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이나 이직에 있어 스펙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무책임한 말이지만, 그것이 왜 중요한지는 생각해 볼 일입니다.
스펙은 불확실한 세상에서 경쟁력과 자격을 보여줄 수 있는 최소한의 지표의 역할을 합니다. 어떤 회사들은 채용에 있어 표준이나 기준이 명확해 특정한 스펙의 조건을 충족하는 지원자만 채용 하기도 하구요.
그런데 저는 균형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스펙과 이를 활용한 문제 해결 경험 사이의 균형입니다.
내가 가진 스펙의 설득력을, 입장을 한번 바꿔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실무 경험이 없는 취준생이나 주니어의 자격증이나 수상 경력을 보며 그를 전문가라고 판단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해요. 하지만 많은 주니어들이 스펙을 수집했다는 이유로 전문가로서의 취업과 이직을 낙관합니다.
스펙은 그 자체보다 문제 해결 경험과 함께 일 때 설득력이 커집니다. 스펙은 하나의 수단입니다. 문제를 풀기 위해 필요한 수단을 찾는 과정에서 스펙이라는 결과가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닐까 해요.
반대로 생각해 보아도 좋습니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스펙은 무엇을 위한 것이었을까요? 만약 열심히 공부한 영어가 오로지 취업을 위한 점수였고, 자격증이 있지만 그것으로 작은 문제라도 직접 해결해 본 적이 없다면 스펙의 설득력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거창 할 필요는 없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일을 하면서도 그것을 더 잘하기 위한 다양한 수단을 찾으며 문제 해결 경험과 스펙의 균형을 찾을 수 있으니까요.
저는 어릴 때 친구들과 좋아하는 연예인 덕질을 하며 온라인 커뮤니티의 불편함을 개선한 팬 사이트를 만든 적이 있어요. 당시 저는 중학생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자격증도 땄고, 공모전 수상도 했습니다. 덕분에 잡지사 인터뷰도 했어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신입 알바생 교육을 잘 하기 위해 심리학이나 커뮤니케이션 공부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외국인 전문가에게 제대로 배우기 위해 영어나 프랑스어를 공부를 하는 사람들도 보았어요.
꼭 아르바이트가 아니라도 직접 문제를 풀어 보며 스펙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누구나 쉽게 팔로워를 모으고, 나이에 상관없이 무자본으로 창업을 해 작은 성과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시대이니까요. 작은 일들을 하면서도 문제를 찾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구하다 보면 스펙과 문제 해결 경험이 함께 만들어지지 않을까 합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단순합니다. 주니어들이 ‘가지지 못한’ 스펙이 아니라 ‘지금 가진 것’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 집중해 보는 것입니다. 팀장이 뽑고 싶은 팀원은 경험 없는 전문성을 설득하기 위한 스펙이 아니라, 풀고 싶은 문제를 직접 찾고 끝내 해결해 본 태도를 가진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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