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네 스튜디오의 2020년 가을·겨울 컬렉션은 사진에서는 알 수 없겠지만 남성복 컬렉션과 여성복 컬렉션이 같은 장소에서 열렸습니다. 아크네 스튜디오의 조니 요한슨은 같은 공간에 흰 벽을 세워 분리된 모습의 런웨이를 선보이며 기존 디자이너들이 통합 런웨이를 선보이는 것과는 다른 의도를 내비쳤습니다.
조니 요한슨은 쇼가 끝난 뒤 백 스테이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현재 패션에서의 트렌드는 오래된 것들을 풀어내는 동시에 미래지향적인 요소를 함께 담아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에 대비하려고 항상 노력하고 있어요. 아크네 스튜디오가 생각하는 미래의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말이죠."라며 아크네 스튜디오는 항상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또 하나의 특이한 점은 이번 2020년 가을·겨울 시즌의 남성복은 인공지능 시스템에 의해 제작되었다는 점입니다. 조니 요한슨은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을 남성복 컬렉션을 만들어 냈으며 그와 그의 팀원들은 단지 디자인과 스타일링만을 담당했습니다. 이 이유 때문인지 어딘가 낯설게 느껴지는 실루엣은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으며 미래지향적으로 느껴지는 커팅에서 이번 컬렉션의 의도를 알 수 있었습니다.
그에 반해 여성복은 마스터피스로 불릴만한 미술품과 같은 패턴의 천과 장식품으로 거의 모든 스타일링이 이루어져 있어 20세기 초반의 부유층 여성들의 의상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줬습니다. 레디 투 웨어와 오트 쿠튀르 컬렉션의 중간에 있는듯한 독특한 매력은 남성복과는 달리 더욱 진중한 분위기를 풍겼습니다.
첨부된 런웨이 포토를 통해 아크네 스튜디오의 2020년 가을·겨울 컬렉션을 만나보세요. 남성복과 여성복이 같은 공간에서 열리지 않는 듯한 느낌이 새롭게 다가옵니다. 마치 서로 다른 도시의 패션위크에서 컬렉션을 공개한 것처럼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