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 가와쿠보는 이번 꼼 데 가르송의 2021년 봄·여름 컬렉션을 통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인간의 감정'에 주목했습니다. 어떠한 에너지가 만들어지는 것은 인간의 감정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이 그녀의 추론. 그중에서도 불협화음으로부터 만들어지는 절망스러운 감정을 이번 시즌에 담아냈습니다.
꼼 데 가르송의 이번 컬렉션 무대는 붉은 조명으로 가득 찬 지저분한 골목을 연상시켰습니다. 좁은 골목 사이를 빠져나가는 듯한 모델들의 워킹은 우아하게 느껴졌으며 마치 중세 유럽의 귀족들이 입을 것만 같은 드레스를 입고 있었습니다. 컬렉션의 모든 피스들이 모두 드레스 룩으로 구성되었으며 레이스와 프릴과 같은 디테일 대신 화려한 프린팅과 독특한 소재를 녹여낸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플레이 꼼 데 가르송에서 볼 수 있었던 필립 파고스키의 로고를 채용해 웨어러블 한 요소 또한 만나볼 수 있었고 층층이 겹쳐진 클리어한 소재는 붉은 조명과 합쳐져 더욱 붉게 빛났습니다.
클래식한 드레스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이 디테일들을 레이 가와쿠보의 불안정한 감정에서 시작된 듯 보였습니다. 직접 가위로 만든 듯 한 꽃무늬의 종이와 붉은색의 도트 그리고 미키 마우스와 같은 디테일에서는 순수한 감정을 엿볼 수 있었으며 마지막에 등장한 베이지 컬러와 클리어 컬러로만 표현된 두 개의 드레스에서는 모든 감정의 도달치에서 원점으로 회귀한 듯한 무구한 감정을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