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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사 Apr 07. 2022

유느님의 인성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무(無)인성 전문가가 쓴 인성 관찰지

 사람이라면 누구나 부족한 점이 몇 가지씩은 있다. 나 또한 많은 부족함을 가지고 있는데 그중 유난히 부족한 점을 하나 꼽으라면 나는 내 인성을 뽑는다. 난 이기적이고 근시안적이며 부끄러움을 모르는 성격이다. 이 낮은 인성을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여러 번 검색했었다. 그러나 인성에 대해서 검색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미담보다는 인성이 안 좋은 사람들이 더 쉽게 이슈가 되기에 인성에 대해 검색해봤자 '이 사람의 진짜 인성'이나 '이런 사람은 피하세요'의 글만 있지 인성이 좋아지는 법은 안 적혀있다.


 비록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는 없었지만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었다. 인성으로 검색을 할 수 없으면 인성이 좋은 사람을 검색해보기로 했고 그렇게 나는 검색창에 '유재석 인성'을 검색하게 되었다. 유재석 씨는 긴 세월 동안 많은 미담이 있기에 그 미담들을 베끼다 보면 나의 부족한 인성을 많이 메꿀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확실히 그냥 인성만 검색했을 때와는 다르게 수많은 미담이 같이 딸려오기 시작했다. 여러 미담 영상을 보며 이런 것들이 유재석 씨의 인성을 이루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은 것들을 따로 정리해 보았다.

(영상의 링크는 아래쪽에 있습니다.)


 첫 번째는 공감력과 정보력이다.

장동민 씨가 힘든 일을 겪었을 때 당시 그다지 아는 인연이 없던 유재석 씨에게 전화를 걸어 한 번 만나줄 수 있냐고 물어봤었다. 그때 유재석 씨는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만남 요청임에도 나가서 얘기를 다 들어주었다고 한다. 저 미담을 듣고 내 상황에 대입해 보았다. 정말 친한 친구면 모르겠지만 잘 모르는 사람을 위해 나가서 얘기를 들어줄 것 같지는 않다. 아마 전화로만 조금 위로해 주지 않았을까? 나는 왜 나가지 않았고 유재석 씨는 나가실 수 있었을까? 아마 공감력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A라는 아픔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아픔을 전혀 모르는 사람보다는 비슷한 아픔을 겪어 봤던 사람이 평균적으로 더 위로를 잘해준다. 8년이라는 꽤나 긴 무명 세월 동안 많은 수모를 겪었을 때 '다른 사람이 나에게 이렇게 해줬었으면 참 좋았겠다'라는 마음이 작용하지 않았을까 추측할 뿐이다. 근데 이게 참 대단한 거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10이라는 안 좋은 일을 당하면 자신의 아랫사람에게는 9.9라는 안 좋은 일을 하며 '나 때보다는 낫다'라는 표현을 쓰기 마련이다. 자신이 받은 것들이 있기에 '실제로 내가 당한 것보다는 훨씬 잘해주잖아?'라는 생각을 하며 또 다른 괴롭힘을 주기 마련인데 유재석 씨는 이런 악 순환을 끊으며 자신이 받길 바랬던 상황을 자신의 손으로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 좋은 인성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정보력'이다. 유재석 씨의 지적인 이미지는 모두가 알 것이다. 그 지적인 부분은 역사나 세계의 흐름 등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에 대한 정보도 정말 많이 아신다. 유재석 씨는 평소에 많은 영상을 시청하신다고 하셨는데 '다양한 영상을 시청한다 -> 여러 사람에 대한 정보를 자연스레 얻는다 -> 그 사람의 현재 상황에 맞는 멘트나 공감을 해준다 -> 그 사람 또한 깊게 감명받아 미담 전파'의 순환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실제로 당사자들 조차 "형, 그 방송도 봤어요??" 하며 감동받아하는 장면이 종종 나오는 거 보면 직접 출현하지 않는 방송들도 많이 챙겨 보시는 것 같다. 자신의 신입 시절에 대한민국 1등 MC가 자신을 알아봐 주면 호감과 신뢰가 쌓이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다. 뭔가 힘든 일이 있을 때 아무래도 무서운 사람보다는 호감과 신뢰가 있는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기 마련이고 유재석 씨의 공감력이 지속적으로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조건을 만들어준 게 아닐까 싶다.

아마.. 이렇게 여러 티비를 켜 놓고 보실지도..

많은 사람들은 자연스레 '자신과 급이 맞는 사람'과 어울리려는 성향이 강하게 나타나는데 유재석 씨는 그게 없는 것 같다. 자연스러운 감정 하나를 제대로 조절하시는 것만으로도 정말 존경받아 마땅하다.


 두 번째 미담은 사소해 보이겠지만 남을 배려하는 미담이다.

영상을 보면 정준하 씨는 자연스레 자신의 코트를 샘 씨에게 맡기고 유재석 씨는 샘 씨가 들고 있는 정준하 씨의 코트를 스태프들 자리에 갖다 놓는다. 거기에 다른 사람들도 많았는데 왜 유재석 씨만 그 코트를 옮겨놨을까? 못 봤을 가능성도 높지만 기본적으로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생각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촬영장 쉬는 시간에 게스트가 홀로 서있다면 대부분 사람들은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계속 쭉 같이 갈 것도 아니고 원래 친했던 사람도 아니었으니까. 이럴 때 잠깐 말이라도 같이 해주는 것이 그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기에 괜히 귀찮음을 감수하지 않는 것이다. 물론 게스트 입장에서 누군가가 말을 걸면 귀찮을 수도 있다. 다만 유재석 씨와 관련된 미담을 많이 찾아봤었는데 자신이 외로이 있을 때 말 걸어준 것을 미담이라고 표현하는 분들이 많은 걸 보면 이것 또한 좋은 배려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광수 씨도 상당히 좋아하는 연예인인데 그분의 웃긴 모습도 있었지만 언젠가 인터넷에서 본 '이광수 매너 모음집'을 본 후에 더 이광수 씨를 좋아하게 되었다. 남들 앉기 편하도록 슬며시 의자를 빼주거나 좀 위험할 수 있는 예능에서 다른 사람이 다칠까 봐 앞을 슬쩍 막아주는 행동들은 보통 사람들은 생각을 하기조차 힘들다. 이는 평소에 많은 매너들을 마음속에 새겨두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사소한 배려들을 눈치채고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다른 조금은 다르게 보일 수 있는 포인트들이다.


 세 번째는 개인적으로 유재석 씨가 가장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영상의 2분 18초부터 시작이다. 이 부분은 미담이라기보다는 유재석 님이 미담을 생산할 수 있는 마음가짐 중 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서 가지고 왔다. '제게 단 한 번만이라도 기회를 주신다면, 제가 나중에 초심을 잃어버리고 나 혼자 얻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어떠한 벌도 달게 받겠다.'와 비슷한 내용이다. 이 기도를 처음 들은 순간 어느 정도 감이 왔다. 이 기도를 듣자마자 '아마 이 기도가 유재석 님의 인성을 이루는 한 축이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었다. 그 뒤, 비슷한 기도를 따라 하려고 해 봤지만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난 이 기도를 드리지 못하고 있다. 단순히 말로 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다. 실천할 자신이 없다. 성공하다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연스레 오만해진다. 별 다른 성공을 이루지 못했더라도 자신보다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그 사람 앞에서 오만 해지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특징이다. 이것을 버릴 수 있는 기도는 지금의 내 수준에서는 감히 할 수가 없다. 나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이 할 수 없는 것들을 이루고 계시기에 더 많은 사람들로부터 '유느님'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계신 것이 아닐까 싶다.


여러 영상을 다시 찾아보며 개인적인 추측을 몇 가지 해봤지만 인성을 이루는 포인트들은 겨우 이게 끝이 아닐 것이다. 정말 수많은 행동들과 매너들, 배려심으로 이루어지셨겠지만 티비만으로 밖에 확인할 수 없다는 점과 내 부족한 안목에서는 다른 포인트들은 찾을 수 없었다. 기껏 찾았지만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정보들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아예 모르는 것과 알지만 따라 하기 힘든 것은 많이 다르기에 조금씩 방법을 찾다 보면 언젠간 무릎 언저리라도 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첫 번째 미담 : https://www.youtube.com/watch?v=3knfm_Fe3WQ

두 번째 미담 : https://www.youtube.com/watch?v=vZIXVVIXniE&list=PLtqYizcPqxZR8jvJabaRrTAro7EVSaV36&index=8

세 번째 부분 : https://www.youtube.com/watch?v=er5_sPevf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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