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퇴원 후 휴식기
백혈병 환자들에게 있어서
첫 퇴원은 참 많은 감정들이 교차하는 날이다.
일단 내가 아직 살아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동시에 1층에 있는 로비에만 가도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어지러울 정도였다.
그리고 내가 과연 집에 퇴원해도 되는 것일까 라는 두려움이 상당히 크다.
병원에서 항상 전문적인 케어를 받아오며
내 몸상태가 정말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점을
끊임없이 되뇌어왔기에,
집에서 발생할 수도 있는 응급 상황에 대해 굉장히 두려움이 컸다.
환자뿐만 아니라 보호자들도 비상이 걸린다.
집에 있던 애완동물 및 화분 등을 모두 치우고,
매일 침구류 소독, 방 소독, 화장실 청소 및 소독 등
모든 면에서 환자의 생활에 포커스를 맞추어야 한다.
식기류도 환자 전용, 익힌 음식만 먹기, 끼니때마다 새로 밥상 차리기 등
보호자들의 헌신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첫 외래 진료에서는 1차 항암이 잘 되었는지
골수검사를 재시행한다.
보통 항암이 끝나고 첫 외래 때마다 하고,
이식 후에는 3개월에 한 번씩이라고 했을 때
보통 발병 후 10회 내외로 하는 것 같다.
영혼이 10번 빨려나가서 완치가 100% 되기라도 하면 몇십 번이고 할 수 있겠다.
퇴원 후 첫 외래에서 골수검사를 하고,
수치가 어느 정도 안정되었다면 이제 음식 제한이 풀린다.
음식제한이 풀리면 드디어 생김치, 쌈채소, 과일 등등을 제한 없이 먹어도 된다고 하신다.
하지만 부모님의 강력한 제지로 정말 먹고 싶은 것만 조금씩 먹었다.
1달이 지났을 뿐인데 참 많은 것들이 변해있었다.
일단 내 몸 상태가 상당히 좋지 않았다.
뛰기는커녕 걷기도 힘들었고, 몸 전체가 많이 부어있었다.
매일 뛰어다니며 운동하던 게 취미였던 나는 자존감이 상당히 떨어졌다.
그래도 최대한 낙관적인 생각을 하고,
주변 사람들의 응원을 받기도 하면서 1달간의 첫 휴식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