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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선 Mar 25. 2023

막 오른 ‘공급망 재편’ 3大 필수 대책

  문화일보 오피니언 포럼 칼럼(2022-09-15)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외교정책인 ‘미국 우선(America First)’을 비판하며 ‘동맹 우선(Alliance First)’을 내세웠다.


바이든의 ‘동맹 우선’은 동맹들과 협상으로 해결한다는 점에서 ‘미국 우선’과 다르나, 실제로 추구하는 바는 거의 같다. ‘미국 우선’이 세계의 정치경제 질서를 고려하지 않고 경제적 이해득실에 따라 밀어붙여졌다면, ‘동맹 우선’은 동맹관계의 이점들을 활용해서 미국의 이익을 추구한다. 그러나 ‘동맹 우선’은 트럼프 이전보다는 훨씬 더 강력하게 미국의 입장을 협상에 반영한다.


중국과 갈등,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러 제재 등 미국과 중·러 간 다양한 헤게모니 전쟁은 소련 붕괴 후 세계 정치경제 질서인 글로벌라이제이션과 글로벌 공급망을 해체하는 세계 정치경제 질서 대격변(upheaval)의 핵심 원인이다.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칩 4(Chip 4), 첨단 기술 및 전략 산업들의 제조·생산·원료·중간재 기업들에 대한 미국 또는 동맹국 내 유지 등은 세계가 경제 우선에서 정치 우선으로 선회하고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이 공급망 재편은 세계 무역·투자 질서 재편으로 이어지고, 세계 정치경제 질서는 글로벌라이제이션에서 블록화로 진화할 것이다. 이는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 진보, 에너지원 재편, 기후변화와 맞물려 전대미문의 재화와 용역 수급 불안정, 인플레이션과 스태그플레이션, 다양한 안보 및 경제 불확실성과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이런 판갈이(game change)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첫째,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미국, 유럽, 일본 등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국가들과의 동맹, 교역 질서, 공급망 형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반도체 산업과 제조업 우위를 기반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쟁 우위를 강화할 전기(轉機)를 마련해야 한다. 특히, 중국 기업들의 추격을 철저히 차단할 수 있게 표준과 절차 제정 과정에서 산·관·학 협력으로 적극적 역할에 나서야 한다.


둘째, 재편 후 블록 내 경쟁 승리를 위해 정책 대응력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 수백조 원 미국 투자 결정에도 미국 판매 전기차의 보조금 혜택 배제, 반도체·배터리 인센티브와 보조금 불확실성 발생 가능성, 대만 기업 글로벌 웨이퍼스의 미국 유치전 등은 공급망 재편 과정의 대응 중요성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대통령이 사령탑인 안보·통상·외교·산업·무역·특허·공정거래를 망라한 정부의 총력 대응 기구가 필요하다. 지금은 경제 질서의 판갈이 상황이고, 샅바 싸움의 시작 시점이기 때문이다.


셋째, 규제개혁을 ‘기업 하기 좋은 환경 구축’의 핵심축으로 신속하게 진행해야 한다.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부문과 기술들의 투자 유치를 위한 규제개혁이 집중적으로 당장 이뤄져야 한다. 기업에 규제 감소는 세금 감면과 같으므로 적절한 규제개혁은 투자 유치에 큰 마중물이 된다. 개혁해야 할 핵심 과제는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 경쟁 장애물 제거,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데이터 이용과 프라이버시 부문들이다. 나열 식이 아닌 최고 유효한 개혁에 집중해야 하고 이 실현을 위해 대통령부터 정권의 명운을 걸고 개혁의 난관 타개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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