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나야 해

by 조세핀

방탄소년단 노래 중에 요즘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꼽으라면 <병>이라는 노래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방탄소년단이 코로나19로 콘서트도 못하고,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은데 뭐를 해야 할지도 모르겠는 그런 답답한 상황에 대해 쓴 노래로, '삼시 세끼 다 먹는 나란 새끼', 'I'm ill, 그래 내가 일 그 자체' 등 라임과 의미를 모두 잡은 재치 있는 가사가 돋보인다. 나도 매일 바스락거리고 부스럭거리고 이리저리 움직이며 무슨 일이라도 해야 살 것 같은 성격을 가진 사람으로서 이 노래가 무척이나 공감이 갔고, 의지력이 약해질 때면 이 노래를 들으면서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 노래 가사 중에서 특히 좋아하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버려 겁(거거거거거겁)"


나는 겁이 많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라는 말이 있지만 나는 너무 두드려서 돌이 닳아 없어질 정도로 만든 후에 아 그냥 안 건널래! 할 정도로 겁이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겁내는 건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에 대한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해서 다른 사람이 (나를) 싫어하면 어쩌지? 기분 나빠하면 어쩌지? 남들의 분위기와 동태를 살피며 노심초사하는 미어캣 같이 살고 있다. 문제점은 내가 겉으로는 안 그래 보인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겁 없이 모든 일에 도전하는 사람 같아 보이는데, 속으로는 수십 번을 이미 고민하고 내린 결정이다.


겁 때문에 고민이 많아지면서 흘려보낸 기회들도 사실 많다. 애써 모른 척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쉬웠던 적들도 많다. 친구와 친해질 기회, 마음을 전할 기회, 용기 내서 질문할 기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기회 등 돌아보면 그때 겁내지 말고 그냥 해볼 것을 싶은 것들이 많다. 그래도 그 방향으로 가지 않고 다른 방향으로 가서 지금의 내가 있기 때문에 그런 시간들도 어쩌면 내게 필요했을지도 모른다는 나름의 정신승리를 해본다.


작년까지 겁을 먹고 주춤댔다면, 올해는 '그냥 해' 마인드로 살아보려고 한다. 그냥 해보자. 듣고 싶은 수업이 있으면 못할까 겁먹지 말고 들어보고, 만나고 싶은 친구가 있으면 어색할까 걱정 말고 만나보고,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발걸음을 재촉해 도서관에도 가보고 서점에도 가보자. 날도 따뜻해졌으니 딱히 댈 핑계도 없고, 이젠 정말 겁이라는 핑계를 대며 미뤄뒀던 할 일을 해야 할 때인 것 같다.


"자 일어나 one more time

다시 아침이야, 오늘을 나야 해"


겁 많은 나 자신에 살짝 힘이 빠지려는데 귓가에 힘찬 정국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래... 일어나야지. 오늘을 나야 한다. 자, 먼저 브런치부터 발행해 본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