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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디자이너의 다양한 직함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크리에이티브? 아티스틱? 치프 오피서?

by d code 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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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해진 패션 디자이너들의 직함


요즘 업계에서는 '패션 디자이너' 보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혹은 '아티스틱 디렉터'라는 단어를 주로 사용합니다. 구찌의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루이비통 남성복의 버질 아블로는 ‘아티스틱 디렉터’라는 직함을 사용합니다. 과연 이들은 패션 디자이너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물론 기본적인 호칭은 '패션 디자이너'입니다. 말 그대로 패션 아이템을 디자인하는 사람을 뜻하며 전반적인 업무 또한 디자인입니다. 1990년대부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는 호칭을 사용하긴 했지만 패션 디자이너와 큰 차이점을 찾아볼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1994년 구찌의 새로운 수석 디자이너로 톰 포드가 부임하며 이 의미는 점차 바뀌게 됩니다. 현재 미국 패션 디자이너 협회(CFDA)의 회장직을 맡고 있기도 한 그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스토어의 비주얼이나 잡지에 실릴 화보 이미지까지 직접 촬영하며 구찌의 전반적인 리브랜딩을 전부 책임졌고 그동안의 패션 디자이너들과는 확실히 다른 행보를 보여줬습니다. 결과적으로 당시 어려운 상황에 놓였던 구찌 하우스를 성공적으로 부활시켜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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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역을 넓혀가는 디자이너들


톰 포드 이전의 디자이너는 주로 작업실 안에서 업무를 보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제품 디자인 자체에 대한 권한과 패션쇼를 연출하는 것에 관여하는 것 정도로 한정되어 있었죠. 물론 자신의 이름을 걸고 직접 브랜드를 설립한 디자이너들은 브랜드 경영에 대한 부분도 자신의 업무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거대한 패션 하우스 혹은 그룹에 의해 영입된 디자이너들은 운영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디자인에 관한 권한만 부여받을 뿐이었죠.

하지만 톰 포드는 당시 브랜딩에 대한 전략을 다시 검토하는 권한을 얻어 구찌 하우스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꿔냈습니다. 브랜드의 이미지에 손상을 주고 있었던 라이선스 사업 또한 중단시켰으며 더욱 럭셔리한 무드로 브랜드의 노선을 바꿔 현재의 구찌가 있게끔 만들어냈습니다.

이러한 성공 사례가 있고 나서 패션 디자이너에 대한 이미지는 점점 바뀌었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는 직함을 사용하는 패션 하우스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습니다. 톰 포드가 했던 것처럼 하나의 브랜드를 창조적으로 바꿔나가는 업무를 보게 된 것이죠. 지방시, 프라다, 로에베를 대표적인 브랜드로 뽑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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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틱 디렉터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그렇다면 아티스틱 디렉터라는 직함을 사용하는 디자이너는 누가 있을까요? 자신을 직접 아티스틱 디렉터라고 말하는 인물은 발렌시아가의 뎀나 바잘리아, 크리스챤 디올의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 샤넬의 버지니 비아르가 대표적입니다. 사실 이들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차별화된 것들을 주도하고 있냐고 묻는다면 누구든 간에 정확한 답변을 내놓기 힘들 것입니다. 아마도 같은 이미지로 묶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한건 아니었을까요?

하지만 1년에 수많은 컬렉션을 만들어내는 디자이너들의 성향을 파악하다 보면 보다 장인정신의 기질을 가지고 있는 디자이너가 아티스틱 디렉터라는 직함을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브랜드를 알리는 홍보의 목적에 중요성을 두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의 성향보다는 자신의 창작성에 더욱 집중하는 디자이너라고 볼 수 있죠.

더욱 나아가서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아티스틱 디렉터 이상으로 브랜드 경영까지 손을 뻗는 디자이너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지난 17년간 버버리에 몸 담았던 크리스토퍼 베일리와 자신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마이클 코어스는 '치프 크리에이티브 오피서 (CCO)'라는 직함을 사용했습니다. 시대가 변화하면서 패션 디자이너보다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아티스틱 디렉터, 치프 크리에이티브 오피서 등 많은 호칭들이 생겨났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새로운 시도를 가감 없이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기회의 장인 패션 업계에서 디자이너들이 할 수 있는 영역은 더욱 넓어질 것입니다. 그에 어울리는 새로운 직함이 탄생할 수도 있겠죠. 패션 브랜드가 아닌 기업들과 색다른 매력의 콜라보레이션을 보여주고 있는 디자이너들을 비롯해 톰 포드가 구찌에서 해냈던 것처럼 자신만의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내는 디자이너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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