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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르바 Dec 01. 2020

스윙스가 정말 싫었다

쇼미더머니 참가자로 나온 스윙스

스윙스는 내가 가장 싫어하는 연예인이었다. 정말 싫었다. 티브이에 나오면 꼴도 보기 싫을 만큼. 누군가를 싫어하는데 이유가 있겠냐만, 지나치게 '관종'같은 성격이 마음이 들지 않았다. 미디어에 비친 그 보면 자기주장이 너무 강해 보였다.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 같았다. 반면 평소 나는 유들유들한 사람과 잘 어울리는 편이라 여겼고, 나 또한 둥글둥글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자기 색깔이 강한 사람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편이었다. 그런 점에서 스윙스는 나와 완전히 결이 다른 사람이라고 확신했다. 스윙스 같은 친구가 있었다면 늘 피해 다니지 않았을까.


관심 밖이던 스윙스를 다시 티브이에서 보게 된 건 정확히 일 년 만이었다. 매년 <쇼미 더 머니>를 챙겨보는데 작년 심사위원으로 출연한 스윙스가 올해는 참가자로 나왔다. 처음에는 '이번에는 무슨 관종 짓인가' 싶었다. 그런데 그의 눈빛 예상과 달리 진지했다. 스윙스는 "퇴물 취급당하기 싫어 참가자로 나왔다"라고 했다. 직장인 오 년 차인 내가 퇴사하고 같은 회사에 다시 지원하고 또다시 고된 수습과정을 밟는다는 상상만 해 름이 끼친다. 하물며 힙합계 레전드 반열에 오른 스윙스가 참가자로 나서는 중압감은 실로 어마어마했을 터였다.


스윙스는 일 년 전과 비교해 외형적으로도 딴 사람이 됐다. 얼굴이 반쪽이 될 정도로 홀쭉해졌다. 조금 과장을 보태면 아이돌스러워졌다. 돈가스라는 별명이 무색해 보였다. 그는 "요즈음 헬스에 빠져있다"라고 했다. 헬스에 미쳐버렸는지 홍대 인근에 파워리프팅 전용 헬스장 네 곳을 직접 차렸다. 얼마 전 알게 된 사실 하나 더. 스윙스는 작년부터 <브런치>에서 문지훈이라는 본명으로 자기 이야기를 준히 글로 쓰고 있었다.



음, 스윙스와 나 사이에는 접점이 없는 멀고 먼 관계인데 은근 비슷한 점이 많았네? 일 년 동안 스윙스가 달라졌는지 내가 달라졌는지, 아니면 두 사람 모두 달라진 건지는 모르겠으나 스윙스를 향한 마음의 변화가 생긴 것은 분명했다. 헬스에 미쳐 하루라도 하지 않으면 괴로워하거나, 브런치 작가로서 자기 이야기를 글로 풀어내는 공통점 때문인가 싶었다. 올해 나의 두 가지 목표는 운동과 글쓰기였으니까. 스윙스도 비슷한 취미를 같은 플랫폼에서 즐긴다니 신기했다.


하지만 고작 취미 몇 개 같다고 꼴 보기 싫던 사람 급호감이 될 리는 없지 않나. 더 큰 이유 하나 꼽자면 내가 추구해온 삶의 방향이 스윙스와 비슷해졌기 때문이 아닐까. 스윙스는 최근 출간한  <HEAT>에서 "당당함과 자신감은 스스로를 온전히 믿는 것에서부터 나왔다", "끊임없이 도전하고 나아가는 것이 인생"이라강조다. 평소 스윙스가 노래 가사에서나 브런치 글에서 늘 해오던 말이다. 


나는 지난 한 해 동안 조금은 스윙스스러워진 것 같다. 서른을 넘기며 나다운 삶을 사는데 공들인 덕분인가 싶다. 물론 하루아침에 달라진 건 없었다. 여전히 어렵긴 마찬가지다. 도전은 두렵다. 그렇지만 두려움에 도전하려 한다. 나다워지기 위해. 한계라고 여긴 것들이 참 많았다. 이젠 한계를 하나씩 지워나가려 한다. 한계가 더 이상 한계가 아니게 되는 순간, 나에 대한 믿음이 생긴다. 조금씩 나를 알아갈수록 스윙스가 점점 멋져 보인다. 자기밖에 모르는 관종이 아닌 자기를 진짜 사랑할 줄 아는 사람.


사람의 성격이나 가치평생 안 변할 줄 알았다. 그런데 한 해 동안 달라져가는 나를 보면 꼭 그런 것도 아닌 듯하다. 이 말은 즉 나도, 스윙스도 또다시 바뀔 수 있다는 뜻일 수 있다. 언제 또 스윙스가 싫어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스윙스는 내가 가장 리스펙 하고 샤라웃하는 아티스트다. 그뿐만이겠나. 제일 가고 싶어 하는 헬스장의 사장님이자 가장 좋아하는 브런치 작가다. 리는 아직도 닮아갈 게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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