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 sale : 'I' Never sold
세상에는 자신의 성적보다 높은 대학에 들어가는 사람도 있고 자신의 실력보다 낮은 연봉으로 회사에 들어가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의 현재는 당시 상황의 차이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얼마큼 그들 자신을 잘 팔았는가에 따라 달라진 것이다. 나는 그동안 나 자신을 어떻게든 빨리 팔려고 했기에 자신의 모든 것을 낮춰서 팔았다. 계속 낮춰 팔다 보니 어느샌가 나 자신의 가치도 내 능력 이하로 많이 낮아져 있었다. 낮은 연봉, 낮은 열정, 낮은 자존감들을 다 겪고 나서야 뒤늦게 '나라는 제품을 어떻게 잘 판매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다. 제품을 팔기 위해서는 그 제품의 강점을 확실하게 알고 있어야 하기에 나는 내가 가진 강점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내가 보기에 나라는 제품의 강점은 비록 내용은 조금 부실할지라도 성장과 자기 계발에 관한 글을 꾸준히 쓰고 있다는 점이다. 희망을 가지고 더 찾아봤지만 색다른 강점이라고 할만한 것은 없었다. 아쉬운 대로 이 강점이라도 팔아야 했기에 팔 경로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 올려야 팔 것 아닌가? 세상에는 많은 유통 업체가 있지만 옷을 파는 곳에 글을 유통시킬 수는 없었기에 나는 글을 유통시킬 수 있는 업체를 찾아야 했었다. 그 업체 중에는 블로그나 인스타처럼 손쉽게 유통이 가능한 경로도 있었고 브런치처럼 테스트를 통과해야 유통권을 주는 곳도 있었다. 일단 세 곳의 유통권을 모두 가지고 있었지만 세 곳 중 유일하게 테스트를 통과한 곳이었어서 일까, 나는 주로 브런치에 나를 주로 유통하게 되었다. 나를 유통하는 방법으로 당연히 유튜브도 생각을 해봤으나 그 유통 업체에 맞춰 가공하는 과정에서 질이 너무 떨어질 것 같았다. 그렇게 일단 유튜브는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유통할 곳을 찾았으니 이제는 이 제품들을 구매해줄 소비자 분들을 찾아야 했다. 브런치, 블로그, 인스타그램이라는 유통 업체를 통해 나의 글을 봐줄 분들은 대체 누구일까? 지금 내 글을 읽어주시는 구독자분들.. 은 너무 뻔한 답이니 머리를 좀 더 굴려보기로 했다. 범위를 조금 넓혀 현재 나의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분들을 포함하여 내 글을 봄으로써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사람들이 누구일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아마 20~30대 자신의 앞길이 막막한 사람들이라면 내 글을 봄으로써 여러 이득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했다. 애초에 내 모든 글들은 나 자신의 앞길이 너무나도 막막해서 어떻게든 살아보고자 발버둥 쳤던 행동들이 담긴 경험들이기에 저들로 하여금 '아 저렇게 발버둥 치는 사람도 있구나'라며 새로운 시각을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그렇게 그들을 나의 타깃 대상으로 삼았다.
그들을 타깃으로 잡고 나서 이번에는 거꾸로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2~30대의 자기 앞길이 막막한 사람의 입장에서 나라는 제품은 어떨까? 아마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있어서 '나(기사)'는 자신보다도 못 난 눈길을 줄 가치가 없는 제품일 것이다. 남들이라면 버렸을 만한 쓰레기. 그러나 남들에게 영감을 주고 싶은 나에겐 그 가치 없음이야 말로 최고의 가치를 지닌 재능이었다. 사람들은 평소 자신보다 아래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무언가를 통해 자신보다 잘 나가고 있을 때 쉽게 도전 의욕을 불태운다. '저런 놈이 했으니 나도 당연히 할 수 있겠지'라는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평소 돈이 없어 밥도 잘 못 먹고 다니던 A라는 사람이 주식으로 갑자기 큰돈을 벌었다면 A를 알고 있는 99%의 사람들은 '저 사람 대단하다'라는 생각보다는 '나도 주식이나 한 번 해볼까?'라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될 것이다. 워렌 버핏이 주식으로 엄청난 돈을 벌었다는 뉴스를 봤을 때 주식을 해야겠다고 의지에 불탄 적이 있는가? 내가 장담하건대 반에서 꼴찌였던 사람이 주식으로 대박을 쳤다고 하면 당신은 집에 가서 주식 뉴스 한 편이라도 보고 잘 것이다. 그런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 내가 조금씩이라도 발전해 멈춰 있는 사람들을 추월할 수만 있다면 나 자체는 걸어 다니는 의욕 제조기로써 꽤나 쓸만한 제품이 될 수 있을 터였다. 구독자 입장에서 생각해봐도 굳이 손해 볼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나(기사)'를 김장철 김치 다루듯이 다루면 된다. 오래 묵혀두었다가 맛있게 익으면 먹으면 되고 곰팡이가 피면 미련 없이 버려버리면 된다. (이미 과거의 쓰레기 같은 나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내가 벌써 2년 넘게 습관을 지속해 오고 있다는 것에 최소 한 번은 열정이 불타올랐을 것이다)
나라는 제품이 특정인들에게 먹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나서는 본격적으로 유통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내 유통 타겟팅인 앞길이 막막한 사람들은 주로 두 분류로 나뉜다. 그냥 모든 것을 포기하는 사람과 어떻게든 변해보고자 애쓰는 사람. 모든 것을 포기하는 사람들은 자신을 바꾸기 위한 그 어떠한 소비도 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을 포함하는 타겟팅보다는 어떻게든 변하고자 애쓰는 사람들 위주로 타겟팅을 진행해 나갔다. 어떻게든 변하고자 애쓰는 사람들은 자신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하는 조건을 찾고 있을 것이기에 내 글이 통할 가능성이 꽤 높다고 생각했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그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전에 내가 그들에게 어떻게 닿을 수 있느냐가 고민이었다. '2~30대의 앞길이 막막한 사람들은 도대체 뭘 할까? 인터넷과 유튜브에 변하는 법, 자기 계발 등의 키워드를 검색해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런 그들의 검색에 조금이라도 더 노출되기 위해 네이버 데이터랩을 사용하여 많이 검색하는 키워드들을 조사해보고 내 제목과 태그들을 조금씩 수정해 나갔다. 유튜브도 그냥 포기하기는 좀 아까운 곳이었기에 아예 놓아버리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유튜브에 사연을 보내는 식으로 유통의 확장을 진행했다.
나 자신의 글을 유통시키며 가장 걱정했던 점은 내 글이라는 제품의 양이 너무 적거나 질이 너무 떨어져서 이 브랜드로 인해 그들의 이득이 없을 경우이다. 이에 자신이 써 놓았던 글들을 다시 보며 어색한 부분을 다시 수정해 나갔고, (이 부족한 글을 읽고 글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여러 대안을 주시는 분들에게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질이 딸리는 대신 날 것 그대로의 독특함을 최대한 살려 차별화를 두고자 했다. '이렇게 해라'라며 산 봉우리 정상에서 아래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 산을 타고 올라가는, 힘들어 죽겠어서 헥헥 거리는 그 모습 그대로의 글을 보여주기로 한 것이다. 양은 매주 월, 목, 토요일의 3회를 작성함으로써 현재는 적더라도 꽤나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을 올릴 수 있도록 글 올리는 횟수를 조정했다.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힘겨운 도전을 지속하다 보면 세상은 우릴 보고 틀렸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가 맞았는지 틀렸는지는 죽을 때까지 알 수 없다. 인터넷을 아주 조금만 뒤져봐도 빨라도 30대, 늦으면 7~80대에서 자기 성공과 행복을 이룬 사람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 글을 쓰는 나조차도 현재 내가 하는 브랜딩 방법이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다. 다만,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기에 계속 공부하고 글을 써 나가는 것이다. 무엇을 한다는 것은 로또와 같다. 답이 자꾸 틀린다며 아무것도 제출하지 않으면 1등은 절대 될 수 없다. 틀린 답이라도 계속 제출해야 맞는 답이 나올 확률이 생기는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오늘도 답이 될 수도 있는 숫자들을 적어 나가고 있다. 앞으로 당신이 적어나갈 그 숫자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