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케라톱스처럼 생겼어도 할 수 있다
*이 방법은 내가 실제로 군대에서 사용했던 방법은 아니다. 정말 유감스럽게도 라떼는 사병의 휴대폰 사용이 불법이었다.(격한 슬픔) 다만, 지금은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으니까 이 방법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남성, 여성 할 거 없이 누구나 한 번쯤은 다양한 국적의 인종들과 어울려 밥도 같이 먹어 보고, 놀러도 다녀보고, 그들의 문화를 공유해보기를 원한다. 다만 그걸 위해서 넘어야 할 관문이 하나 있었으니.. 영어 프리토킹이라는 거대한 관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 관문을 무서워 하지만 막상 그 문 앞에 서보면 생각보다 별 거 없다. 문법이 완벽할 필요도 없고, 말이 술술 나올 필요도 없다(비즈니스 상황이 아니라면). 우리만 봐도 '외 않되?'라는 문장을 보고 화가 날지언정 무슨 뜻인지 이해를 못 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이번 글에는 영어 프리 토킹을 하고 싶은 당신을 위해 세 가지 방법을 준비했으니 천천히 따라오기를 바란다.
첫 번째로는 미국이나 영국 드라마를 보는 것이다. 요즘은 시대가 좋아져서 넷플릭스나 유튜브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한국에서는 드라마라고 표현 하지만 외국에서는 주로 시리즈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이 방법의 가장 좋은 점은 책이나 수업에서는 보기 힘든 문장들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
I have seen the face of God : 하느님을 영접하고 온 기분이야
Do you smeel that? It smells like there is a little bitch im my area : 냄새나요? 내 구역에 작은 계집 꼬꼬마 냄새가 나는데요?
Thanks for the history lesson : 뒷북 고맙다^^
I ruined my pants, but it is totally worth it : 바지에 좀 지렸지만.. 충분히 가치 있었어!
딱 봐도 영어 교과서나 학원에서는 배우기 힘든 문장들이다. 친구가 맛있는 음식을 해줬을 때 '맛있네'보다는 '하느님을 영접하고 온 기분이야'라는 문장이 그 친구의 기분을 훨씬 더 좋게 해 줄 것이다. 평소 말할 타이밍을 잘 못 잡는 사람이라면 시리즈에서 나온 상황과 문장을 기억하고 있다가 상황에 맞춰 그 문장만 말해도 '재미없는 사람'에서는 한 발자국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영어가 아직 많이 어색한 사람이라면 시리즈에서 나온 말을 따라한 뒤 '너희와 같이 대화하고 싶어서 시리즈 보면서 연습했어'라고 하면 얼마나 당신을 귀엽게 보겠는가? 당신이 트리케라톱스처럼 생겼어도 귀엽게 볼 것이다.
시리즈들을 보며 재미있는 문장을 알았다면 이번에는 실제로 써 볼 차례이다. 사람을 바로 만나는 것은 부담이 심할 테니 두 번째로는 앱을 통해서 외국인과 대화할 것이다. 핸드폰 스토어에서 '언어 교환' 정도만 쳐도 외국인과 대화할 수 있는 앱들이 많이 나온다. 그중 맘에 드는 한 가지를 정해서 설치한 뒤 접속하여 대화를 이어나가면 된다. 우리는 영어를 익히는 입장이니 영어로 접근을 하다 보면 서로 영어를 쓰던가, 나는 영어를 쓰고 상대방은 한국어를 쓰던가, 나는 한국어를 쓰고 상대방은 영어를 쓰는 방법 등등 한 가지를 정하게 될 것이다. 채팅을 하다 보면 듣기만 했던 언어를 실제로 쓰면서 실력 향상이 많이 된다. 뭐든지 보는 건 쉽지만 따라 하기는 어렵지 않은가? 비슷한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또 다른 장점으로는 시리즈도 뛰어넘는 최신 유행어들을 알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으로만 따져봐도 '어쩔티비'나 '무야호', '별다줄'을 교과서로 배울 수는 없다. 저런 최신 유행어들은 인터넷에서나 배울 수 있는 유행어들이다. 운 좋게 인터넷에 가까운 사람과 채팅을 하다 보면 저런 유행어들을 많이 배울 수 있다. 단점이 있다면 인터넷에서는 엄청 유명한 단어이지만 범위를 일상으로 넓혀보면 영향력이 많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뭐.. 알아둬서 나쁠 것은 없다.
*자신의 영어 실력이 너무 걱정되는 사람이라면 초반에는 번역 앱을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단, 훗날 직접 만나 대화를 할 때도 번역 앱을 계속 돌릴 수는 없으니 번역 앱 없이 문장을 쓰는 것도 많이 해보길 바란다.
마지막 세 번째는 대망의 '실제로 만나기'다. 군인의 신분으로 유튜브나 채팅은 어렵지 않겠지만 만나기는 많이 어렵다. 그렇기에 우리는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절대 허투루 써서는 안 된다. 어렵게 목숨 같은 휴가를 써서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는데 나와서 허탕을 친다면 얼마나 허무하겠는가?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된다. 우리가 언어 교환 앱에서 오랫동안 얘기한 친구들과 약속을 잡는다면 만날 가능성이 높겠지만, 언어 교환 앱은 서로 다른 나라에 살고 있을 경우가 매우 높아서 실제로 만날 일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이번에는 다른 방법을 사용할 텐데 바로 '모임 앱'이다. 멀어진 가족, 친구, 고향 등등.. 외국에서 산다는 것은 참 외로울 일이 많다. 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도 비슷하기에 그들은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친구를 찾는다. 우리가 할 일은 그 모임 장소에 가서 (주로 맥주집일 텐데) 맥주 마시면서 같이 이야기 나누면 그걸로 끝이다. 이건 단 둘이 만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명이 같이 모이는 방법이므로 한 두 명 안 나온다고 해도 우리의 원래 목적인 '외국인과 대화하기'는 그대로 지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물론, 가기 전에 엄청 떨린다. 어버버 거리다가 엄청 쪽팔릴 상황이 일어날 것만 같다. 하지만 그런 걸 이겨내지 못하면 여러분이 꿈꾸는 외국 친구들과 하하 호호 라이프는 그걸로 끝이다.
외국인 친구들과 대화하면서 재미있는 일이 참 많았다. 그들과 대화하며 나는 세상에 블랙 산타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고(옷이 검정색인 줄 알았는데 피부색이 검정이더라..), 그들이 해주는 요리를 여러 번 먹어봤으며(한국으로 따지면 비빔밥이나 삼겹살 같은 요리들), 할로윈이라는 걸 난생처음으로 즐겨 봤다(할로윈은 다 귀신이나 괴물로 분장하는 줄 알았는데 딸기로 분장하는 사람들도 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