돌봐야 하는가에 대한 유튜브나 도서 인스타그램 후기들을 보면서 깨달은 건 분유를 타야 할 때 물을 100도씨에서 한 번 끓이고 식힌 물을 줘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정수기가 정말 필요가 없고 국민템이라고 하는 분유제조기 또한 그 끓였다가 식힌 물을 줘야 하기 때문에 물을 끓이는 포트가 필수적으론 필요했다.
모두들 산다는 분유제조기는 정말 많이 탐이 났지만 그걸 닦는데도 부속이 많아 시간이 걸리고 4회 이용하면 세척을 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조용히 포기했다. 일단은 모유수유도 조금 해볼 생각이 있기 때문에 분유포트가 그렇게 큰 매력이 있을 것 같지는 않고 일단 닥쳐보고 힘들면 그때 당근이나 해볼까? 하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필수적으로 구매하는 목록으론 젖병 소독기와 분유포트, 분유셰이커 이 세 가지인데 이 또한 브랜드가 많고 많아서 뭘 어떻게 사야 되는지 그냥 에잇 내 마음에 드는 것으로 살 것이다! 하면 되는 것인지 고민이 많다. 정보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이득인 면이 분명하게 있지만 나는 왜 이 가격으로 구매하지 못했을까 아 저 제품이 더 좋아 보이는데 구매할 때는 왜 정보를 알지 못했을까 하는 자책이 같이 딸려온다는 점이 단점이다.
내 아이에게 최고의 것을 해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이야 다 똑같겠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최선의 것이라도 주고 싶어졌다. 어차피 아이는 크는 과정에서 상실과 포기에 대한 감정을 배워야 할 것이고 부러움과 절망에 대해서 배워야 할 것이다. 모든 것을 최고로 해줄 수 없다면 해줄 수 있는 것들 중에서 최선을 다하기 위해 오늘도 맘카페를 서성여 본다.
개인적으로 노란색을 정말 좋아하는데 그래서 집 인테리어도 노란 소품이 많이 있다. 지난 화에서 눈치채셨는지는 모르겠지만 곰돌이 푸 캐릭터를 좋아한다. (표지도 곰돌이 푸다) 그래서 육아용품 중에 노랑이 있거나 곰돌이 푸가 있다면 뭔가 구매 충동을 자제하지 못하고 돌진하는 편인데 이번 태교여행에서도 그렇고 젖병소독기에서도 눈이 돌아갈 뻔한 적이 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노란색 젖병소독기는 단종이 된 상태였고 곰돌이 푸 아이템들은 그렇게 비싼 편이 아니어서 조금조금씩 사서 모으고 있다. 이상한 곳에서 욕망을 채우고 있는 엄마의 행태가 과연 옳은가의 문제는 차치하고 우리 아이에게 새 옷을 사주고 싶다는 열망 뭐든 새것을 사주고 싶다는 욕심만 버리면 아이를 맞이할 준비를 하기에 적합할 것 같다. (그게 제일 어려운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