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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사 Dec 23. 2021

공포 앞에서 사람은 바뀐다

비행기 공포증, 그 후 2년

 2017년 말에 생긴 비행기 공포증으로부터 고통을 받은지도 어언 2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비행기 공포증이니 비행기 안에서만 공포를 느끼면 좋으련만, 공포증은 내가 비행기에 타고 있지 않아도 수시로 나를 괴롭혔다. 그렇게나 무서워하고 싫어하던 공포증이었지만 약 4년이 지난 지금은 오히려 공포증에 약간 정도는 감사하고 있다. 1.32% 정도?


 되돌아보면 공포증으로 인해 많은 것이 바뀌었다. 그렇게 좋아하던 술도 끊었고(1년 반쯤 후부터 다시 조금씩 마셨지만), 카페인도 줄였으며 꼭 필요할 때를 제외하고는 밤을 새우 지도 않았다. 이 중에서도 특히 놀라운 발전은 내가 생각이라는 것을 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스스로의 인생을 바라보며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을 한 것은 나에게 있어 아르키메데스의 유레카만큼이나 획기적인 생각이었다. 최소한 나 자신의 미래는 완전히 바꾸었으니 말이다. 


 내가 처음으로 '생각'이라는 것을 한 날은 2020년 1월 1일이었다. 내 인생을 바꾼 날이었지만 처음 생각을 한 날은 지극히 평범했다. 그저 또 무의미한 일 년을 지낸 나 자신을 기념하며 방 안에서 혼자 술을 마시고 있다가 갑자기 떠올랐을 뿐이다.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을 한 후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에 대한 구체적 실천법을 고민했다. 그 고민에 대한 결과로 나온 것이 흔하디 흔한 독서와 공부였다. 이번에는 작심삼일이 되지 않기 위해 스스로 생각하기에 만만한 시간 정도만 독서와 공부를 하기로 했다. 5분.. 은 양심적으로 너무 적었고 10분도 좀 적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30분으로 올리기에는 큰 부담이었으므로 적당히 20분 정도에서 타협을 봤다. 비록 술을 좀 마신 상태였지만 시간을 정하자마자 독서와 공부를 시작했다. 


 처음으로 본 책은 기억이 안 나지만 처음으로 했던 공부는 창업 홈페이지를 만드는 일이었다. 그 당시 나는 창업을 고민하고 있었기에 나의 창업을 알릴만한 홈페이지를 만드려고 했었다. 인터넷과 유튜브를 뒤져가며 홈페이지를 만들고 있으니 20분이라는 시간은 눈 깜빡할 사이에 흘러 있었다. 시간이 빠르게 흐른 것을 보며 순수하게 기뻐했다. 내가 정한 20분이 스스로에게 부담스럽지 않은 시간이라는 것을 나 자신이 직접 확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되게 뜬금없지만 술 마시다 말고 20분의 독서와 공부를 끝낸 후 뿌듯한 마음으로 잠에 들었었다. 자고 일어나서도 할 것이 없었기에 저 두 가지를 다시 반복했다.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이 날 2번에 거쳐 자기 성장을 이룬 것이 현재까지 습관을 이어 오고 있는 것에 가장 큰 공헌을 하지 않았나 싶다. 자기 전 새벽에 한 자기 계발은 나의 결심이 생각으로만 끊기지 않도록 자신의 첫 스타트를 잘 끊어주었고, 자고 일어나서 다시 한 자기 계발은 자신의 성장이 하루로만 끊기지 않도록 자연스레 이어주는 역할을 했다. 그때 처음 시작한 성장은 약 2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단 한 번의 빠짐도 없이 이어져 오고 있는 중이다.


누군가는 말한다.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고.

그러나 난 공포증과 우연 앞에 바뀔 수 있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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