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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 모닝 성공하는 법

미라클이 크다면 미라클 Jr.로 시작하면 된다

by 기사

세상엔 미라클 모닝이라는 것도 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일과 시작 전에 독서나 운동, 공부 등의 자기 계발을 하는 것을 말하는데 2016년 미국의 작가 할 엘로드가 쓴 자기 계발서에서 처음 등장한 개념이다. 자기 계발을 꾸준히 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큰 주제를 그냥 넘어갈 수는 없었기에 나도 한 번 따라 해 봤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기에 그날 하루를 잘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 좀 됐었지만 생각 외로 효과는 엄청났다. 아침에 자기 계발을 열심히 하고 출근을 막 했을 때 '느낌 상으로는 퇴근해야 될 것 같은데 왜 지금 출근한 거지?'라는 생각이 들며 정신적 피로가 정말 엄청났다. 그 뒤로 미라클 모닝은 나와 맞지 않는다며 미라클 모닝을 아예 포기했었다.


그랬던 내가 미라클 모닝을 다시 시작한 것은 내가 하는 공부의 효율을 높이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아니 사실 미라클 모닝보다는 ㅋ모닝이라고 하는 것이 더 맞을 것이다. 평소 일어나는 시간보다 2~3시간 일찍 일어나는 미라클 모닝과 달리 나의 모닝은 평소보다 고작 30분 일찍 일어나는 것이니까. 원래 내 자기 계발 시간은 근무 시간이 끝나고였지만 어느 날부터 일이 너무 많아짐에 따라 집에 오면 녹초가 되기 일수였다. 그런 상태에서 아무리 집중을 해봤자 큰 한계가 있었고 결국은 30분 일찍 일어나서 중요한 자기 계발은 다 끝내 놓고 밤에는 비교적 적은 집중력만 있어도 되는 자기 계발들을 남겨 놓기 시작했다.


평소 일어나던 시간보다 2시간 일찍 일어나라고 했으면 옛날처럼 포기했을 텐데 30분 정도 일찍 일어나는 것은 그럭저럭 버틸만했다. 그렇게 조금씩 버티다 보니 어느덧 30분 일찍 일어나는 ㅋ모닝을 실천한 지 한 달 정도가 됐다. 막상 ㅋ모닝을 시작해보면 30분 덜 잔만큼 엄청나게 피곤할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출근을 하는 아침은 3000만큼 피곤함으로 아침을 시작하는데 3시간이면 모를까 30분 일찍 일어나는 것은 3003만큼의 피곤함 밖에 되지 않는다.


iron-man-4228269_1920.jpg 전설의 그 대사 '3000 만큼'


이 얘기를 읽다 보면 아마 많은 분들이 '일어나기 전에 더 잘까 말까 갈등하지 않으세요?'란 문장이 궁금할 것 같다. 어떤 대단한 사람의 영상을 보면 '갈등은 무슨! 그런 생각조차 하지 말고 그냥 일어나!'라고 말하지만 나는 아침마다 엄청난 갈등을 한다. 일어나기 전 속으로 당연히 "아 오늘도 피곤해 죽겠는데 30분 그냥 더 자고 일어나면 좋지 않을까?"란 생각을 거의 매일 한다. 거의 매일. 그럴 때마다 퇴근 후 밀려있는 자기 계발들을 저녁에 몰아서 할 내 모습이 떠올라 억지로 "아 해바라기--- 선인장---- 금장화--- 복수초----(욕설을 꽃으로 대체하였습니다)"하며 일어나기도 한다. 어찌 됐든 결국 일어나기는 한다. 한 가지 거의 명확한 것은 이미 그 상태에서 30분 더 자고 일어난다고 해도 거의 똑같은 정도의 피곤함이 따라온다는 점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의지를 꺾어 자버리면 우리의 30분만 삭제될 뿐이다.


내 모든 습관이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언제나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조금'했기 때문이다. 2시간 공부해야 될 것을 20분으로 줄이니까 할 수 있었고, 3시간 일찍 일어나야 되는 것을 30분으로 줄이니까 일찍 일어날 수 있었다. 만약 당신이 나만큼 충분히 게으르다면 작게 한 번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작게 하고 있지만 쌓이다 보니 큰 보상이 따르더라. 당신에게도 그런 큰 보상이 따르는 행운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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