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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현직 Oct 06. 2023

좋아하는 일을 찾는 법

여행도, 커리어도 나만의 여정으로


1. 저는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이 휴가 여행지를 정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은 여행 목적지를 어떻게 결정하시나요? 최근에는 여행지를 소개하는 다양한 콘텐츠들이 많아 우리의 선택을 도와줍니다. 하지만 여전히 멋진 여행 목적지를 정하는 것은 어려워요. 세상에 멋진 여행지는 너무 많고, 우리가 안 가본 나라도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2. 이때 가장 쉬운 방법은 여행을 먼저 다녀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입니다. 유럽 배낭 여행을 해보고 싶다면 배낭 여행을 먼저 다녀온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찾아 보는 것이죠. 멋진 휴양지를 원한다면 휴양지를 많이 다녀온 사람들이 추천하는 곳을 눈여겨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만약 나의 여행 취향을 잘 알고 있다면, 나와 취향이 비슷한 사람을 찾아 어떤 여행지가 좋고 또 싫었는지 많이 들어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는 커리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관심이 가는 직업과 재미있어 보이는 커리어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 보는 것이죠. 내가 좋아하는 산업과 직군에서 일 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들어 보는 것도 좋습니다.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우리에겐 다양한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소셜 미디어와 유튜브가 있으니까요. 가보지 않은 여행의 목적지를 결정할 때 먼저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경험과 지혜가 큰 도움이 되듯, 멋진 커리어를 이미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의 커리어를 만들어 나가는데 필요한 도움을 줄 것입니다.


3.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하지 않는 나만의 여행을 하고 싶어 합니다. 세상에 없는 나만의 여행을 계획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취향을 확실히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의 여행 취향이 확고하다면 남들의 만족 기준과 다른 나만의 그것으로 멋진 여행을 계획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는 내가 구체적으로 좋아하는 것들을 깊게 탐색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좋아하는 영화가 있다면 그 영화를 왜 좋아하게 되었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죠. 좋아하는 음악이나 책이 있다면 왜 하필 그 음악과 그 책을 좋아하게 되었는지 구체적으로 떠올려 보면 내 취향의 갈피를 잡을 수 있습니다. 그것도 어렵다면 본인의 소셜 미디어나 최근 카드 결제 내역을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남들에게 자랑하고 싶을 정도로 좋아하거나 기꺼이 지갑을 열 수 있는 취향이 담겨있는 나만의 흔적이니까요.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으로 나만의 여행을 설계하면 남들과는 다른 여행을 할 수 있습니다. ‘동유럽 + 클래식 음악’ 여행, ‘북유렵 + 캠핑’ 여행, ‘남미 + 와인’ 여행처럼요. 여기서 ‘나만의 여행’을 ‘나만의 커리어’로 변경하면 뜻이 통합니다. 커리어에도 나만의 취향이 담긴다면 남들의 기준이 아니라 나의 기준으로 만족스러운 커리어를 그려 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4. 여행지 선택의 지평을 더 넓히고 싶다면 나와는 취향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더 들어보면 좋습니다. 여행보다는 ‘생존’이라는 생각이 드는 세계의 오지를 여행한 사람들부터 세상에서 가장 편하고 럭셔리한 크루즈를 타고 세계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여행 이야기를 들어 보세요. 같은 여행지더라도 그 여행지에 도달하거나 여행지를 즐기는 방법은 한 가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행지를 찾고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고, 그 ‘다름’에서 색다른 경험이나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나와 다른 취향을 가진 사람들의 여행을 보며 생각하지 못한 호기심이나 선호가 생길지도 모릅니다. 커리어도 그렇습니다. 만약 내가 매년 같은 여행지만 찾고 즐기는 사람이라면 완전히 다른 여행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어보세요. 내가 늘 머무르던 곳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더 큰 성장과 발견의 즐거움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5. 물론 좋은 여행지를 찾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가보는 것입니다. 직접 경험하는 것 만큼 강한 발견과 깨달음은 없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의 여행을 깊게 탐구 했다면 가장 관심이 가는 여행지를 결정해 직접 가 보는 것이죠. 막상 여행을 가보니 생각보다 더 좋을 수도 있고, 기대가 충족되지 않아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시간과 돈이 아깝다고 느껴지는 여행지도 있을 거에요. 하지만 저는 그 과정에서 중요한 배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행지가 실망스럽다고 하더라도 나에게 맞지 않는 선택지를 알게 된 것이니까요. 우리는 딱 한번 여행을 떠날 것이 아니므로 앞으로 내가 피해가야 하는 여행지를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인생의 남은 기간 동안 ‘나만의 멋진 여행’을 계획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커리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관심이 가는 일이 있다면 직접 해 보세요. 여러 일을 탐험하는 와중에 한 두 번 실망스러운 일을 하게 되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생각보다 우리의 커리어는 길고, 여행이 그렇듯 우리의 목적은 실수없는 완벽한 여정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여정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6. 생각보다 더 좋거나 실망스러운 여행지를 경험하다 보면 지금까지의 나의 여행을 되돌아 볼 수 있게 됩니다. 세상에 없는 나만의 멋진 여행을 위해서는 나만의 명확한 기준이 필요합니다. 여행을 많이 다니면 자연스럽게 나만의 비교 대상이 생기게 됩니다. 그 비교 대상을 통해서 내가 다녀온 여행지를 재평가 할 수도 있게 됩니다. 대자연을 느끼기 위해서는 이 곳보다는 그 때 그 곳이 더 좋았구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기에는 이 곳보다 그 때 그 곳이 더 좋았구나 라고 되돌아 보면서요. 약간의 위험을 감수하고 과감하게 여러 여행지를 여행해 본 사람에게 주어지는 특권은 본인의 과거 경험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성장의 기회와 호기심을 따라 여러번 이직을 하였습니다. 남들이 유명하다고 평가하는 회사에서도 일해 보고, 작은 회사에서 나만의 덕업일치를 이뤄보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앞으로 이런 일을 하고 싶다’는 기준도 생겼지만 동시에 과거 저의 경험에 대해서도 객관적으로 다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때 그 일은 생각보다 대단한 것이었구나’, ‘그땐 몰랐지만 그 사람들은 나의 성장을 도와준 참 좋은 팀이었구나’라고 생각하면서요. 


7. 여행을 많이 할수록 깨닫게 되는 한 가지는 ‘좋아하는 것을 완벽히 아는 상태나 수준은 없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어떤 시점이 되면 내가 좋아하는 것을 완벽히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경험과 그를 통한 교훈은 내가 좋아하는 것도 계속 바뀌게 만듭니다. 저는 여행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15개국 정도를 여행했습니다. 그 중 7개 나라 정도는 너무 좋아서 여러번 가기도 했어요. 한반도를 벗어나 처음 해외 여행을 했던 건 군대를 다녀와서 25살에 교환학생을 가게 되면서부터입니다. 혼자 배낭 여행을 시작했던 그때와 지금은 좋아하는 여행지가 많이 달라졌어요. 여행의 경험도 많이 쌓였고 가족도 생겼기 때문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여행지를 완벽히 알게 되었다기 보다 지금 내 상황에 맞는 여행지를 잘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물론 커리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계속되는 일의 경험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과 깨달음은 우리가 좋아하는 일의 기준도 계속 바뀌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8. 그래서 저는 여행의 목적지도 그러하듯 내가 좋아하는 일은 찾는게 아니라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라 믿습니다. 저는 내가 좋아하는 일은 어딘가에 숨겨져 있으니 그걸 잘 찾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보다 먼저 그 일을 시작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직접 다양한 일을 해 보고, 그 과정에서 생각지 못한 멋진 경험과 실망을 반복하면서 만들어진 나만의 취향과 기준으로 ‘선택’하는 것에 더 가깝지 않나 싶습니다. 남들의 기준이 아니라 나만의 기준으로 내가 했던 일에 부여할 의미와 앞으로 어떤 의미있는 일을 더 해보고 싶은지에 대한 방향성은 숨겨진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더 깊은 이야기는 인스타그램 @zseo_hj, 링크드인 @서현직으로 DM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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