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두사부일체라는 영화가 있었다.
제목을 풀이하자면 두목과 스승과 부모는 하나라는 것이다.
아마! 유교에서 말하는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 임금(군주)과 스승과 부모는 하나다.)에서 따온 말인 듯하다.
흥행을 위해서 지어낸 제목이긴 하지만 제목을 듣는 수간 대다수의 사람이 '아'라는 감탄사를 내뱉었던 걸
생각하면 영~~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하지만, 요즘 시대를 바라보면 이 말에 약간의 시정(是正)이 필요할 듯하다.
바로 스승에 대한 부분 말이다.

오늘은 교권보호위원회가 열리는 날이다.
나는 교원위원으로 참석을 한다.
학교폭력자치위원회와는 달리 1년에 1번 열릴까 말까 한 위원회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학생이 교권을 침해하는 사안이 거의 없기 때문이서는 아니다.
사실 사안 발생은 연중 10차례 이상되지만 위원회가 거의 소집되지 않는 이유의 십 할 중 구 할은
교사가 제자를
그런 자리에 서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 열리는 위원회에서도 피해 교사는 위원회 소집을 원치 않았으나, 해당 학생이 많은 교사와 학생들이 있는
교무실에서 해당 교사를 향해 '씨~발'이라는 욕설과 함께 교무실 문을 발로 차서 부숴버리는 행동을
했기에
위원회 소집은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먼저 해당 사안에 대한 시시비비(是是非非)를 가려보아야 하겠지만, 그전에 앞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면 마음 한편이 씁쓸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예전과 비교하는 건 너무 시대착오적이고 꼰대 같은 짓일지 모르겠지만, 현시대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가 교사를 바라보는 시선은 냉혹하다고
하는 게 맞을 거 같다.
(예를 들어, 학생 또는 학부모가 교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일은 많지만 교사가 학생을 상대로 소송한 일을 들어 본 적이 있는지? 들었다 하더라도 희귀하기에 언론에 방영되지 않았을까 한다.
마치 개가 사람을 물면 당연하지만 사람이 개를 물면?? ----- 비유적 표현이지 특정 대상을 지칭하는 건 아니니 오해 없으시길!)
불가에서 말하는 스승과 제자의 인연은
팔백생(八百生)이라 말한다고 한다.
덧붙이자면 부모와 형제간의 인연이 칠백 생(七白生), 육백생(六百生)이라 하니 부모와 형제의 인연보다
더 깊은 인연이라는 것이다.
부처님의 말씀에 " 부모는 자식을 낳아 기르고, 가르치지만 부모와 자식 간의 애정(愛情) 때문에 자식들로 하여금 무명(無明)에서 벗어나게 하지는 못한다."라고 말이다.
덧붙여 "한 평생을 두고 공부하고 도(道)를 향하더라도, 자리(自利)는 될지언정
스승의 은혜는 갚을 수 없다."
라고 말씀하셨다.

올해, 국민청원에서 스승의 날을 없애달라는 청원이 그것도 한 교사에 의해 올라왔다고 한다.
그 뉴스를 접하면서 마음속에서 먹먹함과 무거움 그리고 그 청원에 동의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볼 수 있었다.
정말, 대부분의 교사는 학생들이 바른 마음가짐과 행동을 가지고 건강하게 자라나 가길 바란다.
하지만, 어느 때부터 인가 학생을 사무적으로 대할 수밖에 없고, 지식의 전달자로서의
책무만 강조하게 된
현시대의 교사상에 어쩌면 학생들도 학부모도 현재의 교사를 옛날의 스승과는 다른 존재로 여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책상 옆에 떨어져 있는 휴지를 보며 학생에게 " 옆에 떨어진 휴지 좀 주어"라고 말을 하자, "제가 버리지 않았는대요?"라고 날 빤히 쳐다보는 학생과 휴지를 번갈아보다가 할 말을 잃어버린 나 자신이 요즘
들어 더욱 초라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선생님들은 학생이 올바르고, 착하고, 건강하게 자라나길 바란다.
그리고 묵묵히 열심히 가르치신다~~.
그 옛날 조회대 앞에 모여 스승의 은혜라는 노래를 부르던~~
당시에 날 가르치셨던
선생님의 엄하셨지만 인자함이 묻어나셨던 얼굴이 그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