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고 친 불교 공인 스토리

이차돈의 순교로 불교국이 건국되다.

by 홍반장

"*사인!! 대체 어쩌려고 그러시오?"

(*내사사인 : 신라 신대의 관직으로 지금의 대통령 비서실장 격이라 할 수 있다.)


"괜찮습니다. 다 각오하고 말씀 드린 것입니다."


"각오 정도로 끝나는 것이 아니란 말이외다. 거짓된 왕명을 사칭하여 일을 벌일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지 않을텐데....."


"잘 알고 있습니다. 저 하나 죽어 부처님의 불법를 이 나라에 퍼뜨리게 될 수 있다면, 백번도 죽을 수 있습니다. 이미 결심한 일. 왕께서도 불교 공인에 대해 계속 골머리를 앓고 계셨던 일 아닙니까?"


"그.....그렇긴 하지만, 그렇다고 어찌 사인을 죽음으로 내몰 수 있겠습니까? 휴~~"


긴 한숨을 내쉬던 왕을 결심에 찬 눈으로 바라보던 이차돈이 말했다.


"이미 결심한 일입니다. 다만, 소승의 목을 치실 때 여러 귀족들을 불러놓고 단호하게 율령을 세우셔서 행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제 죽음이 헛되지 않으며 불교가 이 나라에 퍼질 수 있을 겁니다."


말을 마친 이차돈은 고민의 표정이 역력한 왕을 뒤로한 채 궁궐을 빠져 나왔다.


[다음날]


"우지근~"


천경림[天鏡林] 안에서 거대한 나무 쓰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대왕의 명을 받들어 이곳의 사당과 나무를 없애고, 불교의 사찰을 건립하겠다."


이차돈의 외침이 숲에 울려 퍼졌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발갛게 상기된 얼굴로 여러 귀족들이 모여 들었다.


"사인, 이게 대체 무슨 회괴망측한 일입니까? 대체 누구 명으로 이따위 짓거릴 하시는 건가요?"


"이곳 천경림이 어떤 곳인지 모르지 않을텐데, 이~~~~"


[천경림 : 전통적으로 신라의 옛 토착신을 섬기는 신성한 장소로 여겨지는 곳이다.]


"전 왕명을 받들어 시행하고 것이니 행사를 막지 마소서."


" 사인, 방금 왕명이라 하셨습니까?"


"그렇습니다."


"어찌 대왕께서 이런 일을 지시하셨단 말인가? 자, 여러분 지금 당장 대왕께 가서 따져 물어야 겠소. 가시죠."


"그럽시다. 이 일을 결코 그냥 좌시할 수 없소. 사인도 함께 가십니다."


[신라 왕궁]


"대왕이시여! 대체 어쩌려고 그런 왕명을 시행하여 우리들이 여태까지 믿고 있던 신을 모욕하시는 겁니까?


"아무리 대왕이시라도 이렇듯 저희들과 한마디 논의 없이 이러실 수는 없습니다."


아무말 없이 조용히 귀족들의 탄성과 원망을 듣던 왕의 입술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가 시킨 일이라고.....당신들은 확인하고 나를 겁박하고 모욕을 주는가!! 이 일을 밝힌 후 내 이 치욕을 율령에 따라 행하리라."


낮지만 위엄있고 냉엄한 목소리에 장중의 분위기는 일순간 차가워졌다.

그리고 왕은 이차돈을 바라보며 누구도 알아채지 못하게 짧은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사인, 그대는 어찌하여 왕명을 사칭하였는가?"


"대성(부처)의 가르침은 지금까지 우리들이 믿었던 천신도 받드는 바이입니다. 제가 분명 왕명을 사칭한 것은 잘못된 일이나 부처의 불법을 이 땅에 펴는 것은 제 한 목숨과는 비교할 가치도 없는 아주 중요한 일이라 생각했기에..... 감히, 왕명을 사칭하였습니다."


말을 마침과 동시에 무릎을 꿇는 이차돈

한동안 침묵이 흐르고 이내 왕이 말하였다.


"내 그대와 같이 대성의 가르침을 중히 여기나 여기 있는 이들의 뜻이 완고하여 시행하지 못하고 있었다. 내 차차 뜻을 펼쳐 이 땅위에 불법을 시행하려 했으나..... 그렇다하더라도 율법이 지엄하고 왕명을 사칭한 내 죄를 묻지 않을 수 없구나."


잠시 말을 멈추고 자리에서 일어난 왕이 추상과 같은 명령을 내렸다.


"이 자를 끌어내 율법에 명시된 대로 참수(斬首)하라."


대왕의 말에 장중이 동요하기 시작했으나, 이차돈만이 담담히 일어나서 말하였다.


"대왕의 법령 또한 지엄하니 따르겠습니다. 다만, 죽기전 한 말씀 아뢰옵니다. 제가 죽기를 각오한 바는 이미 결정된 일이니 후회가 없으나 저의 죽음으로 인해 불법의 정의와 이익이 이 땅에 퍼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부처님께서 만약 신령함이 있다면 신이 죽을 때에 반드시 이상한 일이 있을 것이옵니다."


마침내, 이차돈의 목을 베자 머리는 날아가 버리고 목이 끊어진 자리에서 흰 젖이 용솟음쳐 높이 수십 장으로 솟아올랐다. 햇빛은 어두워지고 하늘에서 아름다운 꽃비가 내리고 땅이 크게 진동하였다.

이들을 보고 왕과 대신들 모두 두려워했고, 대왕이 "부처께서 사인의 죽음을 슬퍼하시는 도다. 대저 이 자리에 맹세하오니 부처님을 받들고 승려에 귀의하겠다." 라고 말하였다.

(** 이상의 내용은 각훈의 해동고승전에 실린 이야기를 각색한 것이다.**)


삼국유사, 삼국사기 등 이찬돈의 순교년도가 아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분명한 것은 이차돈의 순교로 인하여 불교가 공인되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 이후로 법흥왕의 *시호 역시 불제가에게 주어지는 법명이며 이후 진흥왕을 거쳐 진덕여왕까지 불교식 왕명시대를 이루었고, 명실공히 신라는 부처의 나라가 되었다.

(시호 : 왕의 사후 그 업적에 따라 신하들이 붙여주는 호.)


황룡사.jpeg 자장법사의 건의로 진흥왕 때 건축된 황룡사 9층 목탑(몽골 침입 때 소실되었다.)


생각컨데, 큰 바다에 물 한방울은 큰 의미가 없듯이 영혼이라는 시간에 비해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한다.

하지만, 그 물 한방울과 같은 인생이 영혼의 시간을 결정 한다면 살아있는 삶을 결코 헛되이 살아서는 안될 것이라 생각한다.

사람마다 추구하는 삶의 의미나 목적이 다 같을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아무런 목적과 의미도 부여하지 않은 삶은 감히 없다고 생각하며 순교자의 각오도 어쩌면 이런 의도가 반영된 것이 아닐까 감히 생각해본다.


'아! 나는 과연 의미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걸까?'

크던 작던 건 간에 매 순간 의미있게 살고 있는지 생각한 이 자체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니 난 뭐 괜찮을 거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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